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칼자루 쥔 건 ‘윤심’ 아닌 ‘당심’…누구든 나와 경쟁하라”

박성의·변문우 기자 2022. 12. 20.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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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경태 국민의힘(부산 사하을) 의원
“당심 100% 적용하는 게 당연…민심이든 윤심이든 원칙 지켜야”

(시사저널=박성의·변문우 기자)

국민의힘의 초침이 내년 3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맞춰졌다. 이번 전당대회는 차기 총선까지 책임질 당 대표를 뽑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르다. 그런 만큼 이번 전대에선 '윤심(尹心)'을 비롯해 여러 변수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권 주자들도 '백가쟁명'으로 난립하고 있다.

5선 중진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은 정부여당에도 직언과 쓴 소리를 서슴지 않는 등 '소신파'로서 주목받는 주자다. 지난 16일 시사저널이 국회 의원실에서 만난 조경태 의원은 현 정치판을 "혐오 그 자체"라고 단정 지었다. 이어 본인에 대해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라며 "기존 정치의 기득권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소개했다. 그 근거는 이른바 '3폐 개혁'(국회의원수 축소, 비례대표제 폐지, 정당보조금제 폐지)이라는 파격적인 당권 공약에 있었다.

특히 그는 '윤심'과 '룰 변경' 등 전당대회를 둘러싼 잡음에 대해서도 "칼자루를 쥔 것은 윤심이 아니라 당심(黨心)"이라고 묵직한 견제구를 던졌다.

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하는 조경태 의원이 16일 국회 의원실에서 만나 전당대회에 임하는 각오와 정치 현안 등에 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자천타천 10명 넘게 거론된다. 많은 후보들 중에서 왜 본인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보나.

"저는 특정 계파에 휘둘리지도 않고,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할 정도로 개혁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정치적 기득권을 없애는 변화를 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다른 후보들도 능력은 있지만 도대체 뭘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본인이 당 대표가 되어서 뭘 변화시키겠다는 것이 확실치 않다. 저는 '3폐 개혁'을 확실하게 내걸었다. 당원들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3폐 개혁'을 당권 공약으로 내건 배경은 무엇인가.

"지금 정치판은 당연히 혐오스럽다. 약 20년 전인 1996년 정치판의 수준이 더 최고였다. 당시 당 대표는 전과가 있으면 안 됐다. 하지만 지금은 전과자도 당 대표를 하지 않나. 더불어민주당은 도덕적으로 타락했다. 어떻게 기소된 사람이 당수가 될 수 있는가. 또 지금은 여야가 다 정치를 안 하고 있다. 아직까지 예산안 처리도 안 하는 게 말이 되나."

'당심 100%' 적용하는 전당대회 룰 변경을 두고 당내 의견이 갈린 분위기다. 왜 '당심 100%' 적용이 필요하다고 보나.

"사실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당심 대 민심 7대3, 9대1은 무지에서 온 것이다. 전 세계의 정치 선진국가들, 미국·영국·독일·프랑스·캐나다·일본 이런 나라들은 당 대표를 뽑는데 여론조사를 이용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그 반의 여론을 물어보고 투표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당의 대표를 뽑을 때 당원들이 선택하면 되는 거지, 외부 여론을 물어본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잘못된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본인은 유불리를 떠나서 원칙을 지켜나가자는 입장이다."

이번 전당대회로 선출되는 당 대표는 2024년 총선을 지휘하게 된다. 이 때문에 당심보다 민심을 얻는 당 대표가 선출되는 게 유리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오는데.

"민심을 얻고 선출됐다는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당선된 적 있는가. 이 전 대표는 서울 노원구에서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다. 결국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총선 경험이 아주 풍부해야 한다. 자기 선거도 지는 사람이 총선을 어떻게 지휘하고 이길 수 있겠는가."

국민의힘 당대표에 도전하는 조경태 의원이 16일 국회 의원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심 100% 룰 변경' 외에도 핵심 변수로 꼽을만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당원들은 두 가지를 보는 것 같다. 첫 번째는 다음 총선에서 어떤 사람한테 지휘봉을 줬을 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 이 5선의 조경태 만큼 총선에서 승리한 적이 있나. 나만큼 총선을 잘 이길 수 있는 정치인이 있으면 나와 보라. 그것도 민주당 험지인 부산에서 민주당으로 3선까지 했다.

두 번째는 어느 후보가 과연 당의 체질 개선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겠느냐다. 체질 개선은 당 정치판이 국민적 마음에 들게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경제 순위는 10위권이지만 정치 순위는 67위쯤 된다고 생각한다. 경제 수준에 비해서 정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이 60위권에 있는 정치 수준을 최소 20위권까지 끌어올리려면 반드시 3폐 개혁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차기 당권 주자의 조건으로 'MZ-수도권 대표론'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동의하는가.

"어느 지역을 특정화시키는 것은 또 다른 지역주의라고 생각한다. 황교안 전 대표도 수도권 아니었나. 그래도 못 이겼다. 어느 지역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당 대표가 세대를 아우르고 또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 지역을 아울러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겠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윤심'이 화두다. '윤심'을 업은 후보가 있다고 보나.

"어쨌든 칼자루를 쥔 것은 윤심이 아니라 당심이다. 당원들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든 누구든 나와서 경쟁하면 좋다. 누군 나오라거나 나오지 마라고 하는 것이 더 비겁한 것이다. 이들이 윤심 마케팅을 통해 당과 대통령실의 수직관계를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판단 역시 당원들이 전당대회에서 할 것이다. 일각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설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것도 나름대로의 선거 전략이니 존중해야 한다. 얼마나 힘이 필요했으면 그 힘을 받고 싶어 하겠는가."

차기 당권 주자들 가운데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 없다보니, 일각에선 홍준표 대구시장 등 원외 인사를 수혈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어떻게 전망하나.

"(홍 시장이) 나와 주면 우리는 좋다. 훌륭한 정치인이 나와 준다면 상당히 당의 활기도 불러일으키고 2030세대한테도 좋지 않나. 물론 실현 가능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홍 시장 출마에 대한) 희망도 가져본다. 당 대표 자리는 참 힘든 자리다. 그런 어려운 일을 다 맡아서 해주기만 하면, 참으로 당의 분위기 활력은 물론 다음 총선에서 (이길)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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