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육아맘 투잡 가능’ 현혹...대리베팅 부업 사기 SNS 활개

2022. 12. 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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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온라인 도박, 이른바 '대리 베팅'을 가장한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

부업을 찾는 주부나 아르바이트를 찾는 대학생들이 쉽게 걸려드는 데다, 수익 보장을 미끼로 수억원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신규 회원인데 단시간에 많은 수익이 나서 본인인증이 필요하다며 500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돈을 벌었다는 생각에 황씨가 요구에 따르자 상대방은 재차 "수수료 1500원을 빠트렸다"며 정확하게 500만1500원을 다시 보내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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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에 22배 수익 보장”
계좌오류 등 핑계 입금 요구
투자금 회수요구땐 지연대응
일반인 피해금액 최대 수억원
‘주부 투잡’을 강조하며 투자를 유도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온라인 도박, 이른바 ‘대리 베팅’을 가장한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 부업을 찾는 주부나 아르바이트를 찾는 대학생들이 쉽게 걸려드는 데다, 수익 보장을 미끼로 수억원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주부 황현진(29·가명)씨는 지난 달 중순, 낯선 인스타그램 계정으로부터 팔로우 신청을 받았다. 해당 계정을 둘러보던 황씨는 ‘수익 100% 내기’, ‘당일수익 당일결제’, ‘주부&육아맘 투잡가능’이란 문구와 함께 올라온 카카오톡 오픈채팅 링크를 보고 A씨에게 대화를 신청했다.

A씨는 “나는 아시아 정상 수준의 플레이어”라며 온라인 카지노 홈페이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황씨의 돈으로 대리 카지노 게임을 해 큰 수익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황씨가 불안해하자 A씨는 카지노 홈페이지에 있는 ‘출금 현황’을 보라고 했다. 거기엔 실제 사람들이 돈을 벌어간 것처럼 보이는 내역이 게재돼 있었다.

황씨가 200만원을 입금하자 1시간 후 해당 홈페이지엔 22배의 수익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황씨가 출금을 요구하자, A씨의 말이 바뀌었다. 신규 회원인데 단시간에 많은 수익이 나서 본인인증이 필요하다며 500만원을 추가로 요구했다. 돈을 벌었다는 생각에 황씨가 요구에 따르자 상대방은 재차 “수수료 1500원을 빠트렸다”며 정확하게 500만1500원을 다시 보내라고 요구했다. 이렇게 황씨는 순식간에 1200만원가량을 보냈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A씨는 ‘계정에 문제가 생겼다’며 480만원을 입금하라고 하고, 황씨가 “수중에 돈이 없다”고 하자 50만원을 빌려주겠다고까지 했다. A씨는 황씨가 계좌번호를 잘못 입력했다는 이유로 동일 금액을 다시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짧은 시간 동안 황씨가 A씨 말에 홀려 보낸 돈은 총 2100만원이 됐다.

이튿날까지 기다린 황씨가 출금을 요구했지만 상대방은 ‘계정 확인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핑계를 내며 차일피일 이뤘다. “수익은 됐으니 원금만 달라”는 말에도 출금이 이뤄지지 않자, 황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달 22일 경기 남양주북부경찰서가 접수해 수사 중이다. 황씨는 “아이들도 있다 보니 목돈을 한 번 만들어 볼 생각이었다”고 했다.

이같은 SNS 베팅 사기는 소액에서 시작해 점점 불어난다는 점에서 일반인이 범행의 표적이 되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기 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장서연 변호사(법률사무소 리연)는 “피해자 대부분은 주부나 대학생 등 SNS에서 투자 정보를 무심코 접한 일반인”이라며 “키워드만 바꿔가며 똑같은 유형의 사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 최근엔 ‘대리 배팅’명목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피해금액은 수천만원부터 최대는 8억원인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실제 20일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주부 부업’, ‘학생 부업’, ‘직장인 부업’ 등의 키워드를 검색하면 ‘즉시 수익이 가능하다’며 투자를 유도하는 계정이 대거 검색된다. 대다수가 일반인 사진을 게시해놓고 피해자를 유인하고 있다. 황씨도 “실명과 사진을 걸어놓고 직접 돈을 빌려주기까지 하니 의심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SNS 이용이 점점 늘면서 관련 사기 피해자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라며 “경찰이 사기를 벌이는 SNS 계정을 비롯해 광고 수단, 계좌 등 다양한 단서들을 통해 검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이용자들의 경계와 주의”라고 당부했다.

박혜원 기자

k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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