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원투표 100%' 룰 변경 여진…"공정한 게임" vs "흑역사"

이슬기 2022. 12. 2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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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유승민 때리기' 집중…劉 '여론전' 총공세 예고…계파 갈등 심화
친윤 '단일화' 가능성도…김기현은 '장제원 포럼' 찾고 안철수는 TK 방문
국민의힘, '당원투표 100%' 전대 룰 개정 착수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당원투표 100%'와 '결선 투표제',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 등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을 심의하기 위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에서 윤두현 상임전국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2.12.20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 선거를 '당원투표 100%'로 치르기 위한 룰 변경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당내에선 찬반양론이 거세게 충돌하고 있다.

비윤(비윤석열)계는 룰 변경에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며 반발을 이어갔고, 친윤(친윤석열)계는 이러한 반발을 주도하는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한 공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차기 총선을 1년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전당대회 룰 개정을 계기로 당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당내 최대 친윤의원 모임 '국민공감'의 간사를 맡은 이철규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을 겨냥, "당원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고 당원들의 표심이 본인에게서 멀어져 있다고 생각하면서 당 대표 선거에 나올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이 전날 '당심(黨心) 100%' 룰 개정을 두고 "축구 하다 골대를 옮긴 것", "막장 드라마" 등으로 비판한 것을 맞받아친 것이다.

이 의원은 룰 개정을 놓고 "친목회장을 뽑는 것"이라고 비판한 안철수 의원에 대해서도 "100만명짜리 친목회는 없다"고 반박했다.

친윤계 초선 유상범 의원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유 전 의원이 지난 지방선거 경선에서 김은혜 전 의원에게 패했던 점을 거론한 뒤 "본인이 승리하지 않으면 승복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보인다"고 꼬집었다.

당권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원투표 100% 룰은 (당권주자들에게) 출발선을 똑같이 해서 뛰게 하는, 공정성이 확보된 룰"이라고 옹호했다.

유승민, 경북대서 정치 관련 특강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유승민 전 의원이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기위해 강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2022.9.29 mtkht@yna.co.kr

반면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는 21일까지 줄줄이 예정된 언론 인터뷰 일정을 공개하며 룰 개정 반대 여론전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하태경 의원도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대 룰 개정과 관련, "우리 당의 흑역사로 남을 것"이라며 "전대 룰을 갑자기 바꾸면서 유승민 전 의원만 많이 띄워주는 것 같다. 정치의 본질은 핍박받고 공격받는 사람이 오히려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물망에 오른 당권주자 중 전대 룰 찬성 쪽엔 권성동·김기현·조경태 의원이, 반대 쪽엔 안철수·윤상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서 있다.

유력 주자로 거론되는 나경원 전 의원의 경우 당초 전대 룰 개정에 반대하는 걸로 알려졌었지만, 전날 비대위가 '당원투표 100%' 룰 개정을 의결한 뒤엔 "룰을 둘러싸고 윤 대통령을 향한 근거 없는 비난은 즉각 멈춰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책자 살펴보는 김기현·안철수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과 안철수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2022.7.13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논란의 한 가운데 있는 룰 변경에 '윤심'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정치권 안팎 시선은 현재 난립 중인 친윤 주자들 사이 '교통정리'가 어떻게 될지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친윤계 표심을 한곳으로 모으기 위해 권성동·김기현·나경원 등 친윤계 주자들이 1월 초중순 후보 등록을 전후로 단일대오를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친윤계 한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친윤 후보들이 여럿 나와 결선투표까지 가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유상범 의원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우열이 정해진다면 단일화를 하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현 의원이 이날 경남 김해에서 열리는 '경남혁신포럼' 정기총회에 참석하는 것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관심을 끈다.

해당 포럼은 친윤계 핵심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이날 행사를 계기로 이른바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가 더욱 공고해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올 걸로 보인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부터 3박 4일간 대구·경북을 방문하면서 영남권 '표밭갈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편, 김 의원과 안 의원은 전대 룰 변경을 둘러싸고 SNS를 통해 신경전도 벌였다.

김 의원은 '당심 100% 룰'에 대해 "골목대장·친목회장 선거인가"라고 비판한 안 의원에게 "누가 봐도 안타까운 심각한 인지부조화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에 안 의원은 곧바로 김 의원이 지난해 5월 원내대표 당선 직후 '대선 경선룰을 변경해 여론조사 비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로 인터뷰한 것을 거론, "2022년의 김기현이 아니라 2021년의 김기현이 옳다"고 맞받아쳤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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