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 “첫 장르물, 학부형으로서 ‘학폭’은 가까운 화두”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글로리’ 한 장면.

김은숙 작가가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글로리’(감독 안길호)를 집필한 계기를 공개했다.

김은숙 작가는 20일 오전 넷플릭스 새 시리즈 ‘더 글로리’ 제작보고회에서 작품 집필 이유를 묻자 “낼 모레면 고2가 되는 딸의 학부형이다. 그러다보니 학폭이란 소재는 가까운 화두였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그날도 그런 얘기를 하고 있었다. 내 걱정은 늘 나때문에 딸이 불필요한 관심을 받지 않을까였는데 딸이 ‘언젯적 김은숙이야’라며 한마디로 정리하더라. 이어 딸이 ‘엄마는 내가 누굴 죽도록 때리면 가슴아플 것 같아? 죽도록 맞으면 가슴아플 것 같아?’라고 물었는데 너무 충격이었고 지옥이었다”며 “짧은 순간에 많은 이야기가 확 펼쳐졌고, 그렇게 시작된 게 ‘더 글로리’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목에 담긴 뜻을 묻자 “제목을 고민하던 중 피해자들을 많이 만나게 됐다. 그들의 공통점은 현실적인 보상보다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하더라. 세속에 찌든 나는 진심어린 사과로 얻어지는 게 뭘까 고민해보니 ‘얻는 게 아니라 되찾고 싶은 거구나. 인간의 존엄이나 명예, 영광 같은 것들, 그것에 대한 사과를 받아야 원점이고 거기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에 ‘더 글로리’라는 제목을 지었다. 피해자들에게 드리는 응원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로맨스물 대가로서 첫 장르물에 도전하는 심경을 묻자 “내 대표작이 알콩달콩해서 내가 쓴 장르물이 잘 상상이 안 되지 않나”라고 운을 뗀 뒤 “내 모습도 많이 변했다. 염색도 포기했다. 고등학생 딸과 생활은 ‘존윅’ 아니면 ‘테이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짜 나쁜 거 잘 쓰겠더라. 악의를 담아 장르물에 도전했다”고 대답했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다.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정성일 등이 출연했고, 안길호 감독, 김은숙 작가가 힘을 합쳤다. 오는 30일 공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