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 재개 못해…“방해 주민 고소할 것”
[KBS 제주] [앵커]
제주 동부하수처리장이 포화 상태에 직면하면서 제주도가 5년 만에 증설 공사 재개에 나섰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시작도 못 하고 중단됐습니다.
시공사가 공사 방해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요구하면서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수처리장 입구로 향하는 진입로에 월정리 주민들이 모였습니다.
손을 잡고 둥글게 돌고 노래하며 춤을 추기도 합니다.
증설 공사를 위해 굴삭기를 실은 화물차가 도착했지만 꼼짝하지 못하고 멈춰섰습니다.
잠수복을 입고 나온 해녀들은 작업 도구인 테왁으로 길을 막습니다.
[월정리 해녀/음성변조 : "바다에 이제 물건도 하나도 없고 진짜 우리 물에 들어가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여기 밭 있는데 엄청나게 냄새나요. 그대로 가면 월정주민 떠나야 합니다."]
보시는 것처럼 주민들이 진입로를 가로막으면서 공사 차량과 대치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사가 시급하다는 시공사와 주민 간에 언쟁도 오갑니다.
["(업무방해죄로 고소장을 접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월정리를 지켜야 한단 말입니다!"]
주민들은 제주도가 공사를 강행하기 위해 영향 받는 문화재에 용천동굴을 일부러 빠트렸다고 주장하며, 연구 용역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사를 멈춰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래도 공사를 시작하면 도지사를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김창현/구좌읍 월정리장 : "월정리를 무조건 지킬 겁니다. 영향평가 나올 때까지 어쨌든 기다려주셔야 해요 이거는."]
결국, 시공사는 1시간가량 주민들과 대치 끝에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인용한 공사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근거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시공사 관계자는 법원이 방해 행위를 할 경우 1인당 하루 100만 원씩 부담하도록 했다며, 채집한 증거로 신상을 파악해 가처분 명령 위반과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5년 만에 재개된 증설 공사는 시작도 못 한 채 중단됐고, 법적 다툼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하수 처리 대란 해결책은 여전히 요원해 보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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