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기억해? 이효리의 오열, 시청자도 먹먹해졌다('캐나다 체크인')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2. 12. 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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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체크인’, 이효리의 진심이 이역만리 강아지들과 닿을 때

[엔터미디어=정덕현] 공항에서 그곳을 이효리는 '통곡의 기둥'이라 불렀다. 해외 입양을 보내는 강아지들을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임시보호자들이 결국은 무너져 눈물을 쏟아내는 곳. 그 앞에서 한 임시보호자는 자신이 보호했던 강아지 피트를 껴안고 한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임시보호자는 이효리와 함께 피트의 이동봉사를 하게 된 인숙에게 "우리 피트 잘 부탁드려요"라고 말하며 오열했다.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아는 인숙은 그를 꼭 껴안아주었다. 그 영상을 이상순과 함께 보며 이효리도 눈물을 흘렸다. "저 마음 알지? 내가 입양하지 못한 미안함,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서운함, 그리고 애들 고생하지 않을까 걱정..."

tvN 예능 <캐나다 체크인>은 해외로 입양된 강아지가 어떻게 살고 있는가가 궁금해 캐나다로 떠난 이효리를 따라간다. 물론 여행의 요소가 없진 않지만 일반적인 평범한 여행일 수는 없다. 임시보호를 했거나 시설에서 만나 가깝게 지냈던 강아지들을 캐나다 이역만리에 떠나보내는 마음은 복잡하다. 그곳이 훨씬 좋은 환경이라는 점에서 기꺼이 보내줘야 하지만, 그간 쌓인 정들은 이별의 순간을 못내 아프게 만드니 말이다.

게다가 이효리는 이렇게 캐나다로 입양됐던 강아지들을 만나러 가는 걸, 애초 방송을 위해 기획한 게 아니었다. 그냥 만나러 가고 싶었고, 김태호 PD에게 "따라올 테면 따라오라"는 식으로 얘기했을 뿐이었다. 방송으로 기획된 게 아니라, 이효리의 진심이 우선이 되어 방송으로 묶여진 프로그램. <캐나다 체크인>은 그래서 전적으로 이효리의 이 진심을 따라다닌다.

떠나는 과정 역시 예사롭지 않다. 그건 이동봉사라는 해외입양 강아지들과 함께 동행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다. 그것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고, 해외입양이 필요한 강아지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일이라는 걸 이효리는 직접 봉사하는 과정을 담아 보여줬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을 더 많은 이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이효리의 마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캐나다는 관광지로도 유명한 곳이고, 그저 바라보는 풍광만으로도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곳이지만, <캐나다 체크인>은 그런 감성을 전해주면서도 동시에 이 프로그램의 취지라고도 할 수 있는 반려견이라는 관점을 일관되게 유지한다. 고단한 하루 끝에 당도한 호텔에서 인숙은 유나의 임시보호자 편지를 보며 또 울컥한다. 아직 한 살도 되지 않은 믹스견으로 보호소 안락사 대상이었던 유나. 그 편지에는 '저의 아이 유나'의 이동봉사자가 되어줘서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이 담겨있었다. 떠나보낸 임시보호자의 마음이 느껴졌다.

다음 날 처음으로 만난 강아지는 산이. 논밭에 버려졌던 걸 한 아저씨가 구조해 보호소에서 이효리가 만났던 아이였다. 이역만리. 과연 산이는 이효리를 기억할까. 이산가족 상봉의 한 장면처럼 이효리가 "산이야"라고 부르는 그 순간, 산이는 꼬리를 흔들며 다가와 이효리의 품에 안겼다. 반가운 마음에 웃고 있었지만 눈에서는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눈을 마주치고 혀로 얼굴을 핥고 좋아하는 산이와 이효리의 교감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먹먹하게 만드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캐나다의 반려견 환경도 자연스럽게 방송에 담겼다. 목줄 없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펜스 안에서 산이는 활발하게 다른 개와 뛰어 다녔다. 저 편으로 강물이 보이는 풍광 속에서 행복하게 지내는 산이를 확인하는 마음. 이효리의 얼굴에는 활짝 미소가 피어올랐다. 두 번째 찾아간 공손은 인숙에게 특별한 아이였다. 구조자로부터 인계받아 해외입양 전까지 인숙과 함께 지냈던 아이. 취재진들까지 낯선 이들이 있어 어리둥절해하던 공손은 인숙이 부르자마자 달려와 꼬리를 흔들며 그의 얼굴을 핥아주었다.

그렇게 멀리 떨어져 시간이 꽤 지났지만 여전히 이어지는 마음의 교감. 말이 아니고 온 몸으로 전하는 교감이라 더더욱 전해지는 진심. <캐나다 체크인>은 바로 그 진심을 따라가는 프로그램이다. 물론 캐나다가 주는 여행의 정서가 설렘을 주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헤어졌다 다시 만난 그들의 마음이 겹쳐지는 기적 같은 순간이 주는 먹먹함이 더 깊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이효리의 그 마음과 교감하게 해준다. 그걸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따뜻함에 시청자들의 눈시울도 촉촉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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