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적 김은숙 충격"..'더 글로리' 송혜교, 재벌·멜로 버린 김은숙과 복수극 재회 [종합]

하수정 2022. 12. 2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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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OSEN=하수정 기자]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가 '태양의 후예' 이후 6년 만에 재회했다. 재벌 캐릭터와 달콤한 멜로를 과감하게 넣어두고 복수극으로 만났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그랜드 볼룸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 김은숙 작가, 안길호 감독 등이 참석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파리의 연인', '온에어', '신사의 품격',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도깨비',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더 킹: 영원의 군주' 등 수많은 히트작을 만든 김은숙 작가의 첫 OTT 진출작이다. 로맨스 대가라 불리는 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에서 차갑고 진한 복수를 담은 장르물에 도전한다. 

[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무엇보다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는 시청률 40%에 육박한 KBS2 '태양의 후예'(2016) 이후 6년 만에 재회해 캐스팅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고, 이번에는 어떤 호흡을 보여줄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옥탑방 왕세자' '비밀의 숲'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청춘기록' '해피니스' 등을 연출한 안길호 감독이 합류해 넷플릭스 기대작으로 꼽힌다.

김은숙 작가는 "한 마디로 표현하면 복수극이다. 지독한 학교 폭력을 당한 주인공이 온 생을 걸고 복수를 완성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고, 안길호 감독은 "'더 글로리'는 파트1과 파트2로 나눠지는데, 12월 30일 파트1이 공개되고, 파트2는 내년 3월 쯤에 공개될 예정"이라며 총 16부작이라고 알렸다.

김은숙 작가는 "고2가 되는 딸내미의 학부형인데, 학교 폭력이라는 소재는 가까운 화두였고, 그날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 걱정은 '나 때문에 우리 딸이 불필요한 관심을 받지 않을까? 다른 오해로 번지지 않을까?" 싶었다. 그때 딸내미가 한마디로 정리했다. '엄마 언제적 김은숙이야?'라고 하더라. 첫 번째 충격이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두 번째로 '근데 엄마는 내가 죽도록 때리면 가슴 아플 것 같아? 죽도록 맞고 오면 가슴 아플것 같아?'라고 했다. 그 질문이 두 번째 충격이었다. 너무 지옥이었다. 그 짧은 순간에 많은 이야기들이 확 펼쳐져가고, '아 엄마 작업실 좀..' 하고 컴퓨터를 켰다. 그러면서 시작된 이야기가 '더 글로리'"라고 했다.

또한 김은숙 작가는 "제목을 고민하던 중 피해자 분들의 글들을 많이 보게 됐다. 그분들의 공통점이 현실적인 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하더라. 세속에 찌든 나로선 진심어린 사과로 얻어지는게 뭔가 싶었는데, '얻는게 아니라 되찾고자 하는거구나' 싶었다"며 "폭력의 순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걸 잃게 된다. 인간의 존엄이나 명예나 영광 같은 걸. 그 사과를 받아내야 비로소 원점이고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그래서 제목을 '더 글로리'로 지었다. 그게 동은이나 현남, 여정 등 세상의 피해자분께 드리는 응원이었다. 그분들께 응원이었다"고 설명했다.

[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송혜교는 극 중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가난하다는 이유로 모진 학교 폭력을 당하는 문동은으로 분해 열연했다. 어린 시절 당한 학폭으로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고, 가해자와 방관자 모두에게 온 생을 걸고 복수극을 준비하는 인물이다. '더 글로리'는 안방극장 히트메이커인 송혜교의 첫 OTT 작품이다.

송혜교는 "함께하는 작가님, 감독님이 작품을 선택한 첫 번째 이유였고, 대본을 읽었을 때 너무 해보고 싶었던 장르였다"며 "항상 역할에 배고팠었는데 '드디어 만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읽으면서도 내가 너무 마음이 아프고, 한동안 멍해 있었다. 대본을 읽고 나서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싶더라. 너무나 완벽하게 표현해주셔서 정말 내 작품 안에서 '나만 잘한다면 저런 작품이 나오겠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예고편과 영상이 공개되고 '우리가 아는 송혜교가 아니다'라는 반응이 있었다"라는 말에 "기존에 멜로 드라마를 많이 해서 '더 글로리'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낯설게 느껴지실 수도 있다. 너무 어렵지만 정말 즐겁게 연기했다"고 답했다.

문동은 캐릭터에 대해 "어릴 적 학교 폭력을 당하고 죽으려고 하는데 학교도 경찰도 보호해 주지 않는다. '왜 나만 죽어야 하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부터 날 괴롭힌 그들도 벌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처절한 복수를 계획하는 인물"이라며 "어린 동은이 무방비 상태로 상처를 받고, 그 이후로 오랜 시간 동안 가해자들에게 처절하게 복수를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불쌍한 모습보단 단단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연기하면서 그런 부분에 중점을 뒀고, '어릴 때보다 단단해졌고 그래서 벌 줄 수 있어 그만한 힘을 가질수 있어' 그런 부분에 신경 썼다. 촬영하면서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고, 서로 의견이 잘 맞아서 어려움 없이 잘 진행된 것 같다"고 했다.

안길호 감독은 "처음부터 이 역할은 송혜교 씨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동은이와 싱크로율이 120% 이상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은숙 작가는 "감독님이 120%라고 했는데 난 좀 더 쓸려고 한다. 121%다. 처음 가편을 받아보고 진짜 소름 끼쳐서 입을 떡 벌리고 아무것도 못했다. 송혜교 씨에게 이런 표정이 있구나,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구나, 이런 걸음걸이가 있구나 싶었다. 사석에서 봤던 송혜교 씨는 어디에도 없고 모든 신이 문동은이어서 너무 기쁘고 좋았다. '이 사람하고 원한 지면 안되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요즘 전화를 두 번 울리기 전에 잘 받고 있다. 여러분도 드라마를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것"이라며 웃었다.

