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김용, ‘허위사실 공표’ 이재명 재판 증인으로 채택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박민규 선임기자

대선 기간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허위 발언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판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강규태)는 2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의 3차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검찰과 이 대표 측이 신청한 증인 신문 계획을 논의했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이 대표는 이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검찰과 이 대표 측은 증인 채택 여부와 일정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이 신청한 유 전 본부장의 증인신문에 동의하면서도 “예측할 수 없는 질문이 나올 우려가 있다”며 “검찰 신문 사항을 미리 제공해주거나 반대신문 기일을 따로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유 전 본부장의 (검찰) 진술조서를 다 (증거로) 동의했는데,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추가로 신문하는 것은 그 이상을 질문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저희가 방어하려면 어떤 내용을 물을지 예상하고 준비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검찰 측은 “유 전 본부장이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관련 발언을 많이 했고 보도가 됐다”며 “숨겨놓은 자료가 있는 게 아니라, 공개된 범위 내에서 질문하려고 증인신문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양측의 의견 대립이 이어지자 검찰 주신문과 변호인 반대신문 기일을 다르게 정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김 부원장과 호주 출장을 함께 다녀온 성남시 김모 비서관에 대한 증인신문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대표 측은 김 부원장 증인신문 일정을 조율하면서 “검찰이 김 전 부원장에 대해 물을 게 저희가 예상한 게 아니라, (김 전 부원장이 별도 조사를 받아) 다른 걸 물을 수도 있어서 (증인신문 소요 시간을) 모르겠다”면서도 “사건 쟁점과 무관한 다른 걸 묻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의 유족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재판부는 내년 2월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고 구체적인 증인신문 일정 등을 정하기로 했다. 재판부 구성 변경 문제 등으로 이 대표가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정식 재판은 내년 2월 말 또는 3월 초에 시작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지난해 12월 김 전 처장과 관련해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가 변호사 시절부터 교류해온 김 전 처장을 몰랐을 리 없다고 주장한다. 공소장에는 이 대표가 2015년 1월 호주 출장 때 김 전 처장, 유 전 본부장과 골프를 친 사실도 적시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10월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었다”고 발언한 것도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