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동은·현남 응원”…김은숙 표 장르물+송혜교의 변신 ‘더 글로리’(종합)[M+현장]
김은숙 작가의 신작이자 첫 장르물 ‘더 글로리’가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등과 함께 ‘파트1’으로 강렬하게 포문을 연다.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의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현장에는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 김은숙 작가, 안길호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복수극이다.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당했던 여자 문동은(송혜교 분) 복수를 완성해가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더 글로리’가 파트1과 파트2로 나뉜다는 소식이 최초로 공개됐다. 안길호 감독은 “‘더 글로리’는 12월 30일에 파트1이 공개된다. 파트2는 3월 쯤에 공개될 예정이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은숙 작가는 “기획을 하게 된 건, 낼 모래면 고2가 되는 딸의 학부형이다. 학교 폭력이라는 소재는 가까운 화두였다. 그날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 걱정은 늘 나 때문에 불필요한 관심을 받지는 않을까, 오해로 번지지 않을까 했다. 딸이 한마디로 정의했다. ‘엄마, 언제적 김은숙이야’”라며 “첫 번째 충격이었다. 두 번째는 딸이 ‘엄마는 내가 죽도록 누구를 때리고 오면 가슴 아플 것 같아? 아니면 죽도록 맞고 오면 죽을 것 같아?’라고 묻는데 충격이었다. 그 순간 짧은 시간 안에 이야기가 확 펼쳐져 갔다. 그래서 ‘엄마, 작업실 좀’ 하고 컴퓨터를 켰다. 그렇게 ‘더 글로리’가 탄생했다”라고 작업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어 “그러던 중 피해자분들의 글을 많이 읽었다. 그분들의 공통점은 현실적인 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하더라. 세속적인 나로서는 진심 어린 사과로 얻어지는 게 뭘까 했는데, ‘얻는 게 아니라 되찾고자 하는 거구나’ 했다. 폭력의 순간에는 보이지 않는 걸 잃는다. 명예나 영광 같은 것들. 원점. 그래서 제목을 ‘더 글로리’로 지었다. 세상의 동은(송혜교 분)과 현남(염혜란 분), 그분들의 원점을 응원한다”라고 덧붙였다.
송혜교는 “함께하는 감독님, 작가님이 첫 번째였다. 대본을 읽었을 때 그동안 해보고 싶던 장르와 캐릭터였다. 항상 이런 역할에 배고팠었는데 드디어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읽으면서도 내가 마음이 아프고 한동안 좀 멍했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그거를 너무 완벽하게 표현해주셔서, 이 작품에서 나만 잘한다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오겠구나 생각했다”라고 출연 이유에 대해 답했다.
그는 “기존에는 멜로드라마를 많이 했어서, ‘더 글로리’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너무 어렵지만, 정말 즐겁게 연기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도현은 “첫 번째는 작가님과 감독님이었다. 대본을 처음에 4부까지 받았다. 대본을 읽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후루룩 읽어서 뒤가 더 궁금해졌다. 여정이가 어떤 인물일지 궁금했다. 구체적인 표현이 많이 되어 있지 않아서 ‘얘는 뭘까?’ 하는 알쏭달쏭한 마음과 그 마음이 시청자분들에게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었다. 불분명하지만 확실히 고집이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들을 잘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라고 말했다.
임지연은 “처음 ‘더 글로리’ 대본을 읽었을 때 충격이었다. ‘이게 뭐지?’라는 생각에 빠졌다. ‘역시 김은숙 작가님이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이걸 작가님이 쓰신 게 맞나?’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김은숙 작가님표 장르물이 새롭게 다가왔다. 나도 악역이 처음이었다. 악의가 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대본을 보고 도전해보고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염혜란은 “한국적인 복수극이 나왔구나 했다. 인물들이 많이 나온다. 1 대 다수의 복수극일 수 있는데, 그 많은 인물을 촘촘히 엮고 복수를 하는 걸 보고 빨려들 수밖에 없었다. ‘다음 것 언제 나오냐’라고 하면서 봤다”라고 말했다.
‘파리의 연인’ ‘상속자들’ ‘도깨비’ ‘태양의 후예’ 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는 ‘더 글로리’로 장르극에 도전한다. 그는 ‘로코 장인’이라고 불릴 만큼 대표작들이 많다. 그럼에도 장르극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은숙 작가는 “대표작들이 그동안 알콩달콩해서 내 첫 장르극이 상상이 안되는 것 같다. 그 사이 모습도 많이 변했지 않냐. 알콩달콩할 겨를이 없어서 진짜 나쁜 걸 잘 쓸 수 있을 것 같아 장르극에 도전했다”라고 답변했다.
