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재진입' 완성했나…김여정 "미흡했다면 자료 못받아"

김지헌 2022. 12. 2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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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대북감시능력' 조롱…"발사체기종 한번 제대로 밝힌적 있나"
기뻐하는 북한 리설주와 김여정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0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가 이날 추가로 공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 여사가 손을 모으며 기뻐하고,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격정적으로 환호하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2022.11.2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최종 관문으로 평가되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완성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겨 사실 여부가 주목된다.

북한은 올해만 8차례 ICBM을 발사하면서 액체 연료 기반의 ICBM 1단 엔진, 2단 분리 등 주요 고비를 넘어섰고, 최근에는 고체 연료 엔진 시험을 성공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다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완성했다면 북한의 미사일 위협 수준은 한층 높아지게 된다.

[그래픽] 탄도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란? (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 = 지난 18일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이 단 분리와 정상비행에 성공했지만, 실전 배치는 몇 가지 기술의 검증이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화성-17형이 단 분리와 비행 등에서 성공하면서 상당한 기술 진전을 이뤘지만,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탄두가 6천~7천도 가량의 고열을 견딜 수 있는 기술 등의 검증이 있어야만 양산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bjbin@yna.co.kr 페이스북 tuney.kr/LeYN1 트위터 @yonhap_graphics

김정은 국무위원장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0일 담화를 통해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음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김 부부장은 "한 가지만 알기 쉽게 말해주는데 만약 대기권 재돌입 기술이 미흡했다면 조종전투부의 원격 자료를 탄착 순간까지 받을 수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대륙간탄도미싸일이 대기권 재돌입에 대해 인정받지 못했다느니, 검증되지 않았다느니 늘쌍 그것들을 물고 늘어진다"며 "걱정을 해도 우리가 해야 할 걱정인데 왜 저들이 남의 무기 신뢰성에 몸살이 나서 안타까워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부장은 지난 18일 감행하고 19일 결과물을 공개한 '위성 시험품' 영상을 남측 전문가들이 '조악하다'고 평가한 데 반발해 이날 담화를 발표했는데, 남측이 위성뿐 아니라 ICBM과 관련해서도 북한의 기술력을 깎아내린다며 이런 내용을 언급했다.

김 부부장은 대기권으로 재진입한 ICBM 탄두부에서 송출한 신호를 수신했다고 주장함으로써 그간 의문시되던 북한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확보됐다고 주장한 셈이다.

하지만 북한이 탄두부의 송출 신호를 수신했을 가능성이 작고, 설령 수신했다 하더라도 이를 토대로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상 각도(30∼45도)로 발사된 ICBM이 대기권에 재진입하면서 어떤 신호를 송출할 경우 이 신호는 통신 가시선(LOS)을 벗어난 곳에서 나오므로 북한으로 바로 도착하지는 않으며, 낙탄 현장에 별도 안테나가 있어야 신호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탄두부에 해당하는 대기권 재진입체(RV)가 정상 진입했다면 RV 주변에 생성된 플라스마로 인해서 통신이 아예 차단될 가능성이 크다.

정상각 대신 고각으로 발사해서 미사일이 멀리 가지 않아 LOS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고각 발사와 정상각 발사의 재진입 환경 자체가 다르므로 검증의 의미가 크지 않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위원은 "재진입이 잘 진행됐다면 통신 두절 구간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신호 수신 여부만 두고 검증하기는 제한된다"며 김 부부장이 제기한 근거에 의문을 표했다.

격납고에서 나오는 화성-17형 미사일 (서울=연합뉴스) 북한이 지난 1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시험 발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미사일이 격납고에서 나오는 모습. [조선중앙TV 화면] 2022.11.19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ICBM 개발 과정에서 대기권 재진입(Atmospheric Re-entry) 기술은 단순 발사체냐, 가공할 무기체계냐를 가르는 관문이다.

지구 대기권을 넘어 우주 공간으로 날아간 발사체가 다시 대기권으로 정상 진입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일련의 과정을 뜻한다.

재진입 시 고도 100㎞에서 발생하는 6천∼7천도에 이르는 고열로부터 탄두를 보호하는 화학적 삭마 관련 기술, 대기권의 항력과 기류가 작용하는 상황에서 필요한 탄두 정밀 제어 유도 기술 등이 필요하다.

김 부부장은 "'고각 발사만으로는 입증할 수 없고 실제 각도로 쏴보아야 알 수 있을 것' 뭐 또 이따위 론거로 우리 전략무기 능력을 폄훼해보자고 접어들 것이 뻔할 것"이라며 "해서 하는 말인데 그에 대한 답변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해주겠다.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조만간 정상 각도 발사를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이 경우 높이 날아 동해상에 떨어지는 고각 발사와 달리 실제로 멀리 날아가 하와이 인근 또는 미국 쪽에 가까운 태평양에 낙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부부장은 한미 군 당국의 대북 감시 능력도 비하하며 탐지 정보가 부정확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밀추적감시'요 뭐요 해도 언제 한 번 사전에 무엇을 발표해본 적이 있고 발사체 기종이나 발사 위치 한 번 제대로 밝힌 적이 있었는가"라고 조롱했다.

그러면서 "룡림 언제를 무평리라 불어대지 않나, 저수지 밑에서 발사된 것을 그 주변 일대에서의 자행 발사대라고 불어대지 않나, 안주시와 온천군을 헷갈리지 않나"라고 예시를 열거했다.

자강도 무평리는 올해 1월 30일과 10월 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발사했다고 우리 군이 발표한 장소로, 룡림읍과 멀지 않은 지역이다.

'저수지 밑에서 발사된 것'은 9월 25일 평북 태천 인근 저수지의 수중 발사대에서 쏜 미사일로, 우리 군의 초기 판단은 북한이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쐈다는 것이었다.

평남 온천은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쏜 장소라고 우리 군이 판단한 적이 있는데 실제로는 온천이 아니라고 김 부부장이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몰랐으면 몰랐다고 한 적이 몇 번이나 되는가"라며 "언제나 모르고도 '사전에 감지하고 정밀 추적 감시 중'이었다느니, 말이 모자라면 '군 기밀에 속한다'라느니 밤낮 틀에 박힌 소리나 줴치는 것이 고작"이라고 군을 비난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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