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협 비판' 선거공보물 삭제요청 논란…法 "표현의 자유 침해"

기사내용 요약
제52대 변협회장 선거 앞두고 법정 다툼
안병희 후보 "선관위가 공보물 사전검열"
法 "관리권 한계 벗어나" 가처분 일부 인용

[서울=뉴시스]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안병희 후보와 선대위 관계자들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가처분 신청을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2.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신귀혜 기자 =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안병희(60·군법무관7회) 변호사가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측의 '공보물 사전 검열'을 주장하며 변협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이 일부 인용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전보성)는 안 후보가 이종엽 변협회장과 조동용 변협 선관위원장을 상대로 낸 선거운동 방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이날 일부 인용하며 "오는 23일 예정된 선거 제2차 선거 인쇄물 발송 시 안 후보자 측 인쇄물을 함께 발송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인쇄물 시안의 내용은 사회 통념상 허용 가능한 범위 내의 비판으로, 이를 대외적으로 변호사 및 변호사단체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는 표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선관위가 안 후보 측에서 당초 제작한 인쇄물 12면 중 2면 전체를 삭제하도록 한 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 선거운동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선관위에 부여된 선거관리권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보자는 선관위가 발송하는 인쇄물 외 다른 문서를 배포할 수 없는 점을 고려하면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고 판시했다.

지난 12일 안 후보는 "선관위는 후보자 공보물을 검토한다면서 공보물을 검열하고 가위질하고 있다"며 이번 가처분 신청을 냈다.

안 후보의 선거 인쇄물 지면에는 현 변협 집행부의 회비 남용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선관위 측은 '변호사단체의 명예와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라며 내용 삭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선관위가 선거 인쇄물에 대해 강도 높은 수정 및 삭제 요청을 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선거 개입이자 업무방해 행위라고 할 수 있다"며 "선관위는 어느 선거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월권행위를 하며 편파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관위 수정을 받아들여 1차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선관위는 돌연 12면 중 2면을 삭제하라고 요구했다"며 "선관위가 (2차 수정) 재검토 후 정해진 기간 내 공보물을 인쇄, 제출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제52대 변협회장 선거는 2023년 1월16일 진행된다. 이에 앞선 13일 조기 투표가 진행되며 선거운동 기간은 15일까지다.

선거는 결선 투표 없이 본투표만으로 진행된다. 투표용지를 이용한 현장 투표만 진행되며, 제51대 협회장 선거에 도입된 전자 투표는 진행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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