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만에 1500원대 휘발유, 내년엔 보기 어려워진다

이윤정 기자 2022. 12. 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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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1년 반 만에 리터(ℓ)당 1500원대로 내려왔으나 내년에는 '1500원대 휘발유'를 보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주간 휘발유 가격이 ℓ당 150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6월 넷째 주(1587.57원) 이후 18개월 만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휘발유 가격이 ℓ당 1500원대인 현 상황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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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유류세 인하폭 축소, ℓ당 99원↑
유가 전망 엇갈리지만 평균 90달러대 예상

전국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1년 반 만에 리터(ℓ)당 1500원대로 내려왔으나 내년에는 ‘1500원대 휘발유’를 보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국제 유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지만, 내년엔 올해보다 소폭 오를 것이란 예상이 많다. 또 휘발유 유류세 인하폭이 내년부터 축소돼 리터당 약 100원의 인상 요인도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휘발유 가격은 ℓ당 평균 1568.87원으로 집계됐다. 주간 휘발유 가격이 ℓ당 1500원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6월 넷째 주(1587.57원) 이후 18개월 만이다. 휘발유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경유도 지난주 ℓ당 1797.19원까지 내려와 지난 3월 둘째 주(1709.98원) 이후 처음으로 1700원대에 진입했다.

그래픽=손민균

업계는 이같은 기름값 안정세가 장기간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내년부터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늘어난다. 정부는 올해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내년 4월 말까지 연장하되, 휘발유에 적용되는 인하율은 37%에서 25%로 축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 유류세는 현재 ℓ당 516원에서 615원으로 99원 오른다. 경유는 현행대로 37% 인하를 유지한다.

낮은 기름값이 유지되려면 유류세 인하폭이 축소되는 만큼 국제 유가가 떨어져야 한다. 브렌트유는 19일(현지시각) 기준 배럴당 79.8달러를 기록했는데, 주요 기관들은 내년 평균 국제유가로 90달러 선을 보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JP모건 등 3개 외국계 투자은행의 전망치는 브렌트유 기준 평균 95.8달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92.4달러, 영국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도 91.9달러를 제시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최근 발표한 월간보고서에서 2023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225만배럴로 올해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유의 경우 여전히 원유 가격보다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져 있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폭락할 여지가 있다”며 “반면 내년 2월부터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입 제재 조치가 시작되면 그 물량을 다른 지역에서 조달해야 해 수급이 빡빡해질 수 있고, 휘발유 역시 계절적 수요가 강해 5월 성수기 전후로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휘발유 가격이 ℓ당 1500원대인 현 상황은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내년부터 유류세 인하가 축소되는 데다 지난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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