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가장 집단폭행해 숨지게 한 10대들, 실형 선고

[파이낸셜뉴스 의정부=노진균 기자] 지난해 경기 의정부시의 번화가에서 30대 남성을 집단으로 폭행해 숨지게 한 10대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20일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유석철)는 폭행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주범 A 군에게 징역 4년 6월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B군에게는 장기 2년6개월, 단기 2년의 징역형을, 공동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C·D군에게는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동으로 폭행해 상해를 가했고, 피해자가 사망하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 범죄를 일으켰다"며 "피해자 자녀와 유족들이 이 사건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으며, 이들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폐쇄회로(CC)TV를 보면 피해자가 먼저 A군을 강하게 때림으로써 사건이 시작된 점, 나머지 피고인들은 A군을 돕기 위해 폭행해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주범인 A군에 대해 "피해자를 가장 많이 때렸고, 결국 사망하게 했다"며 "범행을 자백하고, 피해자로부터 먼저 폭행당한 강도가 약하지 않아 혈기 왕성한 피고인으로서 참기 어려웠을 것이며, 사건 발생 당시 소년법상 소년이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군은 재판 과정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하며 사실관계를 다퉜으나, 재판부는 "싸움은 방어행위가 아니어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B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C군은 이 사건 범행에 가담 정도는 크지 않았으나, 특수절도 및 무면허운전 등 다른 범죄 혐의도 함께 기소돼 징역형이 선고됐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8월 4일 오후 10시 40분께 의정부시 민락동 번화가에서 30대 가장 F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술에 취한 F씨와 시비가 붙어 서로 주먹이 오갔고 이 과정에서 F씨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 날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