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윤시내와 배경모

2022. 12. 20.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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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선 감독의 1982년 영화 '열애(熱愛)'는 짙은 감성의 목소리로 청춘들의 가슴을 흔들던 DJ 배경모(1943∼1978) 일대기다.

그의 '아내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에 곡을 붙인, 최백호가 부른 노래도 나온다.

최인호 소설이 원작인 이장호 감독의 1974년 영화 '별들의 고향' 주제가 '나는 열아홉 살이에요'도 그 시기에 불렀다.

그의 히트곡은 '공연히' 'DJ에게' '인생이란' '고목' '목마른 계절' 등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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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김호선 감독의 1982년 영화 ‘열애(熱愛)’는 짙은 감성의 목소리로 청춘들의 가슴을 흔들던 DJ 배경모(1943∼1978) 일대기다. 그의 ‘아내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에 곡을 붙인, 최백호가 부른 노래도 나온다. ‘손을 담그면 손끝이 시려 올 것만 같은/ 가을의 하늘 아래에서 우리는 만났다/ 나는 너의 애달픈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고개를 숙이면 너의 영혼마저 쏟아져 내릴 것만 같아/ 너는 그때 스물하나의 꽃다운 나이였다’ 하는 가사다. 마지막은 ‘음악도 끝나고 술병도 비었고 친구들도 떠났다/ 너를 두고 이제는 내가 간다’이다. 1970년대에 부산MBC의 PD이던 그는 심야 음악방송 ‘별이 빛나는 밤에’ 진행자, 부산 젊은이들의 ‘음악 성지(聖地)’이던 카네기음악감상실에 이어 무아(無我)음악감상실 DJ 등으로 활동 중에 직장암으로 일찍 타계했다.

‘열애’는 그가 부인 김지현에게 유서로 남긴 시(詩)다. ‘처음엔 마음을 스치며/ 지나가는 타인처럼 흩어지는 바람인 줄 알았는데/ 앉으나 서나 끊임없이 솟아나는/ 그대 향한 그리움/ 그대의 그림자에 싸여/ 이 한 세월 그대와 함께 하나니’ 하고 시작해, ‘태워도 태워도 재가 되지 않는/ 진주처럼 영롱한 사랑을 피우리라’ 하고 끝난다. 부인은 그의 타계 직후에 작곡가 최종혁에게 작곡을 부탁했다. 그 정서를 가장 잘 표현할 가수로 선택된 윤시내는 ‘불꽃 창법’으로 불러, 1979년 발표했다. 윤시내가 낮게 읊조리다가 피를 토하듯 절규하며 열창한 ‘열애’는 ‘한국 가요사에서 가장 처절하고 애절한 노래’라고도 한다.

지난 6월 개봉된 김진화 감독의 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에서 연기도 한 윤시내의 본명은 윤성례다. 서울예술고 졸업 후, 록 그룹 사계절의 보컬로 미8군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서울 명동의 젊은층 음악카페 오비스캐빈에 솔로 가수로도 고정 출연했다. 최인호 소설이 원작인 이장호 감독의 1974년 영화 ‘별들의 고향’ 주제가 ‘나는 열아홉 살이에요’도 그 시기에 불렀다. 그의 히트곡은 ‘공연히’ ‘DJ에게’ ‘인생이란’ ‘고목’ ‘목마른 계절’ 등 많다. 경기 하남시 미사리에서 라이브 카페 ‘열애’를 운영하며, 그 무대에 서온 그가 데뷔 후 오래 미뤄온 첫 단독 콘서트를 내년에는 꼭 열겠다고 한다. 그 공연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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