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돈주머니 빵빵한 민노총, 재정투명화가 두렵나"…노조깜깜이회계방지법 입법도

한기호 2022. 12. 2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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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당정 이틀 뒤 與 여론전…주호영 "사회·정치영향력 키운 노조, 재정투명성 全無"
"113만 조직 年조합비 1700억에 예산까지 지원…노조법 미비에 감사 성역됐다"
하태경 노조법개정안 발의…공인된 회계감사, 거대노조 자료제출 의무화
지난 12월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노조법 2·3조 개정, 화물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주호영(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회비의 '깜깜이 회계' 논란을 지도부 차원에서 정조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1987년 민주화 이래 우리나라 노조들은 조직적 성장을 거듭하며 우리나라의 주요 사회·정치세력이 됐고 정부 정책결정 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노조의 재정투명성 문제는 이런 높은 사회·정치적 위상과 걸맞지 않게 사실상 외부로부터 (감사 등이) 전혀 미치지 않는 영역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조합원이 113만명에 이르고 연간 조합비 17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며, 본부예산만 200억원을 넘는다"며 "뿐만 아니라 노조들은 정부·지방자치단체로부터 수십억원 이상 예산지원을 받고 있다. 이런 거액의 돈이 외부감사 눈길에서 완전히 벗어나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조의 회계투명성에 관한 현행법 규정 미비 때문"이라며 개정 필요성을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2020년 고용노동부 통계 기준 113만명의 조합원을 지니고 있으며 노동자 1인당 정규직 월 1450원, 비정규직 월 1250원, 최저임금노동자 월 860원 조합비를 받고 있다. 산하 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건설노조·사무금융노조·전교조 등 산별노조까지 합치면 연간 조합비가 1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노조법 제25조는 노조 대표자가 자체 회계감사원을 두고 내부 감사 업무를 진행하도록 할 뿐 대외 공개를 강제하는 규정이 없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미국·영국 같은 선진국들은 대부분 독립적 외부회계 기관의 감사를 받도록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결산 내용만 공개한다. 법률정비를 통해 노조 회계가 정부 혹은 외부적 감사를 받도록 해, 노조 재정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정부의 이런 방침이 알려진 이후 민노총은 이를 정치적 공격으로 규정했는데 그동안 자신들 주장처럼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해왔다면 이런 정부 조치가 두려울 것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먼저 자신들이 이런 조치를 요구했어야 한다"며 "사측에는 투명한 회계를 요구하면서 자신들 장부 회계는 공개할 수 없다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민주노총은 더 이상 헌법 위에 설 수 없고, 치외법권에 설 수 없다. 과거 어느 때보다도 노동개혁 요구가 높다. 민주노총이 개혁 물결을 거스른다면 국민들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로부터도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정부·여당은 지난 18일 고위당정회의에서부터 노조 재정 불투명 문제를 도마 위에 올렸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그간 노조 활동에 대해 햇빛을 제대로 비춰서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재정운영 투명화 등) 정부가 과단성 있게 적극 요구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도 전날(19일) 박정하 수석대변인 논평으로 "빵빵한 돈주머니를 찬 민노총이 이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하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민노총에서 전임제로 일하며 월급을 받는 인원은 3000명 이상이고 직·간접적으로 조합의 돈을 가져다 쓰는 확대간부 수는 3만명을 훌쩍 넘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며 "이런데도 유아독존 민노총의 회계에 대한 관리·감독은 불가능하다. 민노총 회계감사위원은 내부 인사 중 선거를 통해 선출하는데 회계 및 감사 관련 전문지식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라 단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노총, 그들이 사는 세상은 요지경이다. 기업과 비조합원에게 각종 불법행위를 자행해도 면죄부를 받는다. 엄청난 자금줄을 손에 쥐고 있음에도 누구도 이에 대해 감시할 수 없다"며 "민노총 천하, 이제 끝내야 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입법 측면에서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건설산업노조위원장의 자금 유용 정황을 거론하며 "현행 노조 회계제도는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격"이라면서 노조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하태경 의원이 '노조 깜깜이회계방지법'으로 명명한 노조법 개정안은 △회계감사자 자격을 공인회계사 등 법적 자격보유자로 규정하고 '노조 내 회계담당'은 감사업무에서 배제 △대기업 및 공기업 등 대규모 노조가 매년 행정관청에 회계자료를 제출하도록 의무화 △대법원 판례에 근거해 예산·결산서 등 노조원의 열람 가능한 회계자료 목록을 구체화해 노조 운영의 민주성 제고 등의 내용이 담겼다. "깜깜이 회계제도가 개선되면 노조 자치권·단결권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게 하 의원의 주장이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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