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트 연구진, 항생제 내성 극복할 '고분자 항생물질' 개발

연구결과가 게재된 국제 학술지 Angewante Chemie International Ed. 61판 51호 표지(지스트 제공)/뉴스1

(광주=뉴스1) 조영석 기자 =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우리 몸 안에서 세균과 맞서 싸우는 단백질인 항균 펩타이드의 구조와 기능을 모방한 신규 고분자 물질을 개발했다.

지스트 신소재공학부 이재석 초빙석학교수 연구팀은 자연 펩타이드와 비슷한 아마이드 구조의 '폴리이소시아네이트(Polyisocyanate)'로부터 항균 펩타이드를 모사한 새로운 인공 고분자 물질을 개발하고, 이 물질의 항균성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공 고분자 합성을 통해 항생제 내성 세균에 대항하는 새로운 항생물질을 개발하는 후속 연구의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이 합성에 성공한 '교대배열(alternating sequence) 폴리이소시아네이트' 공중합체는 자연 항균 펩타이드와 매우 비슷한 구조로 세균의 표면을 구성하는 인지질 이중막을 파괴할 수 있다.

연구팀은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을 대상으로 한 항균시험을 통해 이 물질의 항균성을 확인했다.

인체의 단백질 분해효소가 항균펩타이드를 즉각 분해하기 때문에 항생제 임상시험에서는 번번이 실패으나 폴리이소시아네이트는 단백질의 분자구조와 완전히 같지 않기 때문에 단백질 분해효소에 의해 바로 분해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석 교수는 "기능은 기존의 항생제와 비슷하면서도 단백질 분해효소로부터 공격받기 어려운 인공 고분자인 항생제 물질의 합성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분자구조의 최적화를 통해 고분자 기반 물질로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하고, 폴리이소시아네이트의 항균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독일화학회의 저명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 International Ed.)’에 12일자 온라인 표지 논문으로 선정, 게재됐다.

kanjo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