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바이오시밀러 후발 주자들...생존확률은
폴루스, 무리한 설비 확충에 무너져
프레스티지, 3년 넘게 글로벌 진출 지연
"시밀러는 타이밍 중요… 특화된 전략 필요"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한 때 기업가치가 3000억원에 달했던 바이오시밀러 업체 폴루스가 지난달 파산했다. 생산 설비를 무리하게 확충하는 과정에서 추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궁지에 몰렸다. 폴루스는 ‘제2의 셀트리온’을 노리며 설립 1년 만인 지난 2016년 1000억원 가량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업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3년 넘게 지연되고 있다. 일찌감치 유럽과 미국 시장 진출을 노렸지만 품목 허가 심사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경쟁 제품과 비교해 6년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설립 7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상용화된 제품이 없어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뛰어든 후발 주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남이 성공한 길을 빠른 시간 내 따라 잡는 이른바 ‘패스트 팔로워’들을 제외하고는 가격 경쟁력, 생산 능력 등 넘어야 할 문턱이 많아 살아남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경우 자체 플랫폼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미 특허가 끝난 제품 상용화에 ‘올인’하는 전략이 아쉽다는 의견이 나온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2019년 4월 처음 유럽의약품청(EMA)에 품목허가를 처음 신청했지만 3년 넘게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회사는 2019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준비해 왔다. 최근 4차 사전미팅까지 마쳐 내년 초 품목허가신청서(BLA)를 제출한다는 목표다.
서동철 의약품정책연구소 소장은 “특허가 끝난 지 한참 지난 상황에서 지금 허가를 준비하는 건 제대로 된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 발 빠른 기업들은 특허가 끝나기 한참 전부터 소송을 불사할 만큼 치열하게 시장 진입을 준비한다”며 “그만큼 바이오시밀러는 ‘타이밍’이 중요하며, 언제 시장에 진출할 지가 가격 경쟁력 만큼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짚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이미 4~5년 전부터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며 “레드오션에서 출혈 경쟁 중이며 대규모 시장을 장악할 자본을 갖지 않는 이상 이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들이 특화된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마나 가능성 있는 곳은 중남미 시장이다”면서 “이들 국가에서는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요구하는 상황이라 이 지역을 대상으로는 도전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석지헌 (cak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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