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자치구·구의회 줄다리기 팽팽
구의회는 민주당 다수... 15곳 ‘여소야대’
양천구, 구청장 공약 사업 조례안 미통과
광진구, 예산안 부결... 은평구, 설전까지
내년도 예산안 편성을 둘러싸고 서울 자치구 곳곳에서 구의회와 구청장의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안이나 공약 이행률 등에 관한 공방부터 올해 당선된 구청장의 주요 공약 실천을 위한 조례안 처리까지 대립하는 형국이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이 17명이고 민주당 소속은 8명이지만 구의회는 민주당 의원이 다수인 ‘여소야대’인 경우가 15곳이나 된다. 강북구, 강서구, 관악구, 금천구, 노원구, 동대문구, 마포구, 서대문구, 성동구, 성북구, 양천구, 영등포구, 은평구, 종로구, 중구가 여기 해당한다. 구의회는 조례제정, 예산·결산, 기금운영, 공공시설 설치 등을 다뤄 구청장을 감시·견제하는 핵심 기구이다.
양천구는 최근 구청장 공약 사업 조례안 처리를 둘러싸고 구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양천구에 따르면 구의회는 구가 제출한 조례 재·개정 안건 13건 중 9건(구 제출 4건, 의원 발의 5건)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 이 중 김포공항 소음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피해 지역 주민(1주택자 기준)의 재산세를 40% 감면해주는 안과 20억원으로 제한된 장학기금 조성 목표액을 삭제해 장학금을 늘리는 조례 개정안은 이기재 양천구청장의 공약 사항으로 알려졌다. 이 구청장은 국민의힘 소속이지만 양천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9석, 국민의힘 8석, 무소속 1석으로 구성된 ‘여소야대’ 의회다.
이기재 구청장은 “구민께 약속드렸던 공약 관련 예산안을 ‘구청장 길들이기’를 위해 삭감한다면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지난 8일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회가 구민생활과 밀접한 조례안을 상정하지 않은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양천구 구의회 관계자는 “구청장 길들이기는 사실무근”이라며 “상정하지 않은 개정안은 보완이 필요한 상태”라고 반박했다.
지난 7월에는 광진구가 추가경정예산안을 두고 구의회와 부딪혔다. 광진구는 민생경제 대책 사업과 2040 광진플랜수립 예산 등이 포함된 추경예산안을 제출했으나 여야가 동률인 광진구의회에서 예산안 전액이 부결된 바 있다
은평구에서는 소속이 다른 구청장과 구의원이 설전을 벌였다. 지난 10월 구의회 구정질문에서 박세은 의원과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청렴도, 공약이행률, 선거법위반 등 첨예한 사안에 대해 언성을 높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양측은 “구청장에 대한 모독이다” “의원을 가르치려하지 말라” 등으로 맞부딪히며 본회의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자치구들은 구청장 임기 초부터 벌어지는 구의회와의 갈등 상황에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구청장과 의회 다수당이 다를 경우 갈등의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식의 기싸움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4년을 어떻게 꾸려갈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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