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극 하면 '더 글로리', 그간 보지 못했던 송혜교의 얼굴(종합)[SS현장]

심언경 2022. 12. 2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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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임지연, 이도현, 송혜교, 염혜란, 정성일(왼쪽부터)이 20일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Netflix)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12월 30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2022. 12. 20.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이제 복수극 하면 ‘더 글로리’ 아니겠나”라는 김은숙 작가의 진심 어린 너스레를 직접 확인할 시간이 다가왔다. 송혜교와 김은숙 작가의 첫 복수극 ‘더 글로리’가 베일을 벗는다.

20일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배우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 김은숙 작가, 안길강 감독이 참석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파트1과 파트2로 나누어 공개될 계획이다.

‘더 글로리’는 김은숙 작가와 고등학생 딸의 대화에서 시작됐다. 김 작가는 “제가 내일 모레면 고2가 되는 딸을 둔 학부형이다. 학교폭력이라는 소재는 저에게 가까운 화두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딸이 ‘저때문에 불필요한 관심을 받진 않을까’ 걱정했다. 근데 딸이 ‘엄마, 언제 적 김은숙이야’ 이러더라. 첫 번째 충격이었다. 그리고 딸이 ‘내가 죽도록 때리면 가슴 아플 것 같아, 죽도록 맞고 오면 가슴 아플 것 같아’라고 묻더라. 두 번째 충격이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들이 확 펼쳐지더라. ‘엄마, 작업실 좀’ 하고 컴퓨터를 켰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왼쪽)와 안길호 감독이 20일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Netflix)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12월 30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2022. 12. 20.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제목에 대해서는 “피해자분들의 글을 많이 읽었다. 그분들의 공통점이 현실적인 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하시는 거더라. 하지만 세속에 찌든 저로서는 진심 어린 사과로 얻어지는 게 뭘까 고민했다. 학교폭력을 당하면 보이지 않는 것들을 잃지 않나. 존엄, 명예, 영광 같은 것들. 이를 받아내야 원점이고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더 글로리’는 송혜교의 복귀작으로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다. 신드롬급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 이후 6년 만에 김은숙 작가와 합을 맞춘다는 점 역시 기대 포인트다. 더불어 두 사람 모두 첫 복수극이자 장르물에 도전해 궁금증을 높인다.

극 중 송혜교는 끔찍한 학교 폭력의 피해자 문동은 역을 맡았다. 문동은은 분노와 증오로 극야의 시간을 버티고 복수를 향해 차갑고 철저하게 나아가는 인물이다.

그간 장르물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는 송혜교는 “대본을 읽었는데 그동안 너무 해보고 싶었던 장르와 캐릭터더라. 항상 (연기적으로)배고팠는데 ‘드디어 만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본을 읽었는데 나만 잘한다면 좋은 작품 나오겠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송혜교가 20일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Netflix)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12월 30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2022. 12. 20.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이도현이 20일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Netflix)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12월 30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2022. 12. 20.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김은숙 작가는 송혜교의 연기에 대해 “가편집본을 보고 소름이 끼쳐서 아무것도 못했다. ‘송혜교에게 이런 표정이 있구나,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구나, 이런 걸음걸이가 있구나’ 했다. 사석에서 봤던 송혜교는 없고, 모든 신이 문동은이라서 기뻤다”고 평해 기대를 높였다. 이어 “이 사람과 원한 지면 안되겠다 싶었다. 전화 두 번 울리기 전에 잘 받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안길강 감독 역시 “문동은은 연약하지만 강한 느낌이었다. 그 두 가지 지점을 갖고 있는 배우가 많지 않다. 처음부터 이 역할을 할 사람은 송혜교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제안했고 다행히 참여해주셨다. 싱크로율 120% 이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송혜교는 쉽지 않은 연기였지만 막막할수록 대본을 되짚어 봤다고 했다. 그는 “감정적으로 힘들고 안타까운 순간이 있는데 그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그 순간 대본에만 충실하면 잘 나오더라. 상황, 마음이 잘 나와 있어서 진실로만 표현한다면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분위기의 장면을 소화하면서 희열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더 글로리’는 송혜교의 원톱물에 가깝지만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가세해 웰메이드 장르물을 예고한다.

이도현은 온실 속 화초처럼 보이지만 커다란 아픔을 지닌, 문동은의 조력자 주여정을 연기한다. 임지연은 과거 문동은을 지옥으로 몰아간 학교폭력 주동자로,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해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박연진으로 분한다.

김은숙 작가는 현장에 4~5가지 버전으로 연기를 준비해왔다는 이도현에게 “완벽해서 이야기할 게 없다”라고, 첫 악역에 도전하는 임지연에게 “천사의 얼굴에 악마의 심장을 가졌다는 표현에 부합됐다”며 이들의 캐스팅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임지연은 “악역이 처음인데 한번쯤은 악의가 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었다. 대본을 보고 나서 도전하고 싶더라”며 “처음에는 레퍼런스를 참고하려고 했는데 나만 할 수 있는 박연진은 어떨까 생각하면 준비했다”고 얘기했다.
임지연이 20일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Netflix)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12월 30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2022. 12. 20.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박성훈이 20일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에서 열린 넷플릭스(Netflix)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는 12월 30일 전 세계에 공개된다.2022. 12. 20.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은 각각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동은의 손을 잡고 박연진을 감시하는 강현남, 박연진의 친구 전재준, 박연진의 남편 하도영으로 변신한다. 특히 김은숙 작가의 ‘원픽’이었다는 염혜란은 “작가님의 첫 복수극을 제안받고 거절할 배우가 누가 있을까 했다. 그만큼 흥분되고 기대됐다. 대본을 읽는 순간 놀랐던 게 ‘정말 한국적인 복수극이 나왔구나’ 싶었다. 인물들이 엄청 나온다. 그 많은 인물들을 촘촘하게 엮어놓고 말이 되게 쓰셨다. 빨려들어갔다”고 귀띔해 궁금증을 안겼다.

문동은의 냉혹한 복수를 다루는 ‘더 글로리’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았다. 김은숙 작가는 “19금을 단 이유는 욕설도 등장하고 학교폭력도 등장하지만, 사법 체계 안에서의 복수가 아닌 사적 복수를 택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적 복수를 옹호하지 않는 입장이다보니 동은이가 가진 철학이 19금이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잘 판단할 수 있는 성인들이 보길 바랐다”고 전했다.

한편 ‘더 글로리’ 파트1은 오는 30일, 파트2는 내년 3월에 공개된다.

notglasse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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