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얼라이브] "콩팥에서 다시 신장으로…현직자 의견 수렴·절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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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의학용어 전체를 모두 순우리말화 하는 작업이 진행됐었는데 익숙치 않은 용어에 적응하지 못한 현직 의료인들의 문제 제기로 다시 한자어 사용을 확대하게 됐습니다."
'공감하는 과학용어 만들기'라는 주제로 20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개최된 '제3회 사이언스 얼라이브'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조영욱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경희대 의대 교수)는 의학용어를 개정하는 데 실제 사용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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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의학용어 전체를 모두 순우리말화 하는 작업이 진행됐었는데 익숙치 않은 용어에 적응하지 못한 현직 의료인들의 문제 제기로 다시 한자어 사용을 확대하게 됐습니다."
'공감하는 과학용어 만들기'라는 주제로 20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개최된 '제3회 사이언스 얼라이브'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조영욱 대한의사협회 학술이사(경희대 의대 교수)는 의학용어를 개정하는 데 실제 사용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동아사이언스가 3년째 진행하고 있는 사이언스 얼라이브는 과학자와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과학용어와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만들기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행사다. 올해 행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주관, 한국과학창의재단 후원으로 열렸다.
조 학술이사는 "과학용어와 법률용어, 군사용어 등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용어는 쉬운 우리말로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며 "영어를 한글로 바꾸자는 의견에는 대부분 찬성하는 편이지만 이미 익숙해진 일본식 한자어를 개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모든 한자어를 순우리말화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이미 익숙해진 용어를 개정하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도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1976년 발족한 의학용어제정심의위원회를 통해 의학용어를 개정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1977년 11월 발간된 제1집을 시작으로 2020년 4월 출판된 제6판까지 총 여섯 번의 의학용어집이 발간됐다.
그중에서 제4판은 순우리말 용어를 대거 채택해 파격적인 변화를 줬다. 조 학술이사는 "그간 한자로 표기했던 것과 달리 2001년 발간된 제4판에서는 처음으로 책의 제목도 한글로 표기하고 당시 순우리말로 개정된 해부학용어를 대폭 수록했다"고 말했다. 제4판에서는 한자어 용어 병기 표기도 많이 배제됐다.
그런데 현장에서 반발 의견이 나왔다. 조 학술이사는 "순우리말 용어에 적응이 안된 현직 의료인들이 낯선 순우리말 용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이미 익숙한 한자어를 굳이 순우리말로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후 제5판에서는 학회와 현직 의료인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존의 한자어 용어를 순우리말 용어와 병기해 처리하고 사용자의 선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조 이사는 "큰 변화를 꾀했던 제4판에 대해 현직 의료인의 의견을 반영하게 됐다"며 "의학용어 사용자들의 충분히 수렴하는게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2020년 4월 발간돼 현재까지 사용 중인 제6판에는 5만748개 의학용어에 대해 '권장용어'의 개념을 도입했다. 한자어 용어와 순우리말 용어가 병기되는 경우 사용을 권장하는 용어를 앞에 둬 점차 권장용어가 사용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abdomen'은 '복부(권장용어)', '배'를 병기하고 'kidney'는 '신장(권장용어)', '콩팥', 'pancreas'는 '췌장(권장용어)', '이자'로 표기하는 식이다. 권장용어는 한자어라도 실제 사용자들이 익숙한 용어를 채택한다.
조 학술이사는 "어려운 한자어 용어는 잘 선별해 쉬운 한글용어로 변경해야 하지만 의견이 통일되지 못하는 경우 권장용어의 개념을 도입해 몇년 동안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운영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성과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영애 기자 ya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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