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 "'더 글로리', 학교 폭력 피해자에게 건네는 응원"
김은숙 작가는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열린 '더 글로리' 제작발표회에서 "고 2가 되는 딸의 학부형이다. 학교폭력이란 소재는 저에게 가까운 화두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도 (딸과) 그런 이야길 하고 있었다. 저 때문에 불필요한 관심을 받진 않을지.그런데 딸이 '엄마. 언젯적 김은숙이야'라고 하더라. 첫 번째 충격이었다"면서 "그리고 '엄마는 내가 죽도록 맞는 게 가슴 아픈지, 죽도록 때리는 게 가슴 아픈지'에 관해 묻더라. 두 번째 충격이었다. 이후 많은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리곤 작업실에 가 컴퓨터를 켰다"고 작품을 기획하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김은숙 작가는 "피해자들의 글을 많이 읽게 됐다. 현실적인 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는 공통점이 있더라. 세속에 찌든 저는 '사과로 얻는 게 뭘까'를 고민했다. 근데 얻는 게 아니라 되찾고자 하는 거더라"며 "폭력의 피해자가 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걸 잃게 되는데, 영광 같은 것이다. 그 사과를 받아야 원점이고,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그래서 제목을 '더 글로리'로 지었다. 세상의 피해자들에게 드리는 응원이다. 그들의 원점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대표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거장인 김 작가는 "대표작들이 그간 알콩달콩했다. 그래서 첫 장르극이 상상되지 않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지금 모습도 많이 변했다. 염색도 포기하고, 고등학생 딸과의 생활은 알콩달콩할 겨를이 없다. 진짜 나쁜 걸 잘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온갖 악의를 담아 장르극에 도전했다"고 했다.
대본을 쓰다 로맨틱 코미디 신을 쓰고 싶은 욕심이 들지는 않았냐는 질문에는 "(이도현이 연기하는) 여정과 (송혜교가 연기하는) 동은이 어려웠다. 연애와 연대의 중간인데, 대본을 쓰다보면 화가 나서 날리는 거다. 초고를 내놓으니 감독님이 '장르물 아니었나. 로코 멜로인가'라고 하더라. 정신 차리고 다시 작업했다. 두 사람을 붙여놓으니 너무 예쁜 거다. 많이 갔다가 적당한 거리로 돌아오는 작업을 계속 했다"고 말했다.
30일 공개되는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 수많은 히트작으로 사랑받은 김은숙 작가와 '비밀의 숲' '해피니스' 'WATCHER(왓쳐)'의 안길호 감독이 협업한 작품이다.
김은숙 작가와 '태양의 후예'로 호흡을 맞춰본 바 있는 배우 송혜교가 처음으로 장르물에 도전한다.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 등이 출연한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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