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김은숙 "고2 딸이 '언제적 김은숙이야'라고 해 충격…염색도 포기"

강효진 기자 2022. 12. 20.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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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작가가 '더 글로리' 집필 계기를 밝혔다.

김은숙 작가는 기획 계기에 대해 "제가 내일 모레면 고2가 되는 딸 학부형이다. 학교폭력이란 소재는 저에게 가까운 화두였다. 그 날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제 걱정은 늘 저 때문에 불필요한 관심을 갖고 다른 오해로 번지지 않을까 했다. 딸이 한 마디로 정리했다. '엄마 언제적 김은숙이야'라고 했다. 첫 번째 충격이었다. 두 번째는, '엄마는 죽도록 때리면 더 가슴아플 것 같아? 죽도록 맞으면 더 가슴아플 것 같아?'라고 했다. 그게 너무나 지옥이었다. 그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들이 확 펼쳐졌다. 그래서 '엄마 작업실 좀' 하고 컴퓨터를 켰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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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숙 작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김은숙 작가가 '더 글로리' 집필 계기를 밝혔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가 20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 김은숙 작가, 안길호 감독이 참석했다.

김은숙 작가는 기획 계기에 대해 "제가 내일 모레면 고2가 되는 딸 학부형이다. 학교폭력이란 소재는 저에게 가까운 화두였다. 그 날도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제 걱정은 늘 저 때문에 불필요한 관심을 갖고 다른 오해로 번지지 않을까 했다. 딸이 한 마디로 정리했다. '엄마 언제적 김은숙이야'라고 했다. 첫 번째 충격이었다. 두 번째는, '엄마는 죽도록 때리면 더 가슴아플 것 같아? 죽도록 맞으면 더 가슴아플 것 같아?'라고 했다. 그게 너무나 지옥이었다. 그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들이 확 펼쳐졌다. 그래서 '엄마 작업실 좀' 하고 컴퓨터를 켰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목을 고민하던 중 피해자 분들의 글을 많이 읽게 됐다. 그 분들 공통점이 현실적인 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를 원하신다고 하더라. 세속에 찌든 저로서는 진심어린 사과로 얻어지는 것이 뭘까 고민했다. 얻는 것이 아니라 되찾고자 하는 거구나. 폭력의 순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잃는다. 인간의 존엄, 명예 같은 것이다. 그 사과를 받아내야 원정이고 거기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더 글로리'로 지었다. 그게 피해자 분들에게 드리는 응원이다. 그 분들의 원정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은숙 작가는 작업하며 어려웠던 점에 대해 "제 대표작들이 그동안 알콩달콩했다. 제 첫 장르극이 잘 상상이 안되시는 것 같다. 그 사이에 못 본 동안 모습도 많이 변했지 않나. 염색도 포기했다. 고등학생 딸과의 생활은 매일 매일 '존윅' 아니면 '테이큰'이다. 알콩달콩할 겨를이 없어서 진짜 나쁜 것을 잘 쓸 수 있겠더라. 온간 악을 담아 장르극 도전했다"고 밝혔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30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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