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광주광역시 예산안 처리 ‘후폭풍’…강수훈 “시의회, 거수기 역할 안 해”
- “광주광역시·의회의 갈등보다는 제 역할 하기 위한 열정으로 이해”
- “강기정 시장, ‘화풀이식 심의’ 발언..시의회 설득 못하면서 어떻게 예산 확보?”
- “시의원 23명, 지역구 민원성 ‘쪽지예산’ 반영 안 해.. 엄청난 결단”
- “주요 삭감 사업비, 내년 추경 예산안에 반영할 수 있을 것..광주광역시와 조율”
- “광주광역시의회, 민주당 일색이지만 거수기 역할 안 해..서로 역할 잘 해야”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정길훈 앵커(전 보도국장)
■ 출연 : 강수훈 광주광역시의회 운영위원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김영조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youtu.be/4QyflHVzL3w
◇ 정길훈 앵커 (이하 정길훈): 광주광역시의회의 내년도 광주광역시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뭄과 청년 창업 등 시민생활과 밀접한 예산이 삭감되면서 시민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오는데요. 저희가 지난주에 김광진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에게서 광주광역시 입장을 들어봤는데요. 오늘은 시의회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광주광역시의회 운영위원장 강수훈 의원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강수훈 광주광역시의회 운영위원장 (이하 강수훈): 안녕하십니까?
◇ 정길훈: 내년도 광주광역시 예산안 처리에 대한 광주광역시와 시의회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 강수훈: 일부에서는 갈등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저는 다른 관점에서 보면 서로 맡은 바 역할을 잘하는 과정에서 생긴 열정으로 이해를 하고 싶습니다. 사실 민주주의의 핵심은 권력 분립이고 그래서 시와 의회가 존재하는 것이고 어느 한 곳에 권력이 집중돼 있는 것을 막자, 이것이 핵심인데 시 집행부는 예산을 편성하는 권한이 있습니다. 그리고 시의회는 예산을 심의 의결하는 권한이 있습니다. 물론 본예산을 편성하는 과정에서 집행부 공직자들이 얼마나 수고로움이 많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그렇게 고생했다고 해서 편성한 예산안을 의회에서 다 받아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요. 관례적으로 올린 예산은 없었는지 또 무리한 공약 사업은 아닌지 의회는 꼼꼼하게 살펴볼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시 집행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하는 사업도 의회 입장에서 보면 달리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정을 해본다면 이것은 갈등이 아니라 건강한 긴장 관계라고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정길훈: 집행부와 시의회가 각자의 역할을 열심히 했다는 입장이네요.
◆ 강수훈: 네. 그렇습니다.
◇ 정길훈: 지난번에 김광진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이 저희 방송에 출연했는데요. 증액 없이 2,000억 원가량 삭감한 특이한 예산안이 통과됐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떻게 된 겁니까? 그 과정은.
◆ 강수훈: 증액 없이 2,000억 삭감이 특이하다, 이것을 제가 세 가지로 나눠서 말씀을 드려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2,000억을 삭감한 것과 관련해서는 삭감된 2,090억 중에서 도시철도 2호선 사업비 1,646억 원은 이미 광주광역시가 국비를 많이 확보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시 집행부 스스로 삭감을 요청한 내용입니다.
◇ 정길훈: 상임위에서 그랬던가요?
◆ 강수훈: 그랬습니다. 실제로 의회에서 삭감한 예산액은 400억 정도라는 점에서 사실관계를 바로 잡아야 될 것 같고요. 두 번째로 이번 예산 과정에서 정말 특이하고 이례적이었던 것은 각 상임위 심사에서 집행부 실국장, 간부 공무원들이 동의하고 합의한 증액 예산을 예결위 심사에서 번복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물론 김광진 부시장께서 말씀했고 시 집행부에서는 상임위와 달리 시 전체 예산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다고 항변을 하고 있지만 상임위 심사의 경우 집행부 실국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상임위 심사를 무력화시켰다는 점은 사실 피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보고요. 세 번째로 이와 같은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은 자기 지역을 챙기기 위해서 증액 요청이 간절한 의원들이 정치인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정치 활동을 포기하고 의원으로서 심의 의결하는 기술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그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례적으로 증액이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정길훈: 광주광역시의회 본회의에서 예산안 통과된 직후에 강기정 시장이 시의원들을 향해서 ‘이것은 예산 심의권 남용이다, 화풀이식 예산 심의다’ 이렇게 작심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그때 그 발언 들으면서 어떤 생각 들었습니까?
