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중점 금리 정책하되 부동산·금융시장 등 부작용도 살핀다"(상보)

최정희 2022. 12. 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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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 모두말씀
2% 웃도는 물가 지속에 '물가' 중점두겠지만
"경기둔화 속도·부동산 가격 조정·금융안정 저하 등 부작용 살필 것"
이창용 "내년 상고하저 물가…상·하방 압력 모두 존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출처: 한국은행)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을 해나가되 누적된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물가안정’을 향해 직진하던 통화정책의 외연을 확대해 경기둔화, 부동산 가격 급락, 금융불안정 등까지도 살피겠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이날 12월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점검 관련 기자회견에서 모두말씀을 통해 “내년중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낮아지더라도 물가목표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영을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물가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 불확실성이 큰 만큼 앞으로 발표되는 데이터를 통해 그간의 정책이 국내 경기 둔화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또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가격 조정과 이에 따른 금융안정 저하 가능성,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에 대해서도 각별히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내년 물가상승률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이면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 물가는 당분간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가겠지만 국내외 경기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오름세가 점차 둔화돼 내년에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나타내면서 점차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둔화 속도와 관련해선 불확실성이 큰 편이다.

국제 에너지 가격을 중심으로 상방리스크가 크다. 이 총재는 “국제 에너지 시장에선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감산, 대러시아 제재 강화 등 적지 않은 리스크 요인들이 잠재해 있다”며 “여전히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이 가격과 임금 결정에 영향을 줘 고물가의 지속성을 높일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중 전기요금 인상폭은 그간 누적된 원가상승 부담이 상당폭 반영되면서 11월 전망 당시의 예상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물가의 하방리스크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이 총재는 “물가오름세 둔화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최근 70달러대로 낮아지면서 지난달 전망 당시의 전제치를 상당폭 밑돌고 있다”며 “국내외 경기둔화폭 확대, 부동산 경기 위축 등에 따라 수요측 하방 압력도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방역조치 완화는 물가 상방, 하방 압력을 동시에 자극할 변수로 떠오른다. 이 총재는 “중국 방역 조치 완화는 성공 여부에 따라 물가 흐름에 상방과 하방 압력으로 모두 작용할 수 있다”며 “방역조치 완화가 성공적일 경우 중국 경제의 회복이 빨라지면서 국제원자재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감염병 상황을 악화시켜 오히려 중국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경우에는 에너지 가격 하락세가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경기나 노동시장 상황 변화가 물가에 파급되는 양성도 과거와 달라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과거 인플레이션이 낮았던 시기에 비해 지금처럼 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국면에서 대내외 여건 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며 “이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주요국에서도 관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총재는 “한은은 물가안정목표제 운영 개선에 필요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정부와의 협의를 마쳤다”며 “앞으로는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와 차별화하는 한편 물가상황을 국민에게 보다 상세하게 설명한다는 당초 취지에 부합하도록 진행 방식을 변경키로 했다. 여러 대안들을 충분히 검토한 후 내년 상반기 중 다시 말씀드릴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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