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받아든 車·배터리 “中광물 대체 미흡...세부규정 촉각”
자동차업계 “구체적인 조항 나와봐야”
배터리 “중국산 원자재 당장 대체 힘들어”
미국 재무부가 내년 1월 시행할 예정이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핵심 요건인 배터리 부품과 광물 관련 지침을 내년 3월 공개하기로 한 가운데 국내 자동차·배터리 업계의 시선이 세액공제 규칙안에 쏠리고 있다.
차량용 배터리는 IRA가 타깃으로 삼은 중국산 원자재를 당장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는 당장 미국에서 생산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적용 규정이 엄격해진다면 국내 산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업계는 “구체적인 적용 규정이 나올 때까지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일 “미국 재무부의 가이던스 발표를 계속 모니터할 계획”이라며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을 가속하는 한편,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업해 IRA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와 ‘EV6’를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오는 2025년 가동할 예정인 조지아주 공장이 다 지어진 후에야 북미에서 생산할 수 있다.
IRA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IRA 규정이 없는 상업용 친환경차 범위를 렌터카와 단기 리스 차량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IRA 규정은 버스나 트럭 등 상업용 친환경차는 북미 최종 조립요건·광물 및 부품 요건과 관계없이 최대 7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4일 ‘IRA 이행을 위한 1차 의견수렴’ 당시 미국 “재무부에 렌터카와 단기 리스 차량으로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요청이 세부 시행령에 반영된다면 현대차는 렌터카와 단기 리스 차량으로 판매를 확대해 세액공제를 받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 IRA 대응을 위해 기존 앨라배마, 조지아 등 공장에서 전기차 혼류 생산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당장 1월에 시행이 되지 않는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로, IRA 전기차 규정은 국산 자동차에 주는 타격이 크다”면서 “현대차가 렌터카와 단기 리스차량에 대한 요구를 끊임없이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는 중국 광물을 대체할 방법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IRA 규정에 따르면 배터리는 북미에서 조립한 부품을 50%(2029년 100%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의 40%(2027년 80% 이상으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사용해야 보조금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업체는 이미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이 문제다. 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소재 제련의 과반(리튬 58%, 니켈 35%, 코발트 65%, 흑연 70%)이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앞서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아 이를 끌어내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당장 중국에서 제련이 이뤄지고 있는 핵심 광물을 대체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G 에너지솔루션 관계자도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은 워낙 종류가 많지만, 업계 전체적으로 흑연은 의존도가 높은 편”이라며 “현재 핵심 규정에 어떤 내용이 들어갈지를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고 전했다.
SK온은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호주에서는 리튬을 채굴하기로 두 국가 업체와 양해각서(MOU)를 맺은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캐나다 업체와 MOU를 맺은 상황이다. IRA는 중국에 대한 견제를 중심으로 해, 향후 발표될 핵심 규정에서 미국과 FTA를 맺은 우방국인 호주와 캐나다, 인도네시아산 광물은 규제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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