더불어 “여정(이도현 분)이랑 동은(송혜교 분)이가 제일 어려웠다. 다른 문제로 어려웠다. 두 사람은 연대, 연애 중간 어디쯤인데 대본을 쓰면 항상 환하고 달밤이고 난리가 나더라. 다정하고”라며 “초고를 내놓으니까 감독님이 ‘우리 극이 장르가 아니었나요? 이거 로코 멜로인가요?’라고 했다. 진짜 어려웠다. 두 분을 붙여 놓으니까 진짜 예뻤다. 많이 걷다가 다시 돌아오는 작업을 했다. 감독님께서 아주 큰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송혜교는 극 중 학교 폭력 피해자로 분한다. 또한 가해자들에게 복수를 가하는 인물. 그는 “피해자 역할을 해야 해서 어려웠다. 어린 동은이는 무방비 상태로 상처를 받고 아픔이 있다. 상처가 정말 무방비 상태로 받은 부분이었다면, 나는 그 후로 오랜 시간동안 가해자들에게 처절하게 복수를 하는 인물이다. 좀 불쌍한 모습보다 단단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연기하면서 그런 부분에 중점을 뒀다”라며 “‘어렸을 때보다는 많이 단단해졌어, 너네를 벌 줄 수 있어.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어’라는 모습을 중요하게 더 보여드리고 싶어서 신경을 썼다. 그 부분을 현장에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했다. 항상 의견이 잘맞아서 현장에서 큰 어려움없이 잘 진행됐다”라고 밝혔다.
안길호 감독은 “문동은은 송혜교밖에 없지 않을까 해서 캐스팅하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동은이하고 싱크로율 120% 이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김은숙 작가는 “감독님께서 120%라고 하셨는데, 더 가겠다. 121%이다. 처음 가편을 받아 보고 진짜 소름끼쳐서 입 딱 벌리고 아무것도 못했다. ‘송혜교에게 이런 표정이 있구나.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구나. 이런 걸음걸이가 있구나’ 했다. 사석에서 본 송혜교는 어디에도 없고 그냥 문동은이라 너무 기쁘고 좋았다. 이 사람하고 원한지면 안되겠다 싶어서 전화가 두 번 울리기 전에 잘 받고 있다”라고 극찬했다.
이도현은 작품 연습을 위해 반려견 ‘가을’을 문동은으로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그는 “혼자 살다 보니까 동은이는 송혜교 선배님 말고는 누가 리딩을 해줄 수 없어서, 쳐다라도 보고 ‘가을아, 너라도 해줘라’ 하고 한 거다”라고 당황하며 송혜교에서 사과의 말을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학교 폭력 가해자 연진 역을 맡은 임지연은 “처음에 고민이 많았다. ‘연진이는 왜 그럴까. 이유가 뭘까.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 아이는 왜 나쁜 짓을 했을까’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결국 찾은 답은 연진이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른다였다. 누군가에게 가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게 왜 나쁜 거야?’라고 생각하는 환경 속에서 자랐고, 원하는 건 다 가졌고 노력도 해본 적 없는 아이라 누군가에게 가해를 한다는 거에 죄책감도 없는 인물이라고 여겼다”라며 “처음에는 악역 유명한 작품의 빌런, 매력있는 악역 등의 레퍼런스를 참고해볼까 했는데 어느 순간 나만 할 수 있는 박연진을 만들어보자가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송혜교와 임지연은 서로의 뺨을 때리는 장면에 대해 이야기했다. 송혜교는 “(맞았는데) 아무 생각도 안나더라. 잠깐 컷을 했는데 둘 다 거울을 보니 손자국이 나있더라. 얼음 찜질을 하고 좀 진정되고 다시 촬영했다”라고 비하인드를 오픈했다.
박성훈은 “악역을 몇 차례 해봤다. 그 전에는 살해를 일삼는 캐릭터를 해서 이번 캐릭터는 비교적 인간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조심스럽다기보다 대본에 충실하게 연기하려고 했다. 현장에 항상 네 번째를 준비했는데, 다섯 개를 준비하는 이도현을 보며 존경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연진의 남편 하도영 역을 맡은 정성일. 김은숙 작가는 “나이스한 개XX였다”라고 조심스럽게 표현하며 “차가울 땐 차갑고 웃을 때는 또 나이스한 그런 표현들을 정성일이 너무 잘해줬다. 인생이 제일 크게 바닥을 치는 인물이다. 그런 절망, 분노 이런 것도 잘표현해주고,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어떻게 쓰든 명대사처럼 들려서 특별히 감사하다”라고 고마워했다.
정성일은 “‘더 글로리’라는 작품이 너무 영광이었고, 너무 재밌게 했다. 한 명 한 명과 연기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라고 촬영 소감을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김은숙 작가는 “학교 폭력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외국 190여 개에 서비스가 되는 걸로 안다. 어디에나 있는 보편적인 일이다. 가해자든 피해자든 부모든 당사자든 느끼는 바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가 어렵다거나 하는 건 없었다. 아주 쉽게 재밌게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라며 “‘권선징악’ ‘인과응보’ 그런 게 있으니까 나쁜 짓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종로6가(서울)=이남경 MBN스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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