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대륙 선전, 세계 축구 평준화의 현장에서[현장 결산②]

정다워 2022. 12. 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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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는 '제3대륙'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전 대륙의 팀이 16강에 올랐다.

16강에 오른 팀들을 보면 주전급 선수 대부분이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16강에 오른 팀들은 나름대로의 색깔과 전술을 확실하게 갖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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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의 주역 모로코.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도하(카타르)=정다워기자]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는 ‘제3대륙’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전 대륙의 팀이 16강에 올랐다. 유럽(네덜란드 크로아티아 잉글랜드 프랑스 폴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스위스)이 8개국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아시아(한국 일본 호주)가 두 번째로 많은 16강 진출팀을 배출했다. 남미에서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토너먼트에 올랐고, 아프리카에서는 모로코와 세네갈이 조별리그를 돌파했다. 북중미에서는 유일하게 미국이 16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5개 대륙 중 소외되는 곳 없이 어느 때보다 균형 잡히 성적이 나온 대회였다.

조별리그에서는 이변도 많았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침몰시켰고, 튀니지는 프랑스를 이겼다. 두 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는데 각 조의 최강팀을 이기는 파란을 일으켰다. 일본은 독일, 스페인을 제치고 1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도 포르투갈을 잡으며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조별리그에서 전승을 기록한 팀이 없는 최초의 대회이기도 하다. 4년 전 러시아에서 세 팀이나 3승을 거둔 것과 확실히 비교된다. 반대로 승리를 챙기지 못한 팀은 개최국 카타르와 웨일스, 덴마크, 캐나다, 그리고 세르비아 등 다섯팀에 불과했다. 승점을 아예 챙기지 못한 나라는 카타르, 캐나다뿐이었다. 나머지 27개 국가는 최소 1승씩을 챙긴 덕분에 벨기에와 독일, 멕시코, 우루과이 등 상위 랭커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일(한국시간 3일)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포르투갈과 경기 후 환호하고 있다. 2022. 12. 2.도하(카타르)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
최대 이변의 팀은 단연 모로코였다. 아랍 국가 중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모코로는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절대적 지지를 받은 팀이다. 모로코뿐 아니라 아랍의 여러 축구팬이 섞여 모로코를 응원했고, 에너지를 받은 돌풍의 주인공은 아프리카 대륙 소속 국가로는 처음으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제3대륙의 선전은 우연이 아니다. 16강에 오른 팀들을 보면 주전급 선수 대부분이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모로코의 경우 잉글랜드,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선진 리그에서 다수의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일본, 한국, 호주, 혹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회에 테크니컬 스터디 그룹 위원으로 활동하는 차두리 FC서울 유스강화실장은 “이제 아시아 팀들에도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세계 축구와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라며 아시아 축구의 경쟁력을 높이 평가했다.

현장에서 여러 경기를 보며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팀은 대부분 전술적으로 꽤 완성도 있는 경기를 구사한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16강에 오른 팀들은 나름대로의 색깔과 전술을 확실하게 갖추고 있었다.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수준이 상승하고 평준화 됨에 따라 지도자의 역량도 비례해서 올라가는 추세다. 한국을 제외한 나머지 15개 나라의 사령탑은 모두 자국 감독이었다. 이제 우리도 선수뿐 아니라 국내 지도자의 능력을 키우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대회였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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