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 유산분쟁 늘어나자 ‘상속 전문’ 변호사도 급증

■서초동 인사이드

변협 등록 ‘상속 전문’ 65명

2018년에 비해 3배로 늘어

변호사 업계 새 먹거리 부상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부모가 사망한 A 씨는 최근 형제들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장자인 자신이 부모님 소유의 아파트를 물려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지만, 형제들이 “왜 큰형이 재산을 다 가져가느냐”며 서울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 심판을 청구하면서다.

부모의 유산을 두고 형제간 소송전을 불사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재산분할 등 상속을 전문으로 다루는 변호사와 로펌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자신을 상속 전문 변호사로 등록한 변호사는 6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만 해도 상속을 전문 분야로 내걸었던 변호사가 20명 남짓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4년 사이 3배로 늘어난 셈이다. 상속 전문 변호사가 는 것은 상속 관련 사건 소송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가정법원에 따르면 2017년 403건에 불과했던 상속재산분할 심판청구 접수 건수는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626건으로 증가했고, 올해 11월 기준으로는 724건까지 늘었다.

변호사 업계에서는 가부장적 색채가 옅어짐에 따라 장자 위주 상속을 용인하지 않는 가정이 늘면서 부모의 재산을 둔 소송전도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로 부모가 상속 절차를 마치지 못한 채 갑작스레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한 데다, 가족 간 교류 감소로 유대감이 약화하면서 형제간 소송에 대한 심리적 저항선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부모 사후 형제끼리 변호사를 구해 각자의 몫을 판가름하는 자문 수요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상속 사건은 수임료도 크지 않고 가족 간 다툼에 개입해야 하기에 법조계에서는 ‘3D’ 업종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로스쿨 도입으로 변호사 수가 증가하고 상속 사건이 늘어나며 변호사 업계의 새로운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최근 상속 소송만 담당하는 ‘부티크 펌’(전문 로펌)이 속속 개업하고 있으며, 규모 있는 로펌에서도 상속 전담팀을 따로 꾸리는 등 대응에 나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무연 기자 nosmok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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