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겨울, ‘9시의 남자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올겨울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줄기는 포수들의 이적 릴레이었다. 양의지(두산)를 시작으로 유강남(롯데), 박동원(LG), 박세혁(NC) 등 리그 대표 주전 포수 4명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포수 이동 다음으로는 ‘좌완 셋업맨’들의 움직임에 두드러졌다. 이른바 야간경기의 승부처가 밀려오는 밤 9시 전후로 주로 등판하는 선수들이다. 좌투수가 좌타자에 무조건 강하다는 인식에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좌투수에 약한 좌타자는 여전히 많다.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좌투수의 활용도가 지속적으로 높은 이유다.
좌완 구원진 보강이 가장 잘 된 팀은 KIA였다. KIA는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포수 박동원을 LG에 내준 대신 좌완 셋업맨 김대유를 보상선수로 확보했다. 김대유는 지난 2년간 90.1이닝을 던지며 37홀드를 기록하며 평균자책 2.09,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7로 A급 불펜투수의 성적을 이어갔다.
KIA는 좌완 불펜진 뎁스로 넘버1 팀이던 LG와도 필적할 만한 구성을 갖췄다. 기량이 무르익고 있지만, 좌완 불펜투수로는 팀내에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했던 이준영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김대유가 가세했고, 군 복무 뒤 돌아온 김기훈까지 지난 시즌 막판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평일 저녁 9시에 여유로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LG는 김대유를 내줬지만 진해수, 최성훈, 이우찬 등 기존 자원이 건재해 여전히 좌완 셋업맨 운용에는 어려움이 없을 전망. 김대유를 보호선수 20인에서 제외했던 것도 “상대적으로 대체 자원이 있기 때문”이었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었다.
올해 통합 챔피언인 SSG는 반대로 좌완 불펜진에 물음표가 붙었다. 올해 17세이브, 10홀드의 김택형이 상무에 입대하면서 빈자리가 생겼다. SSG가 한화에서 방출된 임준섭을 영입한 것도 이 때문. 올해 함께 한 베테랑 고효준이 있지만, 확실한 좌완 셋업맨 확보를 위해서는 최근 부진한 김태훈의 부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승엽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며 전력 보강에 나선 두산 또한 좌완 불펜 자원이 걱정이다. 경기 후반 좌타자를 잡기 위해 어김없이 나왔던 이현승의 은퇴로 가뜩이나 부족한 좌완 불펜진이 헐거워졌다. 두산은 장원준의 부활에 기대를 걸며 새로운 카드도 살펴보고 있다.
FA 포수 유강남의 보상선수로 좌완 불펜투수 김유영을 내준 롯데 또한 불펜 운용 계산이 쉽지 않다. 김유영은 올해 평균자책이 5.65로 나빴지만, 13홀드를 기록하며 팀 내서 존재감이 컸다. FA 미계약 상태인 또 다른 좌완 강윤구를 완전히 외면하기도 어려운 이유다.
구단마다 크고 작은 변화 속에 사정은 다르지만, 기존 전력 조합으로 시너지를 내려는 모습도 여럿 보인다. 키움은 올해 마무리투수로 성장한 좌완 김재웅을 내년에도 같은 자리에서 중용할 전망. 이영준, 윤정현 등 다른 좌완들이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삼성은 올해 14홀드의 ‘좌승사자’ 이승현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고 있고 KT는 심재민과 조현우의 쓰임새, NC는 김영규와 임정호 등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또 한화는 올해 27홀드로 성장한 김범수가 안정 궤도에 오르고 베테랑 정우람이 힘을 다시 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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