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만 야간숙직, 차별 아냐" 인권위 결정 나왔다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남성 직원에게 야간 숙직을 전담하게 하는 것이 차별이 아니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결정이 나왔다.

20일 인권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최근 농협IT센터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당직근무 편성 시 남성 직원에게 야간 숙직 근무, 여성 직원에게는 주말 및 공휴일 일직 근무를 하도록 시행하는 것은 남성에 대한 불리한 대우'라며 낸 진정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렸다.

밤에 불이 켜진 사무실 전경 (기사와 무관한 사진) [사진=뉴시스 ]

전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인권위 결정문에 따르면 위원회는 "남성에 대해 현저히 불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여성에게 일률적으로 야간 숙직 근무를 부과한다면 이는 매우 형식적이고 기계적 평등에 불과하다"며 "불평등한 성별 권력 관계 속에서 여성들은 폭력 등의 위험 상황에 취약할 수 있고 여성들이 야간 시간대에 갖는 공포와 불안감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어 "여성들에게 야간 당직근무를 배정하는 것으로 변경하려면 여성 당사자들의 입장을 청취해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위원회는 "그동안 당직을 남성에게만 배정해왔던 관행은 직장 내 여성의 수가 적고 열악한 편의시설 등 차별적 상황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며 또한 "여성을 '보호 받아야 할 존재'라는 성차별적 인식은 공적 영역에서 여성을 배제하는 원리로 작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과거와 비교해 여성 직원 수가 증가하고 보안 시설이 발전하는 등 여성들이 숙직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면 성별의 구분 없이 당직근무를 편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국가인권위원회 로고. [사진=국가인권위원회 ]

아울러 "당직근무의 방식은 각 회사의 규모, 소속 직원의 성별과 연령 분포, 당직근무 환경 등에 따라 상이하므로 회사의 특성을 반영해 자율적으로 당직 편성 기준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근로자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노사가 상호 협의해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위원회 결정에 남초 성향의 커뮤니티에서는 '결정문 내용 자체가 차별적'이라며 반발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남성 인권은 없는 거냐" "'현저하게 불리한 업무'가 아닌데 왜 여성들은 하지 않는 거냐" "'동일임금'을 주장하지 마라" "차별 없는 동일노동을 해달라" 등의 반응을 내놨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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