◆ 강수훈: 남용이라는 표현이 굉장히 주관적입니다. 시 집행부에서는 이것을 예산 심의권의 남용이라고 보기 이전에 예산 편성권에 있어서 남용은 없었는지 먼저 살펴봐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또 이번 9대 광주광역시의회는 정말 성공한 민선 8기가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당하고 빠르게’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가는 것이 더 필요하다는 점에서 예산을 들여다보고 있고요. 특히 지난번 9대 의회 첫 번째 추경에서 공약 사업인 트램 관련 용역 예산이 삭감됐을 때 시장께서는 ‘한쪽 팔이 잘려 나간 것 같다’고 말했지만 추경 예산 이후에 시의회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부정 여론은 없고 공론화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결국 신중 모드로 선회하고 속도 조절을 하겠다고 결정을 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이건 시 집행부가 너무 잘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본예산에 반영이 안 됐다고 해서 사업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영원히 할 수 없는 것도 아니라는 거죠. 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시의회도 제대로 설득 못해서 예산을 편성하지 못하는 집행부라면 여러 이해관계로 반대쪽에 있는 광주 시민은 어떻게 설득할 것이며 또 중앙정부를 어떻게 설득해서 예산을 가져오겠습니까? 저는 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정길훈: 그날 예산안 통과된 뒤에 시의회 입장문이 나왔는데요. 그때 삭감 권한이 있는 시의회 입장에서 ‘쪽지예산’ 없이 원칙을 지켰다, 이렇게 밝혔는데 지난번에 김광진 문화경제부시장 출연해서 그것은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는 쪽지 예산이 있었다. 시의원들의 언어도단이다 이런 이야기를 저희 방송에 출연해서 했는데요. 거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하시겠습니까?
◆ 강수훈: 쪽지 예산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저는 지역구 민원 예산이라고 표현하겠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지역구 민원 예산을 넣지 않고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을 삭감만 했다면 물론 의회 입장에서 더욱 명분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 부분 매우 아쉽게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지역구 민원 예산을 잘 반영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정치인의 능력으로 집결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역구 민원 예산은 많이 확보하지 못한다면 지역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한 의원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3명 의원 중에 단 한 명도 그리고 단 1원도 지역구 민원 예산에 반영시키지 않았다는 것은 지역에서 정치를 해야 하는 의원으로서는 엄청난 결단과 용기가 필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요.
민선 8기는 여러 언론을 통해서 민원성 예산 편성 관행을 고치겠다고 언급한 바 있었습니다만 그렇게 말하는 광주광역시 역시 쪽지를 통한 지역 민원 해결을 국회의원들을 통해서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 정길훈: 국회에서는 그러고 있죠.
◆ 강수훈: 그렇지요. 그리고 또 시장께서도 지금으로부터 8년 전 한 방송에 나와서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제가 인용을 해보면 ‘대선 때 예결위 간사를 해서 쪽지 예산을 생생히 알고 있다. 쪽지 예산이 생기게 된 것은 결국 예산에 대한 편성권이 정부에 있고 우리 국회에 없다 보니까 국회의원들이 볼 때는 매우 중요하고 또는 시급한 어떤 예산이 있는데 반영할 통로의 길이 없다. 쪽지 예산이라는 것은 사전에 정부가 심의하지 않은 예산이라는 측면에서 조금 충분히 검토 안 된 부분은 있으나 쪽지 예산을 나쁜 예산이라고 하는 것은 안 맞는 것 같다’고 시장께서 국회의원 시절에 했던 발언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규모와 상대만 다를 뿐 광주광역시와 시의원이 지역을 위해서 모두 같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정길훈: 광주광역시는 이번 예산안 통과 관련해 사업비가 삭감되면서 시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는데요. 그 부분 관련해서 일단 가장 우려되는 것이 역대급 가뭄과 관련된 사업비, 그때 김광진 부시장은 가뭄 대책비 240억 원이 전액 삭감돼서 걱정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건 어떻게 된 겁니까?
