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목동 주민들이 ‘나말’로 기억하는 동네는?[서울25]
서울 양천구 목동 용왕산 서쪽에는 ‘내목동’이라고도 불렸던 ‘나말’이라는 동네가 있었다. 1970년대부터 이곳에 살았던 주민은 “주변에 논과 밭, 산밖에 없어 비만 오면 물에 잠긴 곳”이라고 기억한다. 주민들은 “장화 없이 못 산다”는 푸념을 했다고 한다.
인근을 ‘윗나말’ ‘아랫나말’로 나눠 불렀던 옛 지역명은 1991년 지어진 목3동 ‘나말노인정’으로만 남아 있다.
신정동의 산정산 동북쪽, 은행나무 정자가 있어 ‘은행정’이라고 불렸던 마을은 논이 비옥해 150가구가 모여 살았다고 한다. 당시 다른 마을은 주민이 10~20가구였던 데 비하면 상당히 큰 규모다.
양천구는 주민 기록활동가 17명이 모은 이 같은 동네 이야기가 담긴 기록물 825건을 볼 수 있는 전시회 ‘양천은 기록중’이 양천문화회관에서 열리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내년 12월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구민이 직접 찾고, 들은 역사적 기록물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선보인다.
옛 지명, 목동신시가지 아파트 1단지 이야기, 신월6동 재개발 전후 모습, 학교 앞 문방구 등 양천구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기록이라는 게 양천구의 설명이다.
신정동의 옛 이름인 ‘신트리’(새터)와 ‘넘언들’(넓은들, 댓골), 신월동 곰달래 지명의 유래인 ‘고음월’(古音月)에 대한 흔적과 문방구의 변천사 등 세대별 기억도 볼 수 있다. 양천구에서 30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골목길 풍경을 유지해 온 구민들의 사연도 들을 수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양천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진심을 담아 기록을 직접 발굴한 구민 기록활동가들의 여정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전시”라며 “전시회와 함께 마을기록활동집을 발간해 구민과 기억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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