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을 기다렸다, 아니 갈망했다”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버전이 돌아온다 [공연]

양형모 기자 2022. 12. 20.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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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의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다. 유령이 돌아온다.

전 세계 1억 4500만 명을 매혹시킨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영원한 걸작 <오페라의 유령>(제작: 에스앤코)이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부산, 서울 2개 도시 공연을 확정했다.

한국어 공연은 2001년 초연, 2009년 재연 이후 3번째. 부산은 22년 만에 초연이다. 2023년 3월 30일부터 6월 18일까지 드림씨어터에서 부산 공연을 마친 후, 7월 14일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 예정이다.

●21년 간 한국어 공연은 단 두 차례뿐

마지막 한국어 프로덕션의 굿 바이 메시지는 “지금 아니면 10년을 기다려야 합니다…”였다. 2001년 초연 이후 21년간 단 두 차례만 성사된 한국어 프로덕션은 이처럼 언제 다시 공연될지 알 수 없는 환영과도 같았다.

공연 자체의 성사도 쉽지 않은 데다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는 시장의 규모, 오리지널과 동일한 최상의 프로덕션 퀄리티가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래서 <오페라의 유령>은 각국에서 공연되는 월드투어보다, 오히려 한국 단일 시장에서 공연되는 라이선스가 더 만나기 어려운 작품이다.

2009년 이후 뮤지컬을 접하기 시작한 관객들은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기에 신년 라인업이 발표될 때마다 ‘과연 한국어 공연은 언제 올 것인가’가 회자되는 ‘상상 속의 작품’이었다.

마침내 지난해 10월 오디션과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물론 일 년 내내 추가 소식을 기다리는 관객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가 됐다. ●객석 위로 곤두박질치는 샹들리에, 초연 오리지널 스케일 그대로

한국어 공연의 세트, 의상 등은 웨스트엔드,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의 오리지널 디자인과 스케일 그대로 제작된다. 1988년 제작된 마리아 비욘슨의 오리지널 디자인 비엔나 무대 세트에 업그레이드된 테크니컬 요소를 반영했다.

마스크는 3D 방식을 도입해 제작했으며 철저한 시대 고증을 통해 디자인된 의상과 소품은 오리지널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해 영국, 호주, 한국 3개국에서 제작한다. 객석 위로 아찔하게 곤두박질치는 1톤의 샹들리에 연출을 비롯해 초연 당시 뮤지컬 전용 극장에서 느낄 수 있었던 오리지널의 감동을 경험할 수 있다.

여기에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아름다운 명곡과 작품 본연의 클래식한 매력을 유지하면서 현재의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도록 윤색 작업을 거친다. 2001년 초연부터 프로덕션에 참여해 한국 프로덕션의 역사에 동행한 한국 제작진도 다수 합류해 작품의 정통성을 이어간다. ●역사적인 부산 한국어 초연

대형 작품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한국 뮤지컬 산업의 주요 거점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부산에서 22년 만에 역사적인 한국어 초연으로 가장 먼저 공연된다. 서울, 대구에 이어 3번째 한국어 프로덕션이 공연되는 도시 부산은 지난 2019년 월드투어에서 약 2개월간 10만 관객을 동원하며 장기 공연이 가능한 지역으로서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서울 공연은 국내 최초의 뮤지컬 전용 극장이자 2009년 한국어 공연 당시 단일 프로덕션 최초 30만 관객 돌파 기록을 세운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한국 프로덕션의 역사적으로도, 작품의 팬들에게도 의미가 깊은 귀환이다. 클래식한 분위기로 작품과의 높은 싱크로율을 가진 공연장이다. 웨스트엔드, 브로드웨이와 동일한 규모의 무대 크기와 깊이 있는 공간감, 무대와 가까운 객석으로 전용관 같은 무대 연출이 될 것이다.

●한국 뮤지컬 산업의 시작점, 시장 확대의 기폭제 역할 기대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 관객들의 영원한 첫 뮤지컬이자 국내 뮤지컬 시장의 저변을 확대시킨 상징적 작품이다. 2001년 초연 당시 지금도 경이로운 수치인 24만 관객을 동원해 뮤지컬 인구를 생성했다. 제작, 세일즈, 마케팅 등 공연 산업 전반의 최신 시스템을 국내에 도입해 뮤지컬의 산업화의 가능성을 알리며 한국 뮤지컬 산업의 시작점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33만 관객을 동원하며 단일 프로덕션 최초 3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전례 없는 이정표를 세워 자신의 기록을 스스로 경신했다. 2012년 25주년 기념 내한 공연은 단 4차례 프로덕션으로 누적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9년 월드투어 역시 최초 서울, 부산, 대구 3개 도시 공연과 함께 팬데믹 속에서 유일하게 공연된 투어로 전 세계 뮤지컬사에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공동제작자 The Really Useful Group은 “2023년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75주년이자 한국어 프로덕션을 비롯해 최초의 만다린어 프로덕션 등 글로벌 프로젝트들이 기획되고 있는 중요한 해다. 지난 20여 년간 함께한 한국 관객과의 역사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모든 공연이 멈췄던 지난 팬데믹 기간 서울에서 유일한 월드투어가 공연되었던 것은 작품의 긴 역사 속에서도 큰 자랑으로 한국 관객에게 경의를 표한다”라며 의의를 밝혔다.

프로듀서인 에스앤코 신동원 대표는 “작품적, 프로듀서로도 꿈의 작품이기 때문에 감회가 더욱 남다르다. 한국 뮤지컬 산업 역사의 매 고비마다 성공했던 작품의 힘을 믿기에, 부산 한국어 초연과 지역 장기 공연을 제작할 수 있었다.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인 지금 공연 산업에서 절실히 기다려왔던 킬러 콘텐츠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가면 속에 감춰진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 무대 예술의 백미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찬사와 함께 공연 예술의 백미라고 불리는 <오페라의 유령>은 거장의 주옥같은 음악과 드라마틱한 러브 스토리, 철저한 고증을 거친 아름다운 무대와 의상, 스펙터클한 특수 효과 등 환상적인 볼거리로 매혹시킨다.

40피트의 컨테이너 20대 분량의 거대한 무대 세트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화려하면서 정교한 의상, 17층 높이의 웅장한 파리 오페라 하우스, 가면 무도회, 그리고 자욱한 안개와 솟아오르는 촛불과 함께 유령이 은신하는 신비한 지하 호수까지 공연이 끝나도 사라지지 않는 감동의 명장면이 쉴 새 없이 펼쳐진다.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밤의 노래(The Music of The Night), ‘생각해줘요(Think of Me)’, ‘바램은 그것뿐(All I Ask of You)’ 등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매혹적인 선율, 해롤드 프린스의 공연예술 장르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출한 연출, 질리언 린의 우아한 안무 등은 관객들을 황홀하고 신비한 세계로 안내한다.

특히 토니상을 수상한 프로덕션 디자이너 마리아 비욘슨이 무대 위에 구현한 디자인은 압도적인 비주얼의 풍성함으로 ‘시대의 유산’으로 불리며 언제 보더라도 경이롭다.

유령처럼 돌아온 뮤지컬사의 그레이트 마스터피스 ‘오페라의 유령’ 한국어 공연. 13년을 기다렸다. 아니, 갈망했다. 또 다시 13년을 기다릴 수는 없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사진제공 | 에스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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