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싸게 빌려 비싸게 대출…예대마진율 시중은행 대비 최대 6배
증권사들이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해 고객에 빌려줄 때는 고금리를 적용해 1년에 수천억원이 넘는 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20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증권금융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9월 말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융자받는 금리는 3.02% 수준이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대출해줄 때 받는 금리는 대출 기간에 따라 최저 연 5.55%에서 최고 연 8.92%에 달해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차이인 이자마진율이 2.53%포인트~5.9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9월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NH농협은행)의 예대마진이 0.97%포인트~1.83%포인트인 것보다 최대 6배 높다.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빌려준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9월 말 기준 17조1648억원에 달한다. 증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 (2조6489억원 )이 가장 많다. 삼성증권(2조5967억원)과 키움증권(2조4434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고객에게 대출해줄 자금 상당액을 한국증권금융에서 빌린다. 증권사들이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대출받은 잔액은 9월 말 기준 7조6852억원이다. 이를 근거로 조달금리와 대출금리차를 고려해 계산하면 1년간 수익은 최소 1944억원에서 최대 4534억원에 이른다.
양 의원은 “증권사들이 고객에게 대출해 줄 때는 주식 등 확실한 담보를 설정하면서 이같이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이제 증권사들도 은행 예대마진 공시와 같이 조달금리와 대출금리를 투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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