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흘밖에 안 남았는데… 北, 태평양 한복판에 ICBM 쏘나

허고운 기자 2022. 12. 20.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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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완성도 의문' 지적에 김여정 "곧 해보면 알게 될 일"
日 '반격능력 보유'에도 "실제적 행동 보여주겠다" 위협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북한이 지난 18일 '군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하며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발사한 데 이어 연내 재차 무력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20일 담화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추가 발사를 시사하면서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 김 부부장의 이 같은 담화 내용 등과 관련, 대북 경계·감시태세와 대비태세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동생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지난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실시한 MRBM 발사가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었다고 거듭 주장했다.

동시에 김 부부장은 '북한의 ICBM 기술 완성도 입증되지 않았다'는 외부 평가에 "그 답변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해주겠다.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 부부장의 이 같은 담화 내용은 북한이 조만간 신형 ICBM '화성-17형'의 정각(정상각도·35~45도) 발사를 시도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달 18일 '화성-17형'을 90도에 가까운 고각(高角)으로 발사한 뒤 '시험발사 성공'을 주장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화성-17형'을 정각으로 발사할 경우 1만5000㎞를 충분히 날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북한에서 쐈을 때 미국 본토 전역에 닿고도 남는 거리다.

김 부부장은 "괴뢰군(한국군) 깡패들이나 전문가 나부랭이들이 우리 ICBM이 대기권 재돌입에 대해 인정받지 못했다느니, 검증되지 않았다느니 그런 것들을 물고 늘어져왔다"며 "살다 살다 별걱정을 다 해주는 꼴을 본다"고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조선중앙TV 캡처) 2022.8.11/뉴스1

특히 그는 "우린 ICBM을 개발한다면 ICBM을 쏘지 남조선(남한) 괴뢰들이 여론을 퍼뜨리는 것처럼 위성으로 위장해 장거리로켓시험을 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그동안 북한의 이른바 '인공위성 개발 및 발사'를 ICBM 개발·시험과 동일시해온 사실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북한은 그동안 ICBM 시험발사 때마다 비행거리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사 각도를 높이는 고각 발사 방식을 택해왔다. 여기엔 "북한이 ICBM을 정상 각도로 쏘는 시험을 할 경우 미국 등이 '공격' 행위로 간주하고 물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김 부부장 명의 담화와 비슷한 시각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명의 담화에서도 일본의 이른바 '반격능력 보유' 선언에 맞서 "실제적 행동을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위협해 어떤 식으로든 군사적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구체적으로 일본 열도 상공을 가로질러 ICBM을 발사해 태평양 한복판에 떨어지는 상황 등이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ICBM 정각 발사를 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현재(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활동을 예의주시하며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한미군도 이날 오전 일찍부터 강원도와 서해 일원 등 주요 지역 상공에 RC-12X '가드레일' 정찰기를 띄워 대북 경계·감시활동을 이어갔다.

앞서 일각에선 "연말 결산에 들어간 북한이 당분간 도발을 자제할 것"이란 분석이 제시되기도 했으나,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를 계기로 오히려 "도발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올해 역대 가장 많고 다양한 미사일을 가장 높은 빈도로 쏜 만큼 과거의 도발 양상과는 단순 비교할 수 없다"며 "한미는 다양한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도발할수록 한미의 연대와 억지력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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