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태 “칼자루 쥔 건 ‘윤심’ 아닌 ‘당심’…누구든 나와 경쟁하라”
“당심 100% 적용하는 게 당연…민심이든 윤심이든 원칙 지켜야”
(시사저널=박성의·변문우 기자)
국민의힘의 초침이 내년 3월 초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맞춰졌다. 이번 전당대회는 차기 총선까지 책임질 당 대표를 뽑는 점에서 무게감이 남다르다. 그런 만큼 이번 전대에선 '윤심(尹心)'을 비롯해 여러 변수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권 주자들도 '백가쟁명'으로 난립하고 있다.
5선 중진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은 정부여당에도 직언과 쓴 소리를 서슴지 않는 등 '소신파'로서 주목받는 주자다. 지난 16일 시사저널이 국회 의원실에서 만난 조경태 의원은 현 정치판을 "혐오 그 자체"라고 단정 지었다. 이어 본인에 대해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라며 "기존 정치의 기득권을 없앨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소개했다. 그 근거는 이른바 '3폐 개혁'(국회의원수 축소, 비례대표제 폐지, 정당보조금제 폐지)이라는 파격적인 당권 공약에 있었다.
특히 그는 '윤심'과 '룰 변경' 등 전당대회를 둘러싼 잡음에 대해서도 "칼자루를 쥔 것은 윤심이 아니라 당심(黨心)"이라고 묵직한 견제구를 던졌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자천타천 10명 넘게 거론된다. 많은 후보들 중에서 왜 본인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보나.
"저는 특정 계파에 휘둘리지도 않고,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이라고 할 정도로 개혁 정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정치적 기득권을 없애는 변화를 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 다른 후보들도 능력은 있지만 도대체 뭘 주장하는지 모르겠다. 본인이 당 대표가 되어서 뭘 변화시키겠다는 것이 확실치 않다. 저는 '3폐 개혁'을 확실하게 내걸었다. 당원들도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3폐 개혁'을 당권 공약으로 내건 배경은 무엇인가.
"지금 정치판은 당연히 혐오스럽다. 약 20년 전인 1996년 정치판의 수준이 더 최고였다. 당시 당 대표는 전과가 있으면 안 됐다. 하지만 지금은 전과자도 당 대표를 하지 않나. 더불어민주당은 도덕적으로 타락했다. 어떻게 기소된 사람이 당수가 될 수 있는가. 또 지금은 여야가 다 정치를 안 하고 있다. 아직까지 예산안 처리도 안 하는 게 말이 되나."
'당심 100%' 적용하는 전당대회 룰 변경을 두고 당내 의견이 갈린 분위기다. 왜 '당심 100%' 적용이 필요하다고 보나.
"사실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당심 대 민심 7대3, 9대1은 무지에서 온 것이다. 전 세계의 정치 선진국가들, 미국·영국·독일·프랑스·캐나다·일본 이런 나라들은 당 대표를 뽑는데 여론조사를 이용하지 않는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에서도 그 반의 여론을 물어보고 투표를 하는 건 아니지 않나. 당의 대표를 뽑을 때 당원들이 선택하면 되는 거지, 외부 여론을 물어본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잘못된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본인은 유불리를 떠나서 원칙을 지켜나가자는 입장이다."
이번 전당대회로 선출되는 당 대표는 2024년 총선을 지휘하게 된다. 이 때문에 당심보다 민심을 얻는 당 대표가 선출되는 게 유리하지 않느냐는 주장도 나오는데.
"민심을 얻고 선출됐다는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에서 당선된 적 있는가. 이 전 대표는 서울 노원구에서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다. 결국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총선 경험이 아주 풍부해야 한다. 자기 선거도 지는 사람이 총선을 어떻게 지휘하고 이길 수 있겠는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심 100% 룰 변경' 외에도 핵심 변수로 꼽을만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나.
"당원들은 두 가지를 보는 것 같다. 첫 번째는 다음 총선에서 어떤 사람한테 지휘봉을 줬을 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 이 5선의 조경태 만큼 총선에서 승리한 적이 있나. 나만큼 총선을 잘 이길 수 있는 정치인이 있으면 나와 보라. 그것도 민주당 험지인 부산에서 민주당으로 3선까지 했다.
두 번째는 어느 후보가 과연 당의 체질 개선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겠느냐다. 체질 개선은 당 정치판이 국민적 마음에 들게 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경제 순위는 10위권이지만 정치 순위는 67위쯤 된다고 생각한다. 경제 수준에 비해서 정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 이 60위권에 있는 정치 수준을 최소 20위권까지 끌어올리려면 반드시 3폐 개혁이 필요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차기 당권 주자의 조건으로 'MZ-수도권 대표론'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동의하는가.
"어느 지역을 특정화시키는 것은 또 다른 지역주의라고 생각한다. 황교안 전 대표도 수도권 아니었나. 그래도 못 이겼다. 어느 지역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당 대표가 세대를 아우르고 또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 지역을 아울러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겠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윤심'이 화두다. '윤심'을 업은 후보가 있다고 보나.
"어쨌든 칼자루를 쥔 것은 윤심이 아니라 당심이다. 당원들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든 누구든 나와서 경쟁하면 좋다. 누군 나오라거나 나오지 마라고 하는 것이 더 비겁한 것이다. 이들이 윤심 마케팅을 통해 당과 대통령실의 수직관계를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판단 역시 당원들이 전당대회에서 할 것이다. 일각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설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것도 나름대로의 선거 전략이니 존중해야 한다. 얼마나 힘이 필요했으면 그 힘을 받고 싶어 하겠는가."
차기 당권 주자들 가운데 뚜렷하게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이 없다보니, 일각에선 홍준표 대구시장 등 원외 인사를 수혈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어떻게 전망하나.
"(홍 시장이) 나와 주면 우리는 좋다. 훌륭한 정치인이 나와 준다면 상당히 당의 활기도 불러일으키고 2030세대한테도 좋지 않나. 물론 실현 가능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홍 시장 출마에 대한) 희망도 가져본다. 당 대표 자리는 참 힘든 자리다. 그런 어려운 일을 다 맡아서 해주기만 하면, 참으로 당의 분위기 활력은 물론 다음 총선에서 (이길) 가능성을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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