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김여정, ICBM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 시사
안정식 북한전문기자 2022. 12. 20. 11:48
ICBM 쏘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막말을 또 쏟아냈습니다. 북한이 이틀전 실시한 정찰위성 시험에 대해 남한 내에서 위성사진 수준이 조악하다는 등 혹평이 나오자 이에 반발한 것입니다. “주둥이에서 풍기는 구린내” “개나발들을 작작” 처럼 김여정 특유의 막말이 쏟아졌는데, 이것보다 더 주시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이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정상각도 발사를 시사했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ICBM을 발사했습니다. 화성-14형, 15형, 17형으로 일컬어지는 액체연료 기반 ICBM을 여러 차례 발사해왔는데, 동해에서 고각발사하는 방식으로 시험이 이뤄졌습니다. 고각발사란 정상각도보다 훨씬 고도를 높여서 쏴서 ICBM의 추진력을 검증하는 시험 방식입니다.
2017년 7월에 두 차례 발사한 화성-14형 미사일이 최대고도 2,802km와 3,724km까지 올라갔고, 2017년 11월에 발사한 화성-15형은 최대고도가 4,475km까지 올라갔습니다. 올해 3월 발사한 화성-15형은 최대고도가 6248.5km까지, 지난달(11월) 발사한 화성-17형은 최대고도가 6040.9km까지 올라갔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고도까지 ICBM을 발사한 것은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1만 km가 넘는 지역까지 미사일이 날아가게 되는데, 이는 국제적으로 너무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태평양상으로 ICBM을 발사했을 경우 어떤 파장이 일어날지 따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짐작이 가실 것입니다. 따라서, 고도를 높이 올려 ICBM의 추진력이 이 정도 된다는 것을 주변에 과시하는 방식으로 ICBM을 개발해 온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각발사로는 탄두의 대기권재진입을 검증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기권재진입이란 ICBM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대기권에서 생기는 엄청난 열과 압력을 이기는 기술인데, 이 열과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면 미사일 머리 부분에 있는 탄두가 다 타버리기 때문에 폭탄으로써 의미가 없습니다. 이 밖에도, 대기권재진입이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탄두가 대기권에 비스듬히 재진입하게 되면 대기권 층에서 탄두가 튕겨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진입은 대기권에서의 높은 열과 압력도 이겨야 하지만, 대기권에 비스듬히 재진입하는 탄두가 대기권 층에서 튕겨나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고각발사를 하면 미사일이 엄청나게 높이 올라갔다가 떨어져 재진입시 생기는 열과 압력을 이겨내는 검증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위에서 내리꽂는 방식으로 탄두가 떨어지기 때문에 탄두가 대기권에서 튕겨나갈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해 탄두가 대기권에 비스듬히 재진입하는 환경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고각발사와 정상각 발사 가운데 어느 쪽 재진입이 어려운가”라는 질문에 “상황이 다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ICBM의 재진입 기술은 정상각으로 발사하지 않는 한 검증되지 않는 것입니다.
김여정은 오늘 담화에서 ICBM의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김여정은 ICBM에 대해 언급하면서 “대기권재돌입 기술이 미흡했다면 조종전투부(탄두)와 원격자료를 탄착순간까지 받을 수가 없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북한)가 탄착점까지 수신했는가는 의문이라고 할 셈인가”라며, 그동안 고각발사했던 ICBM에서 재진입이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여정은 또 “고각발사만으로는 입증할 수 없고 실제각도로 쏴보아야 알 수 있을 것 뭐 또 이따위 논거로 우리(북한) 전략무기능력을 폄훼해보자고 접어들 것이 뻔할 것 같아 보인다”며 “그에 대한 답변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여정은 이어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며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김정은의 의중을 가장 잘 담고 있다는 김여정이 ICBM을 고각발사가 아니라 정상각도로 발사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입니다.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북한 ICBM 화성-14형, 15형, 17형은 사거리가 1만 km에서 1만 5천 km까지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ICBM을 정상각도로 실거리 발사한다는 것은 태평양상으로 ICBM을 발사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이 그동안 중거리미사일 화성-12형을 일본 열도를 넘겨 발사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겨냥할 수 있는 사거리 1만 km 이상의 장거리미사일을 실거리 발사한 적은 없는데, 이걸 실제로 하겠다는 것이 김여정의 오늘 언급입니다.
물론, 북한이 태평양상으로 ICBM을 실거리 발사한다고 해서 재진입이 검증될 수 있느냐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태평양으로 탄두가 떨어지더라도 그 안에 있는 내용물이 제대로 보존됐는지를 검증하려면 해당 지역에서 선박으로 떨어진 탄두를 건져올려서 보거나, 탄두에 들어있는 통신기기의 통신 여부를 북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태평양에 선박을 보내서 탄두를 건져올리기도 어렵고,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위성중계시스템이 없는 한 태평양과 평양이 통신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더라도 북한 ICBM이 태평양에 떨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국제사회에 주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막말을 또 쏟아냈습니다. 북한이 이틀전 실시한 정찰위성 시험에 대해 남한 내에서 위성사진 수준이 조악하다는 등 혹평이 나오자 이에 반발한 것입니다. “주둥이에서 풍기는 구린내” “개나발들을 작작” 처럼 김여정 특유의 막말이 쏟아졌는데, 이것보다 더 주시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이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정상각도 발사를 시사했다는 점입니다.
