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청약경쟁률 ‘168대 1’→‘10대 1’ 급락
다급해진 건설사들 밀어내기 분양 나서
“윤 정부 250만 가구 공급도 차질 우려”
올해 서울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평균 ‘10대 1’을 기록해 지난해(168대 1) 보다 대폭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270만가구 공급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0일 부동산R114가 올해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을 집계(1월1일~12월14일)한 결과 평균 ‘7.7대 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평균 청약경쟁률인 ‘19.8대 1’에 비해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부동산R114는 밝혔다.
경쟁률이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은 서울이었다. 지난해 ‘168대 1’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던 서울은 올해 ‘10대 1’로 경쟁률이 하락했다.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가 커지며 최근 둔촌주공 아파트의 경쟁률은 ‘6대 1’에도 못미치는 등 4분기 경쟁률은 더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는 경쟁률이 지난해 ‘28.7대 1’에서 올해 ‘6.8대 1’로, 세종은 같은 기간 ‘195.4대 1’에서 ‘49.6대 1’로 떨어지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경쟁률이 크게 하락했다. 미분양 우려가 커지고 있는 대구의 경우 경쟁률이 지난해 ‘4.3대 1’에서 올해 ‘0.5대 1’로 아예 미달 수준까지 떨어졌다.
당첨 가점 역시 하락했다. 전국 기준 지난해 34점에서 올해 21점으로 떨어졌다. 수도권은 46점에서 28점으로 하락한 가운데 서울은 62점에서 45점으로, 경기는 41점에서 24점으로 각각 하락했다. 인천은 50점에서 26점으로, 광주는 38점에서 15점으로 하락하는 등 당첨 가점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 수준까지 떨어진 곳도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분양시장은 높은 대출 이자 부담과 분양가 상승, 집값 추가 하락 우려 등으로 청약의 매력이 감소하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며 “청약 불패를 이어가던 서울에서 초기 분양률 100% 기록이 깨졌고, 공급과잉 및 가격 하락폭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건설사들은 4분기 들어 ‘밀어내기식 분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전국 분양물량(예정물량 포함)은 39만6216가구로 집계됐는데, 이 중 14만2905가구(36%)가 4분기에 몰렸다. 서울은 2만7964가구 가운데 2만899가구(75%)가 4분기에 공급(예정)됐다.
부동산R114는 “내년 경기 악화 우려 속에서 더는 공급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건설사들이 연말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면서 4분기 가장 많은 물량이 풀렸다”며 “경기, 광주, 경남 등지에서도 연말 분양물량을 쏟아내는 흐름”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향후 5년간 270만 가구 공급 계획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여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규제지역 해제, 청약 요건 완화 등 규제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지역 및 단지를 제외하면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경기 악화가 예상되고 있고, 특히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어 정부의 5년간 270만호 공급계획도 난항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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