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청소재지 우회 노선 반대… 외로운 싸움 '끝'
지난달 28일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는 중부내륙철도 문경~상주~김천 구간에 대한 최종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시켰다. 2019년 1월 26일 국가균형발전위원에서 예타 면제사업으로 선정된 지 3년5개월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상주시민들의 염원이 녹아 있는 이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기까지 시민들은 마음을 졸였다. 일제 때인 1920년대에 놓인 경북선 철도가 낡아 경쟁력을 잃고 있는데다 수도권에서 출발하는 중부내륙철도가 문경시 마성면에서 끊긴 채 노선의 방향을 경북도청 이전지로 틀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시 경북도의원의 자격으로 철도 노선을 신도청소재지로 당기려던 경북도를 다그치며 중부내륙선 상주~김천 연결을 주장해 온 강영석(56) 상주시장을 만나 예타 통과 소감과 사업추진 과정의 이야기를 듣는다.
-중부내륙철도 상주 통과의 의의는.
"경상도 양대 중심축의 하나인 고도 상주가 산업화에 밀려 옛모습 그대로일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타지방에 비해 위축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모든 게 교통여건과 접근성이 불리했기 때문이다. 도로 교통은 서울과 부산이 각각 2시간여에 닿을 수 있고, 대전과 세종시가 1시간 남짓 걸릴 정도이니 최대 요충지이지만 고속철이 없다. 상주시민은 고속화철도가 개통될 경우 농도에서 도농복합 또는 산업·관광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기대에 차 있다."
-중부내륙철도 개통과 연계한 장기 비전은 무엇인가.
"한국도로공사 집계 결과 고속도로가 활성화된 지역은 결국 기업유치와 관광산업 발전을 이뤘다. 상주는 중부내륙고속도로와 당진~영덕 간 고속도로, 상주~영천 민자고속도로가 관통한다. 나들목만 5개가 있을 정도다. 여기다 고속화 철도가 본격 운행할 경우 전국 최대 교통요충지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이런 이점을 살려 SK계열사가 최근 상주 청리공단에 공장 건설을 서두르고 있다. 상주시는 특히 땅이 넓고 평지가 많은 장점을 살려 기업유치에 올인할 계획이다."
-중부내륙철도 경북도신도시 연결 문제로 10여 년 전 경북도와 심각한 갈등을 빚은 사실이 있다는데.
"지난 2010년 11월과 2013년 11월 경북도의회 본회의 때 집행부와 심한 공방을 벌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경북도가 도청을 대구시 북구 산격동에서 오지인 안동시 호명면으로 이전하기로 정한 뒤 교통 인프라에 대한 지적이 일었다. 이에 경북도는 중부내륙선을 도청 이전지로 끌어오고 안동 시내를 거쳐 동대구~마산으로 연결하는 계획을 세웠다. 경북도는 이 계획을 대구 출장에 나선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고까지 했으나 청와대는 응답하지 않았다. 2006년 제1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들어있던 경북선 연결(문경~상주~김천)이 2008년 6월 도청이전지가 확정된 직후부터 신도청이전지로 노선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간파하고 반대해 왔다. 이철우 지사 당선 직후부터 경북도의 입장은 상주시와 보조를 맞췄다."
-교통요충지의 이점을 살려 관광상주 육성 계획은.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 울산 경남지역 주민 역시 상주를 거치지 않고는 서울 수도권과 대부분의 충청권을 오갈 수 없다. 상주는 영남의 최대 관문이다. 우리 지역엔 속리산 문장대와 갑장산 천봉산 등 빼어난 등산코스가 있어 현재도 외지 등산객이 줄을 잇는다. 낙동강의 본류 시발점에다 하늘을 떠받친 형국을 한 경천섬과 상주보 낙단보는 손색없는 상주의 자랑거리다. 우선 공무원 조직을 관광상주를 위한 전위대로 꾸린 뒤 시민과 출향인사 등을 망라하는 관광발전협의체를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할 생각이다. 남한의 최중앙인 상주를 교통인프라 수준에 맞게 관광도시로 육성하겠다."
-시민에게 할 말은.
"중부내륙철도의 상주 통과를 성사시킨 주역은 상주시민이다. 시민과 출향인사들이 보내준 성원 덕분에 숙원을 해결할 수 있었다. 이웃인 김천과 문경은 기존 철도가 있거나 신설 철도가 계획돼 있다. 상주시민은 간절했고 합당한 성적표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국가균형발전만큼이나 오랜 지역 주민의 염원이 이뤄진 큰 성과다. 고맙고 반갑다."
김용태 기자 kr88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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