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보폭 넓히는 재계 총수들…미래 경영 구상,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발

김세형 2022. 12. 2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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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총수들이 연초부터 해외 출장에 나선다. 내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과 세계경제포럼(WEF)의 연례 총회인 스위스 다보스포럼 등이 대표적이다. 현장 경영 확대 차원에서 주요 사업처가 있는 해외 지역 방문도 추진 중이다. 신사업 구상과 함께 글로벌 경영 행보 확대 일환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내달 열리는 CES2023에 참석한다. 그룹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최 회장은 올해 일본과 미국, 프랑스 등을 방문하며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CES2023에는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도 함께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CES2023에서 그룹 계열사가 함께 전시관을 열고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실현을 위한 각종 제품과 기술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최 회장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강화 방안 마련, 비즈니스 파트너와 협력 관계 확대 및 투자 유치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도 CES2023에 참석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CES2022에 처음 참가한 데 이어 내년에도 지속가능한 해양 활용 청사진을 소개한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CES2023 참석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CES는 한 해의 AI·혁신 기술 및 전자산업 방향성을 확인하는 자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CES2023에서 혁신상을 대거 수상했다. 어느때보다 미래지향적인 기업인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CES2023에 이어 내년 1월 16∼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에도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다보스포럼은 전 세계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주요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는 민간 회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해에는 취소됐고, 올해는 한차례 연기돼 5월에 열렸다.

다보스포럼에는 우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거의 매년 다포스포럼에 참석해왔기 때문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의 경우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의 참석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 사장 등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보스포럼이 세계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지식인들이 교류하는 장인 만큼 글로벌 리더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글로벌 경영 환경의 변화를 파악 등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배경에서다. 최근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상황 등을 고려하면 대외적으로 준비된 총수 등 미래지향적인 경영인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올해의 경우 다보스포럼 기간 총수들은 글로벌 인맥을 활용해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총수의 해외 출장 일정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지만 내년 1월 CES2023과 스위스 다보스포럼 등이 예정된 만큼 대부분 해외 출장길에 나서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년 경영 구상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은 이달 초 중동 출장을 다녀온 데 이어 이번 주 베트남 출장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연구개발 센터를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2020년 3월부터 하노이 떠이호 신도시 부근에 2억2000만달러(당시 환율 약 2600억원)를 투자해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의 R&D센터를 짓고 있다. R&D센터 개소식은 한·베트남 수교 30주년 기념일인 22일 열릴 예정이다. 이 회장은 2020년 10월 R&D센터 신축 현장을 둘러보고 공사 진행 상황 등을 점검했으며, 이후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신축 R&D 센터가 삼성그룹의 연구·개발 거점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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