[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도현은 병원장의 아들로 태어나 고생 없이 자란 온실 속 화초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 어둡고 깊은 아픔을 지닌 주여정을 맡았다. 

이도현은 "대본을 4부까지 받았는데, 시간 가는지 모르고 후루룩 읽어서 뒤에가 궁금해졌다. 여정이 어떤 인물일까 궁금했다"며 대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어 반려견 가을이를 문동은(송혜교)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기 연습을 했다며, "혼자 살다 보니까 그렇게 연습을 했다. 동은이는 송혜교 선배님 말고는 대본 리딩을 해줄 수가 없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해 웃음을 안겼다.

임지연은 태어나자마자 모든 걸 다 가진 금수저이자 동은의 학교 폭력 가해자 박연진을 연기했다.

그는 "이 대본을 작가님이 쓰신 게 맞나? 싶었다. 김은숙표 새로운 장르물 같더라"며 "악역이 처음인데 한 번쯤은 악의가 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대본을 보고 나서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는 "임지연이 악역을 한 번도 안 해봐서 '망칠거면 내가 제일 먼저 해서 망쳐야겠다'라고 생각했다.(웃음) 연진이는 직업이 기상캐스터인데 누가 어울릴까 생각했다. 천사의 얼굴에 악마의 심장을 가진 한 줄의 표현이 있었는데, 거기에 부합되는 인물이 저 분이었다. 실제로 만나봤는데 천사처럼 웃으면서 악역을 잘해볼 수 있다고 최선을 다하시겠다고 하더라"며 캐스팅 과정을 언급했다.

임지연과 서로 뺨을 때리는 장면을 찍었다는 송혜교는 "오래 일했는데 뺨을 맞아 본 적이 처음이었다. 뺨을 맞고 머리가 하애졌다. 다음 대사도 생각이 안 나더라"며 "잠깐 '컷' 하셨는데 둘 다 거울을 보니까 얼굴에 손바닥 자국이 있더라. 바로 촬영을 진행 못해서 얼음 찜질을 하고, 피부를 진정시키고 난 다음에 촬영을 진행했다"며 비하인드를 털어놓기도 했다.

[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염혜란은 동은과 복수를 공모하는 캐릭터이자 복수의 조력자 강현남을, 박성훈은 연진과 함께 동은의 삶을 파괴한 학폭 가해자 전재준을, 정성일은 연진의 남편 하도영을 각각 소화했다.

염혜란은 "가정 폭력의 피해자이자 내 인생을 걸고 동은이와 강력한 베팅을 하게 된다. 한 인물이 가진 여러가지 색깔이 있는데, 이번에는 다채로운 색깔을 입혀주셨다. 이걸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정말 힘들고 행복한 비명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박성훈은 "술과 도박 여자 폭행 이런 단어들과 친밀한 관계다. 그럼에도 부를 쌓아간다"며 "피해자인 동은이가 계획해 놓은 덫에 빠지게 되는데 그 덫이 무엇인지는 12월30일날 확인해달라.(웃음) 악역을 몇 차례 해봤는데 비교적 인간적인 악역이라고 생각했다. 조심스럽기보단 대본에 충실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현장에서 연기를 4가지 버전을 준비했다. 근데 5가지를 준비하는 이도현을 보면서 오늘 많이 배우고 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OSEN=지형준 기자] 20일 오후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첫 장르물이자 복수극을 내놓는 김은숙 작가는 "그간 내 대표작들이 알콩달콩 해서 상상이 안 되실 것 같다"며 "나도 많이 변했는데, 염색도 포기하고 고등학생 딸내미와의 생활이 알콩달콩할 겨를이 없어서 진짜 나쁜 걸 잘 쓸 수 있겠더라.(웃음) 온갖 악의를 담아 장르극에 도전했다"며 웃었다.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건가?"라는 "난 그동안 작품을 하면서 아주 조금씩 일보일보 다르게 전진을 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계속 똑같은 복제를 하지 말자고 생각을 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해오고 있던 와중에 '이번엔 장르극'이다 싶었다. 넷플릭스가 돈대니까 지금은 시켜줄 것 같았다.(웃음) 그래서 장르극을 도전하게 됐다. 일단 저희는 같은 편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다들 대본을 너무 좋아해주셨다. 체면치레는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실패하면 다시 도전해보죠"라며 쿨한 모습을 보였다. 뭐. 

'더 글로리'가 청불 등급인 것에 대해서는 "우리가 19금을 단 이유는 언어적인 욕설도 등장하고 학폭의 내용도 등장하지만, 감독님과 이야기하면서 법 체계나 사법 체계가 아닌 사적 복수를 선택해서 그랬다. 사적 복수를 옹호하지 않는 입장이라서, 동은이가 가진 철학이 19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잘 판단할 수 있는 성인들이 보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적복수는 공적인 의미를 많이 생각했다. 이건 19금이 맞는 내용인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은숙 작가는 "복수극 첫 번재 '존윅', 두 분째 '테이큰', 세 번째 '더 글로리' 아니겠나"라며 "19세 이상 분들 12월30일 많이 추우니까 나가지 말고 집에서 많은 시청 부탁드리겠다"며 재치있는 한 마디를 남겼다. 

한편 '더 글로리'는 오는 3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 hsjssu@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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