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금리 인하 시기상조…최종금리 3.5% 확정 아냐" (종합) 

황원영 2022. 12. 20.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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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물가안정목표 점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2022년 하반기 물가설명회에 참석해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더팩트│황원영 기자] "내년에도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 정책 운영을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2022년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를 열고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를 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내년 물가 상승률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 목표인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한은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7월 6.3%를 정점으로 둔화하면서 당분간 5% 내외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했다. 단기적으로는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상방 압력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 압력이 상당 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 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총재는 물가 불안 요인으로 △OPEC+ 감산·대러시아 제재 강화 등에 따른 유가 상승 가능성 △여전히 높은 기대 인플레이션 △내년 중 전기요금 인상 등을 들었다.

특히 내년 전기요금 인상 폭의 경우 지난달 전망 때보다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총재는 "그간 누적된 원가 상승 부담이 상당 폭 반영되면서 11월 전망 당시 예상보다 인상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부동산과 금융안정도 향후 정책 결정에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에도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 정책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선화 기자

이날 이 총재는 지난 1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다수 금통위원이 최종금리 수준(터미널레이트)을 3.5%로 제시한 데 대해서 '확정된 수준'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금통위원 다수가 최종금리로 3.5%를 생각한다는 것은 11월 회의 당시의 경제 흐름을 보아 투명성을 위해 소통한 것이지 앞으로 그렇게 갈 것이라는 약속은 아니다"라며 "11월 경제 데이터만 볼 때는 다수의 금통위원이 3.5% 정도면 과소·과잉 대응이 아니지만, 경제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연준의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아직 금융통화위원들과 논의하지 않아 1월에 보다 자세히 논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11월 금통위 때 확인했던 바는 아직 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엔 시기상조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국채 장단리금리가 역전 현상을 보이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증거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장단기 금리 역전은) 단기에 올랐던 금리가 조만간 내려갈 것이라고 시장에서 보는 것으로, 그간 금리를 끌어올렸던 에너지 가격 등 공급적 요인이 안정되면서 금리가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내년 경기는 특히 상반기에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 만큼 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는 보더라인(경계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이 내놓은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1.7%다. 반기별로 상반기 1.3%, 하반기 2.1%의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지난 9∼10월 원·달러 환율이 1450원 부근까지 치솟은 데 대해 "미국 금리 인상 기조가 시장 예측보다 급격했던데 따른 것으로, 미국이 다시 그때와 같이 급격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다만, "불확실성은 많이 남아 있다. 빠르게 오른 충격이 천천히 길게 갈 수 있다. 급격한 환율 변화는 아니더라도 기조적 변화는 살펴봐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 총재는 최근 정책금리 인상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가계부채는 상당한 중장기 위험 요인이므로 디레버리징해야 한다"면서도 "주택시장과 주택금융 형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 선후분양 제도 등 많은 관련한 구조적 문제들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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