안철수 "경선 룰 바뀌어도 이길 자신"…김기현 "당원은 못 믿는데 당대표는 되겠다?"

2022. 12. 2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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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룰 관련 입장 없다"…국민의힘 '룰 논란' 정리 수순?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당 대표 선출 규정을 기존의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100%'로 바꾸는 당헌 개정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 이를 비판해온 당권주자 안철수 의원이 "룰이 바뀌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20일 대구를 방문해 연 기자 간담회에서 "룰이 바뀌어도 이길 자신이 있는데도 '민심을 반영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총선 승리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되기 위해서이지 제 개인의 유불리 때문이 아니다"라며 "사실은 저는 경선룰이 바뀌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그 근거와 관련, 최근 시행한 당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 결과를 들며 "ARS 조사 결과는 제외하고 (전화조사) 면접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제가 1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룰을 바꾸건 상대가 누구건 상관없이 저는 이길 자신이 있지만, 총선에서 이기는 것이 이번 당 대표의 목표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도 여론,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이 우리한테 유리하다는 뜻에서 그런 주장을 계속해온 것"이라고 재강조했다.

안 의원은 다만 "윤석열 대통령께서 당선되신 이유는 우리 당원들과 비당원 지지자들 때문"이라며 "민심을 반영하지 않으면 우리 전당대회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총선 승리에서도 멀어질까 그게 두렵다"고 했다. 당헌개정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그대로라는 얘기다.

안 의원은 이날 당권 경쟁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이 페이스북에 "당원은 못 믿지만 당 대표는 되겠다는 무모함", "책임당원 80만 명에 달하는 공당의 당 대표를 '골목대장'이라고 폄하하고 80만 명이나 되는 정당을 '친목회'라고 칭하면서도 그 당의 대표는 한 번 해보겠다고 하면 심각한 인지부조화"라고 자신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김 의원께서 바로 1년 전 2021년에 5월 원내대표가 된 이후 인터뷰에서 '대선 경선룰을 변경해서 여론조사 비율을 50대 50으로 확대해야 된다'고 했다"고 반박하며 "1년 만에 왜 이렇게 말이 180도 바뀌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2022년 김기현 전 원내대표가 아니라 2021년 김기현 원내대표가 옳다"고 역공을 폈다.

이날 국민의힘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전날 당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의한 '100% 당원투표' 및 당 대표 결선투표제 도입 당헌개정안 발의안을 가결시켰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전국위원회에서 이 당헌개정안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안 의원이나 비윤계 대표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여전히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당헌개정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안 의원이 "룰이 바뀌어도 자신있다"고 자신감을 강조하고, 나경원 전 의원도 이전과 미묘하게 달라진 태도를 시사하는 등의 변화 양상에는 이같은 현실적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범친윤계로 분류되는 나 전 의원은 지난 7일에는 "이미 전당대회가 시작된 것 같은데 룰을 바꾸는 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 수 있다"고 하는 등 그간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었으나, 전날 오후 낸 입장문에서는 "룰은 지도부가 잘 판단해 결정할 사항이다. 따로 말씀드릴 제 입장은 없다"면서 "룰을 둘러싼 분열적인 발언, 특히 윤 대통령을 향한 근거없는 비난은 즉각 멈춰야 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0일 대구를 방문,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안철수 의원실

한편 당내 친윤 그룹은 이번 당헌개정안 중 결선투표제 도입을 놓고 '사실상 친윤 후보 단일화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데 대해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친윤계 의원 공부모임 '국민공감' 간사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 후보들의 난립 때문에 결선투표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의심도 하시는데, 100만 명 가까운 분들이 모여서 선거를 하게 되면 집단지성이 발동하게 된다. 최적의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하나의 고민의 결과로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친윤 후보 단일화라는 말 자체도, 후보들이 선거에 나갈 때, 특히나 당내 선거는 늘 생각이 같은 분들끼리 단일화도 이루고 또 합종연횡을 하게 되는데 그걸 가지고 마치 인위적으로 누군가가 단일화를 강제하고 조종하는 것처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시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의원은 "다만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당심을 읽고 (선거운동을) 쭉 하다가 어렵다고 생각하면 포기하고 또 생각이 비슷한 주자를 지원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이걸 인위적 단일화처럼 표현하는 것은 듣기 거북하다"고 친윤 주자 간 단일화 가능성은 열어뒀다.

유상범 의원도 같은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윤계로써 주요하게 언급되는 분들이 제가 판단하기에는 나 전 의원, 김 의원, 권성동 의원 세 분이고, 윤상현·조경태 의원은 상대적으로 지금 지지율이 좀 적은 상황"이라며 "(나경원·김기현·권성동) 이 분들은 결국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자기를 희생할 수 있는 각오가 돼있고 또한 정권과 함께 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어느 정도 우열이 정해진다면 아마 단일화를 하실 것으로 저는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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