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부동산시장···서울 상업용빌딩 거래도 금융위기 수준 급락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강윤중 기자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서울의 빌딩 거래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부동산 전문업체 ‘부동산 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서울지역 빌딩 매매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 상업·빌딩 매매 거래량은 80건에 그쳤다. 이는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거래량 수준이다. 2008년 10월 서울지역 빌딩거래량은 88건에 그쳤으며 11월에는 50건까지 급락했다. 12월은 69건, 2009년 1월 61건으로 넉달 연속 100건 아래의 거래량을 보였다.

국토부 실거래가 자료가 공개된 2006년 이후 서울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빌딩 매매 건수가 두자릿수에 그친 것은 금융위기 당시를 제외하면 올해 10월이 13년만에 처음이다.

빌딩 매매시장은 매년 월평균 최소 200~300여 건 이상 거래량이 유지돼 왔다. 2016년 월 평균 360건, 2017년 275건, 2018년 237건, 2019년 236건, 2020년 283건, 2021년 327건, 올해 상반기 월평균 247건으로 높은 거래량을 이어왔으나 7월들어 100건대로 떨어진 이후 점차 거래가 줄어들고 있다. 10월 거래량은 전년 동월(262건) 대비 69.5% 급감했다.

특히 최근 1년새 거래량이 가장 크게 줄어든 지역은 GBD(강남·서초구)로, 올해 10월에는 단 15건만 거래됐다. 전년 동월(59건) 대비 74.6% 줄어든 것으로 서울 3대 업무지구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CBD(중·종로구)와 YBD(마포·영등포구)는 각각 71.7%, 68.4% 씩 거래량이 줄었다.

부동산플래닛

거래량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매매금액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10월 서울 상업·업무용 빌딩 매매거래금액은 1조3603억원으로 전년 동월(2조700억원) 대비 34.3% 감소했다. 거래량은 69.5% 줄어들었지만 거래금액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줄어들지 않은 것이다. 부동산플래닛은 “ 종로타워 매매거래액 6214억5000만원이 10월 거래금액에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오피스 임대시장은 여전히 굳건하다. 10월 기준 서울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2.31%로 올해 1월(3.62%)보다 1.31%포인트 감소했다. 권역별로 CBD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10월 기준 4.06%로 다른 권역보다 높았으나 올해 1월부터 지속적인 감소세다. YBD의 공실률은 1.35%, GVD의 공실률은 0.66% 수준에 그쳤다.

오피스빌딩 임대료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서울 권역별 오피스빌딩 전용면적당 비용(NOC)은 3.3㎡ 당 19만5781원으로, 전달(19만4893원)보다 0.5% 증가했다. 지역별로 GBD는 3.3㎡당 20만3000원, YBD 18만7000원, CBD 19만3000원 선이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