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술자리’ 제보자, 채널A 사건 ‘제보자 X’와 무슨 관계?…“술 한 잔 했다”

채널A 사건 ‘제보자X’ 지현진씨, 건강 안 좋다며 증인 신문 거부
그날 밤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보자 B씨와 술자리 가져
제보자 B씨 “정말 반갑고 고마우신 선배님 한 분을 팔로잉 하게 됐다”
“네 맞습니다.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제보자X님…네. 지금 같이 술 한 잔 하고 있어”

'청담동 술자리 의혹' 첼리스트 A씨의 전 동거인이자, 제보자 B씨가 '채널A 사건'에서 '제보자X'로 불렸던 지현진씨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을 직접 공개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제보자X' 지현진씨는 지난 2020년 '검언유착 의혹'을 MBC에 제보한 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접촉하고 그 장면을 MBC가 몰래카메라로 찍도록 했던 인물이다. 그는 사기, 횡령 전과 5범으로, 황희석 최고위원 등 열린민주당 인사들과도 관계를 가졌던 인물이다.

B씨는 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 팔로잉 친구가 정철승 변호사님 밖에 없어서 외로웠는데, 정말 반갑고 고마우신 선배님 한 분을 팔로잉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하도 정지를 시켜 트윗 계정을 만들어셨단다. 네 맞습니다.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제보자X님이다. 네. 지금 같이 술 한 잔 하고 있어요. 마스크 벗은 그는 너무 잘생겼어요^^"라는 글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술을 마신 시각은 '제보자X' 지씨가 건강상 이유로 증인 신문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법정에서 빠져나온 뒤였다. 건강 상태가 안 좋다며 법원의 신문을 받기 힘들다고 밝혔던 지씨가 그날 밤 B씨와 술자리를 가진 것이다.

앞서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옥곤)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한 5차 속행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초기 수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 수사관 정모씨와 '제보자X' 지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려 했지만, 지씨가 사실상 신문을 거부해 정씨에 대한 증인신문만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재판부와 지씨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씨는 신문이 시작되자 재판부를 향해 "건강 문제로 하루 2시간 정도만 증언이 가능하다"며 "오늘은 오후 2시 재판인 줄 알고 오후 1시부터 기다렸으므로 30~40분 정도만 (증언을) 하고 다음 기일을 잡아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지씨의 '다시 법정에 출석하겠다'는 말의 신빙성을 우려하며 "부적절하다"는 답을 내놨다. 앞서 지씨는 재판부가 보낸 소환장을 수취인 불명·폐문부재·이사불명 이유로 모두 수령하지 않은 바 있다.

이에 지씨는 "불러주시면 다시 나올 수 있다"면서 "지금은 1시간도 힘들다. 정확한 답변을 해야 하는데 장시간 답변하다 잘못하면 검찰이 꼬투리를 잡아 위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가 지씨 주장을 일부 수용해 다음 기일에 3시간 정도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하자, 지씨는 "인생이 걸린 일이라 참고 하는 건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재판부는 지씨에게 2시간 이상 증언할 수 없는 건강 상태를 증명할 자료를 요구하며 "이런 사정이 통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자료를 받고 판단하겠다"고 했고, 지씨는 "증인에게 그런 것을 요구하는 것은 부당한 것 아니냐"고 강력 항의했다.

결국 재판부는 내년 2월까지 재판 일정이 모두 찬 관계로 지씨를 내년 3월 13일 오후 3시에 불러 약 3시간가량 증인신문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편 지씨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럼에도 지씨는 지난 10월까지 자신의 공소장을 수령하지 않는 등 재판에 응하지 않아 공항에서 체포됐다. 이후 그는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보석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허가했다. 이후 지씨는 출국 허가 요청서를 법원에 제출한 상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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