◆ 강수훈: 가뭄 관련 예산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시기에 예산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집행부에서 예산 편성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의회에 들어온 것이거든요. 그래서 의회에서 증액을 해달라는 것인데 물론 가뭄 예산을 미리 만들어놓으면 좋지만 현재 재난기금 예비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예비비가 있기 때문에 시기와 상황을 보면서 추경 예산에서도 세울 수 있는 근거가 있다는 것이 지배적이었던 것이고요. 집행부에서 요청한 20건이 있습니다. 의회가 다 안 들어준 것이 아니고 전액 삭감했을 경우에 혼선이 예상되는 광주 송정역-광주역 간 셔틀버스 운행 그리고 공용 자전거 ‘타랑께’ 관련 예산 4건, 비엔날레 개최 예산 이렇게 6건은 삭감을 철회하고 부활을 시켜줬습니다.
◇ 정길훈: 또 논란이 되고 있는 게 청년 창업과 관련된 예산인데요. ‘창업 패키지 사업’ 예산도 전액 삭감됐는데 창조경제혁신센터, 이런 데서는 지금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강수훈: 창업 테스트베드 실증 지원과 창업 페스티벌 창업 일자리 관련 예산이 약 45억 있었는데요. 이것은 제 개인적으로도 너무 아쉬운 부분이고 최종 부활을 시켰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운 부분이 남습니다만 어쨌든 집행부에서 사업 계획을 다시 수립해서 추경 이후에 추진하기로 협의가 된 상황입니다.
◇ 정길훈: 이번에 또 삭감된 예산 중에 보면 2038년에 광주, 대구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관련 타당성조사 사업비 2,500만 원도 전액 삭감됐는데요. 어떤 점이 부족해서 삭감한 겁니까?
◆ 강수훈: 2,500만 원을 삭감한 이유는 의회 승인 후에 개최 신청을 한다고 하더라도 세 단계의 과정이 또 남아 있습니다. 대한체육회 심사가 남아 있고 문체부 심사가 남아있고 기재부 심사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적으로 볼 때 굳이 이번 본예산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이 있었고 또 궁극적으로는 본회의에서 의회 승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것을 전제로 예산을 세우는 것 또한 합리적인 결정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에 추경으로도 시의적절하다고 판단해서 삭감을 한 것입니다.
◇ 정길훈: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동의안 상정 관련해서 현재는 보류된 상황인데 의회에 재상정하려면 광주광역시에서 어떤 선결 조건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강수훈: 일단 지난 광주광역시의회 행정사무감사를 통해서 2038년 아시안게임 개최에 대한 총체적인 용역 부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 부실한 용역에 대해서 다시 보완해서 제출하는 것으로 선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후속 조치 상황에 따라서 앞으로 일정이 정리될 예정이고요. 대구광역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가 상임위에서 안건을 통과시켰는데 그 전제 조건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미래 세대의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저비용 고효율 대회를 추진한다. 두 번째 충분한 심의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두 가지 전제로 대구도 상임위 통과를 시킨 것이고 아직 대구도 본회의 의결을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광주광역시의회와 대구광역시의회 양 의회가 서로 시기를 맞춰서 진행하자고 하는 큰 틀에서는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길훈: 이번에 삭감된 주요 사업들 관련해서 내년 초에 추가경정예산안을 서둘러 편성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광주광역시와 그런 부분에서 이야기는 오가고 있습니까?
◆ 강수훈: 아직 구체적으로 오고가지는 않고요. 저는 이 정치라고 하는 영역이 결국은 가능성의 예술이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시기가 언제 됐든 얼마든지 충분히 잘 협의하고 조율할 수 있다. 그래서 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길훈: 조금 전에 강 위원장도 이야기했지만 행정사무감사에서의 갑질 논란, 또 이번에 시의회 예산 처리 과정에서의 정면충돌, 광주광역시와 시의회 갈등이 물론 강 위원장은 갈등이 아니라고 했지만 시의회가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광역시와 관계 어떻게 풀어나갈 예정입니까?
◆ 강수훈: 저는 이번에 사실 9대 의회 임기 시작할 때 여러 언론에서 걱정했던 것처럼 더불어민주당 일색의 광주에서 집행부의 거수기 노릇을 하는 의회가 아님을 반드시 보여줬다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저는 이것을 우려하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기대로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집행부가 편성한 예산안이 삭감됐다고 해서 정말 자기 일처럼 울먹인 단체장은 지금까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민선 8기가 일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고요. 또 의회 입장에서 보면 자기 지역구 성과를 위해서는 민원성 예산을 증액시키고 요청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광주 전체를 위해서 모든 증액 요청 예산을 포기한 의회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서로의 역할에서 잘해나간다면 결국 이것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은 시민께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정길훈: 오늘 이야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강수훈: 고맙습니다.
정길훈 기자 (skyn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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