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성탄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무한 꽃무리

2022. 12. 20. 11:3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때가 7월 하순, '아비뇽 축제' 기간은 라벤더 수확이 끝난 직후였다.

그래도 내가 언제 또 프로방스를 올 수 있을까 싶어 라벤더 로드를 달려 보았다.

꽃은 모일수록 아름다움이 배가되는 쪽으로 진화됐던 것일까.

꽃밭에 나비가 빠질 수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홍년, 화접(花蝶), 1170×2420㎜(부분), 캔버스에 유화, 2022.

이재언 미술평론가

그때가 7월 하순, ‘아비뇽 축제’ 기간은 라벤더 수확이 끝난 직후였다. 그래도 내가 언제 또 프로방스를 올 수 있을까 싶어 라벤더 로드를 달려 보았다. 여행 화보들에서 보았던 보랏빛 물결은 끝내 볼 수가 없었다. 대신 아를로 가는 길에 생각지도 못한 해바라기의 바다를 만났다. 고흐를 사로잡았던 그 노란 물결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꽃은 모일수록 아름다움이 배가되는 쪽으로 진화됐던 것일까. 동종 간에는 질서의 아름다움이 있고, 이종 간에는 다양성과 생명의 활력이 넘친다. 그걸 잘 알고 있는 김홍년, 그의 화면은 여백조차도 꽃으로 채워진다. 거대 화면에서 끝없는 꽃 무리가 연출하는 장관을 보면 ‘다다익선’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미래 권력이 미디어에서 온다는 것을 점친 백남준 미학도 여기서 영감을 얻었는지 모른다. 한 송이보다는 두 송이, 두 송이보다는 세 송이… 그렇게 무한으로 향해가는 화면, 그것이 어떻게 분할되더라도 그 의미와 효과는 보존된다. 꽃밭에 나비가 빠질 수 없다. 성탄의 기쁜 소식에 어울리는 현대적 길상도(吉祥圖).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