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학폭 피해자들을 향한 ‘응원’”[스경X현장]

이다원 기자 2022. 12. 2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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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글로리’ 박성훈, 임지연, 이도현, 송혜교, 염혜란, 정성일, 김은숙 작가, 안길호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작품의 제목을 고민하던 중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많이 만나게 됐어요. 그들의 공통점은 현실적인 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하더라고요. 세속에 찌든 나는 진심어린 사과로 얻어지는 게 뭘까 고민해보니 ‘얻는 게 아니라 되찾고 싶은 거구나. 인간의 존엄이나 명예, 영광 같은 것들, 그것에 대한 사과를 받아야 원점이고 거기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에 ‘더 글로리’라는 제목을 지었어요. 또한 피해자들을 향한 응원이기도 합니다.”(김은숙 작가)

로맨스물의 대가 김은숙 작가가 펜대를 바꿔쥐었다. 이번엔 장르물이다. 학폭 가해자들의 숨통을 점점 조여가는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의 핏빛 복수극,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글로리’(감독 안길호)다. 180도 이미지 변신에 도전한 송혜교부터,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 김히어라 등 여러 배우들이 합심해 작품을 완성한다.



20일 오전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보고회에서는 안길호 감독, 김은숙 작가를 비롯해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다. 송혜교는 학폭피해자 문동은 역을, 이도현이 그의 조력자 주여정 역을, 임지연이 학폭가해자 박연진 역을 맡아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이날 김은숙 작가의 새로운 장르물 도전에 관심이 쏠렸다. 그동안 ‘도깨비’ ‘신사의 품격’ ‘시크릿 가든’ ‘더 킹 : 영원의 군주’ 등 로맨스물에 특화된 작가라, 학폭을 소재로 한 복수극을 쓴다는 것만으로도 크게 화제가 됐다. 김 작가는 “내 대표작이 알콩달콩해서 내가 쓰는 장르물이 잘 상상이 안 된다고들 하더라. 내 모습도 많이 변하고 염색도 포기했다”며 “고등학생 딸의 학부형으로서 내 생활은 ‘존윅’ 아니면 ‘테이큰’이다. 그래서 진짜 나쁜 거 잘 쓰겠더라. 악의를 담아 장르물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낼 모레면 고2가 되는 딸의 학부형으로서 학폭이란 소재는 가까운 화두였다”며 “그날도 내 걱정은 늘 나때문에 딸이 불필요한 관심을 받지 않을까였는데 딸이 ‘언젯적 김은숙이야’라고 한마디로 정리하더라. 두번째 ‘내가 누굴 죽도록 때리면 가슴 아플 것 같아? 죽도록 맞으면 가슴 아플 것 같아?’라고 하더라. 너무 충격이었고 지옥이었다. 짧은 순간에 많은 이야기가 확 펼쳐졌고, 그렇게 시작된 게 ‘더 글로리’다”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왼쪽)와 안길호 감독.



‘태양의 후예’ 이후 김은숙 작가와 재회한 송혜교는 ‘멜로퀸’을 벗고 서늘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송혜교는 “정말 해보고 싶은 장르였고 캐릭터였다. 항상 이런 배역에 목 말라했는데, 이 역을 연기하면서도 정말 마음이 아프고 멍했다. 대본에도 ‘어떻게 이럴 수 있지?’란 지점을 완벽하게 표현했더라. 작품 안에서 나만 잘한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오겠다 생각했다”며 “아무래도 내가 멜로물을 많이 해서 ‘더 글로리’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낯설 수도 있을 거다. 나 역시 어려워도 즐겁게 연기했다”고 애정을 내비쳤다.

이어 재회한 소감을 묻자 “사랑하는 김은숙 작가와 작업하는 건 정말 행복하다는 걸 또 한 번 알게 해준 경험이었다. 문동은 역을 내게 줘서 정말 감사했다”고 답했고, 안길호 감독에 대해서도 “언젠가 꼭 한 번 작업해보고픈 감독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만나게 돼 행복했다. 문동은 역이 어렵다보니까 생각도 많고 ‘이게 맞나’ 고민이 될 때 빨리 연기를 선택할 수 있게끔 현장에서 도와줬다. 현장에서도 항상 감독이 제일 먼저 와 있었다. 그러다보니 항상 내가 갸웃거리는 질문을 했을 때 막힘없이 해답을 줘서 열심히 연기할 수 있었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더 글로리’는 학폭에 관한 사적 복수를 다룬 작품으로, 전세계 190여개국에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김은숙 작가는 “학폭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니다. 어디에나 있는 보편적인 일이고, 가해자나 피해자, 부모나 당사자 모두 느끼는 감정은 비슷할 거로 생각한다. 고로 이 이야기가 어렵다거나 한국적이라고만 생각하진 않는다”며 “권선징악, 인과응보, ‘얘들아 이러니까 나쁜 짓 하면 안 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더 글로리 파트1’은 오는 30일 공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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