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합니다" 경고한 그 보안전문가…40만가구 거실 촬영해 유출

강주헌 기자 2022. 12. 20.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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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약 40만 가구에 설치된 월패드를 해킹해 영상을 몰래 촬영한 뒤 이를 판매하려고 한 30대 남성을 검거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국내 다수의 아파트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에 침입해 거실 등 아파트 내부 공간을 몰래 촬영한 영상 일부를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해 판매하려 한 30대 남성 A씨를 지난 14일 검거해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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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개요도. /사진=경찰청 제공

경찰이 약 40만 가구에 설치된 월패드를 해킹해 영상을 몰래 촬영한 뒤 이를 판매하려고 한 30대 남성을 검거했다. 이 남성은 해킹 관련 보안전문가로 자동화된 해킹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해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국내 다수의 아파트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에 침입해 거실 등 아파트 내부 공간을 몰래 촬영한 영상 일부를 해외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해 판매하려 한 30대 남성 A씨를 지난 14일 검거해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A·B업체가 제작한 월패드를 사용하는 아파트 단지를 해킹 대상으로 정했다. 월패드는 아파트 내 벽(Wall)면에 부착되어 방범·방재·조명제어 등을 수행하는 태블릿형(Pad) 기기로 카메라가 장착돼있다.

A씨는 전국 638개 아파트 단지 내 월패드 중앙관리하는 서버와 각 아파트 세대(40만4847가구)에 설치된 월패드를 차례로 해킹해 권한을 얻는 방법으로 영상을 몰래 촬영하고 영상 일부를 유출하는 등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과거 한 언론에서 아파트 중앙관리서버와 거실에 설치된 월패드 해킹 관련 설명한 보안전문가로 확인됐다. 자동화된 해킹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하고 추적우회 수법과 보안 이메일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등 상당한 IT(정보기술) 보안지식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고교시절 보안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대학에서도 정보보호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 해킹·디도스 공격 등으로 동종 전과도 2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월패드 제조사들과 협조해 피해확산 방지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최신 디지털기기와 관련한 제도적 미비점 △아파트 단지의 중앙관리서버와 세대 내 월패드의 관리소홀 △다중이용 시설에 설치된 무선공유기 관리소홀 등의 취약점을 확인했다.

이규봉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테러대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월패드 해킹 사건 수사결과 관련 브리핑을 열고 "A씨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해킹했다고 진술했다"며 "월패드 해킹건 보도가 된 이후 영상은 삭제했으며 아직 판매 정황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까지 삭제된 영상 중 213개, 사진 40만여장을 복구해 증거로 확보했다. 또 범행에 사용된 A씨의 PC, 해킹된 무선 공유기와 월패드 등을 압수했다. 박현민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팀장은 "피해 확산을 우선으로 고려해 삭제된 영상 중 필요한 부분만 증거로 확보한 상태"라며 "추가 유출 가능성 등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네트워크 보안을 위해서 제조업체, 아파트 중앙관리서버 관리자(업체), 세대 내 월패드 이용자 모두 각각의 보안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중이용 시설(식당·카페·숙박업소 등) 등에 설치된 무선공유기 운영자, 주택·가정 내에 설치된 개인 무선공유기 이용자들도 반드시 관리자 계정 및 와이파이(WiFi) 접속 비밀번호를 재설정해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주헌 기자 z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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