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송혜교X김은숙 작가의 도전, 처절하고 아름다운 복수극 [종합]

송오정 기자 2022. 12. 20.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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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팽현준 기자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더 글로리'는 작가 김은숙에게도, 배우 송혜교에게도 도전인 작품이었다. 김은숙 작가, 안길호 감독, 배우 송혜교가 뭉쳐 '학교 폭력'을 소재로 처절한 복수장르물을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넷플릭스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을 비롯해 김은숙 작가, 안길호 감독가 참석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야기다.

▲장르물 첫 도전 김은숙X장르물의 대가 안길호의 만남

더 글로리 작가 김은숙, 감독 안길호 / 사진=팽현준 기자


'더 글로리'는 수많은 히트작으로 전 세계적 사랑을 받은 김은숙 작가와 '비밀의 숲', '해피니스', 'WATCHER(왓쳐)'로 치밀한 연출력을 선보인 안길호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처연하고 아름다운 복수극을 예고했다.

안길호 감독은 지금까지의 작업 중 최고의 순간으로 꼽을 정도로 '더 글로리'와 김은숙 작가와 작업에 애정과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소탈하시고 겸손하시고 늘 노력하시고. 이래서 김은숙 김은숙 하는구나 했다. 작가님이 대본 한 줄, 한 글자, 점 하나를 찍는데도 고민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 역시 "언제 주무시는지 알 수가 없다. 새벽이고 낮이고 밤이고 아무 때나 문자를 드려도 바로 답장 주시는 분은 처음이었다. 이 분은 언제 자는 건가 싶어서 나도 덩달아 같이 열심히 일하게 됐다"면서 "내가 걱정됐던 신이 있는데 너무 잘 구현해주셔서 유부남만 아니면 안아드릴 뻔 했다"며 극찬했다.

'더 글로리'는 욕설도 등장하고 폭력적인 소재를 다룬 장르물이기도 하지만, 김은숙 작가는 굉장히 철학적 고뇌가 필요한 '19금 복수극'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법 체계 안에서의 복수가 아니라 사적복수를 선택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적복수를 옹호하지 않는 입장이다 보니 동은이가 가진 철학이 19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잘 판단할 수 있는 성인분들이 이 작품을 보셔야 한다 생각한다"면서 자신 안에 '어두움'을 끌어올린 장르물이라고 전했다.

▲모든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김은숙 작가는 내일모레 고등학교 2학년이 되는 딸을 둔 학부형이기도 하다. 그런 그에게 학교 폭력은 가장 가깝고도 주요한 화두였다. 김은숙은 "딸이 '엄마는 내가 죽도록 누굴 때리면 더 가슴 아플 거 같나, 죽도록 맞으면 더 가슴 아플 거 같나'라고 묻더라. 그 질문이 충격이고 지옥이었다. 짧은 순간 많은 이야기가 떠올랐다"라며 그렇게 '더 글로리'를 기획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이어 제목에 대해 "학교폭력 피해자들의 글을 읽어보니 공통적으로 현실적인 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하더라"며 "무언가 되찾고자 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폭력의 순간에 인간의 존엄, 명예, 영광 같은 것들을 잃지 않나. 피해자들이 사과를 받아내야 비로소 원점에서 시작할 수 있을 거 같아 '더 글로리'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교폭력 피해자들에게 전하는 응원 같은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학교폭력 피해자인 '문동은'을 연기하는 것이 어려웠다는 송혜교는 "불쌍한 모습보다 단단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어렸을 때보다 나는 단단해졌고 너희들을 벌 줄 수 있어. 그런 힘을 가지고 있어'란 걸 더 중용하게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송혜교의 변신

더 글로리 송혜교 / 사진=팽현준 기자


이번 작품에 배우 송혜교의 출연도 화제를 모았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작가님, 감독님이 첫 번째 이유였다"면서 "대본을 읽었을 때 정말 그동안 너무나 해보고 싶었던 장르와 캐릭터였다. 항상 이런 역할에 배고팠었는데 드디어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서 마음이 너무 아프고 한동안 멍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그걸 완벽하게 표현해주셔서 내가 이 작품 안에서 나만 잘한다면 좋은 작품이 나오겠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대중에겐 멜로 연기로 더 익숙한 송혜교였기에 다소 낯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도, 송혜교는 "어렵지만 즐겁게 연기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송혜교는 캐릭터에 대해 "'문동은'은 유년시절 학교 폭력으로 상처도 아픔도 많고 영혼이 부서진 여자다. 학교도 부모님도 경찰도 아무도 보호해주지 않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죽음을 결심하려던 순간, 자신을 괴롭힌 이들이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복수를 계획하며 '더 글로리'의 중요한 스토리를 이끌어간다.

한편 '더 글로리'는 30일 8회분의 파트1이 전세계 공개된된다. 이후 내년 3월경 파트2가 공개된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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