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1조 유엔사부지 개발도 '돈줄' 말랐다…12% 금리로 만기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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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만 총 11조원 규모인 용산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이 최근 높아진 금리와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부동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을 주관하는 일레븐건설은 메리츠금융지주와 이날 계약을 맺고 지난 19일 도래한 '브리지론'의 3개월 리파이낸싱(만기가 돌아온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른 대출을 받는 것)을 실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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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이 1조 규모 브리지론 인수해 '리파이낸싱'
(서울=뉴스1) 강은성 박승희 기자 = 사업비만 총 11조원 규모인 용산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이 최근 높아진 금리와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일 '브리지론' 대출 만기가 도래했는데 일단 3개월 만기 연장으로 급한 불은 끈 상태다. 본사업 전환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20일 부동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을 주관하는 일레븐건설은 메리츠금융지주와 이날 계약을 맺고 지난 19일 도래한 '브리지론'의 3개월 리파이낸싱(만기가 돌아온 자금을 상환하기 위해 다른 대출을 받는 것)을 실행하기로 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앞서 개발사업의 브리지론 주관사로 일부 참여했으나 이번에 1조원 브리지론 대출 전액을 인수하기로 했다. 3개월 만기 연장 금리는 12% 수준으로 확인됐다.
일레븐건설은 지난 2017년 1조500억원에 대지를 매입했고 이후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본 개발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사업비만 11조원가량이 필요하다. 일레븐건설이 자체 조달할 수 있는 비용을 제외하고 금융회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브리지론을 '본PF'로 전환해야 하는데, 브리지론 만기가 끝난 상황에서 일단 3개월 만기 연장만 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유엔사부지 PF에 참여하겠다는 대형증권사는 사실상 없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최근 "사업성이 높고 시행주체 등에 대한 신뢰가 높은 사업장은 금융기관에서 부동산PF를 적기에 실행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최근 부동산PF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다보니 기관들이 대출 실행을 꺼리는 현상이 강해졌다"면서 "당국에서도 사업성이 확실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PF를 해 주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브리지론 주관사였던 메리츠지주가 만기 연장에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용산 유엔사부지 개발사업은 그룹 차원에서 사업성이 높다고 판단해 리파이낸싱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에 대해 일레븐건설 측은 "현재 고금리 상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3~4년 장기간 지속되는 본PF 실행 시점을 일단 연기한 것"이라며 "(고금리라는) 소나기는 피하자는 의사결정에 따라 리파이낸싱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레븐건설 고위관계자는 "유엔사부지 복합개발사업은 높은 사업성으로 인해 금융권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본PF에 참여하기 위해 '경쟁'이 벌어질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다만 현재 금융권에서 제시하는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너무 높은 수준이어서 장기 대출보다는 리파이낸싱을 통해 금리가 안정되는 시기를 기다리자는 의미"라며 "분양사업 역시 연말 건설시장 '한파'를 일부 견디고 난 후 실행하기 위해 본PF가 아닌 리파이낸싱으로 의사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주요 건설사업장의 브리지론 금리는 20%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F도 실행 자체가 거의 되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실행이 되는 것도 15% 수준의 금리를 요구하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20%, 15% 수준의 금리는 건설사 입장에서 '사업성'을 확보하기에 상당히 곤혹스럽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런 금리는) 거의 고리대금업 수준이고, PF 기반의 시행 사업은 웬만하면 하지 말라는 시그널이나 마찬가지다. 사실상 자금 있는 곳들만 사업을 진행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일레븐건설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이나 전반적인 재무 상태에 사업성이 달려있다고 봐야 하는데, 현 수준의 이자는 개발사업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줄 정도로 높은 금리"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택사업 수익원은 분양 수입인데, 이자가 높으면 분양가에 반영되고 소비자들은 너무 비싼 분양가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분양 등으로 악순환이 오게 된다"면서 "그나마 유엔사부지 사업은 대출이 실행이라도 된 케이스이지만 브리지론에서 만기 연장이 안되거나 본PF 전환에 실패하게 되면 개발사업이 부도가 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정부의 부동산 PF 위기 대응 조치는 높은 신용등급의 대기업 회사채나 금융채에 대한 지원 중심이기 때문에, 부동산PF 사업과 관련해서는 일부 대형 우량사업장을 제외하고는 유동성 공급장치로서 한계가 있다"면서 "특히 본PF의 부실가능성에 대한 대응조치로서는 불충분한 측면이 존재한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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