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시각] 라스트 댄스

2022. 12. 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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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이 노랠 들으며 마지막 춤을 출 거야. 이 순간을 기억해. 언제까지라도."

빅뱅의 라스트 댄스(LAST DANCE) 노랫말이다.

"듣는 이마다 의미가 다르게 느껴지겠지만 라스트 댄스의 '라스트'는 마지막이란 의미라기보다는 최고의 순간을 떠올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최근 은퇴한 야구선수 이대호의 마지막 경기들도 '라스트 댄스'란 명칭이 따라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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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이 노랠 들으며 마지막 춤을 출 거야. 이 순간을 기억해. 언제까지라도.”

빅뱅의 라스트 댄스(LAST DANCE) 노랫말이다. 2016년에 공개된 노래인데 빅뱅은 인터뷰에서 이 노래를 이렇게 표현했다. “듣는 이마다 의미가 다르게 느껴지겠지만 라스트 댄스의 ‘라스트’는 마지막이란 의미라기보다는 최고의 순간을 떠올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원래 마지막은 최고의 순간일 수 없다. 줄기차게 외웠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만 봐도 그렇다. 절정 뒤의 퇴장. 굳이 문학작품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인생사 대부분이 그렇다. 마지막이 최고의 순간이었던 때가 있었던가.

2022 카타르월드컵에 다시 ‘라스트 댄스’가 소환됐다. 월드컵을 관통한 대표 키워드다. 리오넬 메시 덕분이다. 결승전이 끝난 후 메시는 마치 10대 소년인 양 웃었다. 그라운드에 누워 몸을 동그랗게 말아보기도 했고, 테이블 위에 올라가 춤도 췄다. 그냥 계속 웃었다. 작은 체구에 ‘비슈트(BISHT)’란 왕의 옷까지 걸친 모습도 천상 아이 같았다. 수없이 많은 우승컵을 들어봤을 메시인데 전 세계 통용의 ‘발동동’ 우승컵 세리머니까지 생략했을 만큼 정신없이 좋았나 보다. “은퇴하지 않겠다”는 이후 인터뷰를 보니 또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메시를 만날 수 있겠다. 그래도 아마 월드컵은 마지막일 것이다. 전 세계가 기억할 메시의 마지막 춤, 그 무대는 2022년 12월 19일로 기록될 것이다.

라스트 댄스는 최근 들어 널리 쓰이는 말이다.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이름, ‘마이클 조던 더 라스트 댄스’로도 유명세를 탔다. 라스트 댄스는 통상 운동선수에게 널리 쓰인다. 최근 은퇴한 야구선수 이대호의 마지막 경기들도 ‘라스트 댄스’란 명칭이 따라다녔다. 메시의 라스트 댄스를 중계하는 전 축구선수 안정환 해설위원은 유난히 목소리가 차분해 보였다. 기분 탓일까. 축구선수로 또 다른 축구선수의 찬란한 마지막 무대를 바라보는 심정은 어떠했을까. 아이처럼 웃음을 참지 못하는 메시를 보며 전 세계 많은 이도 비슷한 심정을 느꼈으리라. 라스트 댄스를 출 수 있는 인생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부러움.

우리 대부분은 끝을 ‘선택’하지 못한다. 대체로 우린 끝을 ‘강요’당한다. 그래서 마지막은 초라하기 마련이다. 이제 멈춰야 할 때를 아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욕심 때문에, 미련 때문에, 자만 때문에 좀처럼 마지막을 찾지 못한다. 절정에서 그만두기란, 그래서 마지막을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마지막을 정하지 못한 우리들은 결국 끝을 강요당한 뒤에야 깨닫곤 한다. 라스트 댄스, 최고의 마지막 무대를 놓쳤음을....

메시가 아니니 내 라스트 댄스를 그 누구가 알아줄까 싶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우린 모두 각자 삶의 궤적이 있으니 내가 메시가 아니듯 메시도 내가 아니다.

다만 메시에게 꼭 배우고 싶은 건 내 인생에서도 언젠가 꼭 그처럼 라스트 댄스를 춰보고 싶다는 거다. 초라한 끝이 아닌 평생 기억하고픈 끝을 만들고 싶은 마음. 이제 그만해야 할 때임을 알고, 그 마지막 순간을 내 평생 최고의 기억으로 만드는 것. 우리 인생의 ‘라스트 댄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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