왜 중요한데
북한은 그동안 여러 차례 ICBM을 발사했습니다. 화성-14형, 15형, 17형으로 일컬어지는 액체연료 기반 ICBM을 여러 차례 발사해왔는데, 동해에서 고각발사하는 방식으로 시험이 이뤄졌습니다. 고각발사란 정상각도보다 훨씬 고도를 높여서 쏴서 ICBM의 추진력을 검증하는 시험 방식입니다.
2017년 7월에 두 차례 발사한 화성-14형 미사일이 최대고도 2,802km와 3,724km까지 올라갔고, 2017년 11월에 발사한 화성-15형은 최대고도가 4,475km까지 올라갔습니다. 올해 3월 발사한 화성-15형은 최대고도가 6248.5km까지, 지난달(11월) 발사한 화성-17형은 최대고도가 6040.9km까지 올라갔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높은 고도까지 ICBM을 발사한 것은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1만 km가 넘는 지역까지 미사일이 날아가게 되는데, 이는 국제적으로 너무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태평양상으로 ICBM을 발사했을 경우 어떤 파장이 일어날지 따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짐작이 가실 것입니다. 따라서, 고도를 높이 올려 ICBM의 추진력이 이 정도 된다는 것을 주변에 과시하는 방식으로 ICBM을 개발해 온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각발사로는 탄두의 대기권재진입을 검증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대기권재진입이란 ICBM이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대기권에서 생기는 엄청난 열과 압력을 이기는 기술인데, 이 열과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면 미사일 머리 부분에 있는 탄두가 다 타버리기 때문에 폭탄으로써 의미가 없습니다. 이 밖에도, 대기권재진입이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탄두가 대기권에 비스듬히 재진입하게 되면 대기권 층에서 탄두가 튕겨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재진입은 대기권에서의 높은 열과 압력도 이겨야 하지만, 대기권에 비스듬히 재진입하는 탄두가 대기권 층에서 튕겨나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고각발사를 하면 미사일이 엄청나게 높이 올라갔다가 떨어져 재진입시 생기는 열과 압력을 이겨내는 검증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위에서 내리꽂는 방식으로 탄두가 떨어지기 때문에 탄두가 대기권에서 튕겨나갈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해 탄두가 대기권에 비스듬히 재진입하는 환경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고각발사와 정상각 발사 가운데 어느 쪽 재진입이 어려운가”라는 질문에 “상황이 다른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ICBM의 재진입 기술은 정상각으로 발사하지 않는 한 검증되지 않는 것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김여정은 오늘 담화에서 ICBM의 정상각도 발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김여정은 ICBM에 대해 언급하면서 “대기권재돌입 기술이 미흡했다면 조종전투부(탄두)와 원격자료를 탄착순간까지 받을 수가 없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우리(북한)가 탄착점까지 수신했는가는 의문이라고 할 셈인가”라며, 그동안 고각발사했던 ICBM에서 재진입이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여정은 또 “고각발사만으로는 입증할 수 없고 실제각도로 쏴보아야 알 수 있을 것 뭐 또 이따위 논거로 우리(북한) 전략무기능력을 폄훼해보자고 접어들 것이 뻔할 것 같아 보인다”며 “그에 대한 답변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여정은 이어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며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할 가능성을 밝혔습니다. 김정은의 의중을 가장 잘 담고 있다는 김여정이 ICBM을 고각발사가 아니라 정상각도로 발사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입니다.
한 걸음 더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북한 ICBM 화성-14형, 15형, 17형은 사거리가 1만 km에서 1만 5천 km까지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ICBM을 정상각도로 실거리 발사한다는 것은 태평양상으로 ICBM을 발사하겠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이 그동안 중거리미사일 화성-12형을 일본 열도를 넘겨 발사한 적은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을 겨냥할 수 있는 사거리 1만 km 이상의 장거리미사일을 실거리 발사한 적은 없는데, 이걸 실제로 하겠다는 것이 김여정의 오늘 언급입니다.
물론, 북한이 태평양상으로 ICBM을 실거리 발사한다고 해서 재진입이 검증될 수 있느냐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태평양으로 탄두가 떨어지더라도 그 안에 있는 내용물이 제대로 보존됐는지를 검증하려면 해당 지역에서 선박으로 떨어진 탄두를 건져올려서 보거나, 탄두에 들어있는 통신기기의 통신 여부를 북한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태평양에 선박을 보내서 탄두를 건져올리기도 어렵고,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위성중계시스템이 없는 한 태평양과 평양이 통신을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렇더라도 북한 ICBM이 태평양에 떨어졌다는 것만으로도 국제사회에 주는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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