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vs 이창권' 신한·KB, 카드업 넘어 플랫폼 '불꽃경쟁'

강한빛 기자 2022. 12. 2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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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리딩금융 경쟁 내년엔 더 치열"… KB vs 신한③] "본업만으론 부족해" 플랫폼 기업으로 한 단계 진보

[편집자주]계묘년 리딩금융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금리인상기에 은행의 이자수익이 늘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연체율이 증가했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연결기준 4조315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KB금융을 제치고 3년 만에 실적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했다. 진옥동 회장이 새 지휘봉을 잡은 신한금융은 리딩금융 수성에 돌입했고 KB금융은 내년 11월 임기가 끝나는 윤종규 회장이 리딩금융 탈환을 시도한다. 검은 토끼의 해, 경쟁이 더 치열해진 두 금융지주의 경영 전략을 알아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진옥동號' 신한, 첫 5조 클럽 입성 유력… 리딩금융 탈환 노리는 KB 윤종규
② '보험'서 자존심 구긴 신한의 반격… KB, 어떻게 막아낼까?
③ 신한 vs KB국민, 카드업 넘어 플랫폼 '불꽃경쟁'
세기의 라이벌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리딩금융 경쟁이 손바닥 안 '플랫폼'으로 옮겨붙고 있다. 앱 하나로 다 되는 이른바 '슈퍼 카드앱'을 통해 압도적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디지털 역량을 끌어 올려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한다는 구상이다. 이들의 혈투는 6년 동안 신한카드를 이끈 베테랑 임영진 사장의 '야심'과 올해 초 사령탑에 오른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의 '포부'로 요약된다. 카드사를 넘어 일류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이들의 양보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신한·KB금융의 든든한 비은행 '효자'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영업환경 악화 속에서도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의 핵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 내 카드·보험·자본시장 등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비중은 올해 3분기 기준 43%로 전년동기와 동일했다. 카드·저축은행 등 소매금융은 비은행 중에서도 31.7%의 존재감을 보였는데 1년 전(34%)과 비교해서는 2.3% 줄었지만 3분기 순이익 금액만 따져보면 5600억원에서 6190억원으로 오히려 10%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877억원으로 전년동기와 비교해 9.1% 증가했으며 3분기 순이익은 175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의 업계 1위다.

KB금융 역시 비슷하다. 특히 카드·캐피탈·손해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이자이익 기여도가 올해 3분기 기준 68%로 1년 전(67.4%)과 비교해 0.6% 증가했다.

비은행 계열사 중 KB국민카드의 이자 기여 비중은 전체 중 25%로 ▲IB 15% ▲증권수탁 17% 등과 비교해 두드러졌다. 이 기간 KB국민카드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52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 , 3분기 순이익은 1066억원으로 1년 전(1213억원)과 비교해 12% 각각 감소했지만 지난해 3분기 역대급 누적 순이익으로 기록된 3741억원에 근접한 수치라 선방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는 비은행 부문 중 카드사의 실적 기여도에 따라 금융 지주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플레이./사진=신한카드


'만년 1등' 신한 VS '위상 회복' 국민… 플랫폼으로 맞불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는 그룹 내 위상을 더 높이기 위해 '플랫폼'에 눈을 돌리고 있다. 카드사를 넘어 1등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금융이 대세가 되고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늘자 플랫폼 경쟁력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금융의 물줄기에 올라타겠다는 계획이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이를 '제2의 창업'으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강조하는 등 미래 핵심 경영전략으로 지목했다.

신한카드는 '신한플레이', KB국민카드는 'KB페이'를 통해 단순 결제 서비스 외에도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생활금융플랫폼의 진면모를 보여주겠다는 목표다.

신한플레이에는 오프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터치결제'를 비롯해 마이데이터 기반의 소비·자산 관리 서비스, 대체불가토큰(NFT), 라이프 콘텐츠 '디스커버' 등이 탑재됐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신한플레이 가입 고객은 지난 9월 기준 1500만을 돌파했으며 같은 기간 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26.6% 급증한 760만명으로 집계됐다. 신한카드는 신한플레이를 주축으로 자동차종합플랫폼 '신한마이카', 온라인 직영몰 '신한카드 올댓' 등의 통합 MAU를 연내 1000만명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밝혔는데 지난 9월 1010만명을 넘기면서 앞당겨 축포를 터트리게 됐다.

양적 성장을 달성한 신한카드는 앞으로 콘텐츠 다각화 등 질적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그리고 얼마나 자주 방문하는지에 사실상 플랫폼의 매력도가 달렸기 때문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의 플랫폼 방문 빈도, 머무는 시간에 집중해 '볼륨'(양)이 아닌 '밸류'(가치) 창출이라는 목표를 설정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는 이달 12일 '모바일홈', '리브메이트'를 'KB페이'로 통합하는 '원 플랫폼' 구축을 끝내면서 신한카드의 뒤를 바짝 따라 붙고 있다.

KB페이에는 간편결제 서비스 외에도 초개인화 서비스를 위한 마이데이터 자산관리 서비스, KB증권 주식투자, 한 명이 결제한 후에 여러 명이 비용을 나누어 부담할 수 있는 '더치페이' 등 편의성에 주목한 서비스를 탑재했다. 오프라인 가맹점을 중심으로 영향력도 키워 나가고 있다.

올해 3분기 KB페이를 이용한 대면 간편결제 금액은 전년동기와 비교해 104% 증가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앞으로 개인화 콘텐츠 강화, 개인자산 및 소비패턴 기반 서비스 고도화, 금융 업권별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는 중개 비즈 영역 등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B페이./사진=KB국민카드


이젠 '부업'도 잘해야… 이들이 '손바닥 전쟁' 시작한 이유


임영진 사장과 이창권 사장이 플랫폼에 사활을 거는 덴 본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위기의식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이 또 한 번 인하됐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가 급등하며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되는 등 단순 결제사업자에 머물러서는 자생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슈퍼앱으로 무장한 간편결제 빅테크의 존재도 위협적이다. 이미 수익성 하방 압력은 시작됐다.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순이익은 지난 2분기보다 26.1% 줄었고 같은 기간 KB국민카드는 15.9%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단순히 카드업만 잘해서는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내년 업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 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카드사들의 움직임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한빛 기자 onelight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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