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패자도 그냥 있을 순 없다…327억원 지출, 그래도 NC는 과감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52억원 특급포수’ 양의지(두산) 한 명을 잃은 것만으로도 오프시즌과 FA 시장의 패자다. 그러나 떠난 양의지를 그리워만 할 수도 없다.
따지고 보면, NC는 기민하다. 그리고 과감했다. 곧바로 FA 포수 시장에 뛰어들어 박세혁과 4년 46억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자신들이 계획한대로 착실하게 움직였다. 박민우와 5+3년 140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토종에이스 구창모에겐 6+1년 132억원 비 FA 다년계약을 안겼다.
이밖에 창단멤버이자 왕년의 에이스 이재학에게 2+1년 9억원 FA 계약을 줬고, 퓨처스 FA 한석현을 단돈 3900만원에 영입했다. 327억3900만원. 양의지와 노진혁(롯데)을 빼앗긴 타격이 있는 상황서 어지간한 팀들보다 많은 금액을 썼다.
결국 박민우와 구창모를 초장기계약으로 묶은 건 일찌감치 계획된 프로세스라고 봐야 한다. 두 사람을 기둥 삼아 장기 플랜을 그리고 있는 걸 알 수 있다. 실제 두 사람은 기량과 미래 가치 측면에서 NC에서 오랫동안 기둥을 맡을 만하다. 물론 양의지가 기둥 역할을 해내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어차피 떠난 선수가 돌아오지 않는다.
사실 NC는 2년 연속 오프시즌에서 쓴맛을 봤다. 1년 전에는 나성범(KIA)을 빼앗긴 아픔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박민우와 손아섭 영입으로 나성범 공백을 최소화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 술판 징계 여파, 부상자 속출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올 시즌 성적은 나지 않았다.
내년에도 기본적으로 양의지 공백은 절감하게 될 것이다. 박세혁이 양의지의 공격력을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돈을 많이 썼지만, 대부분 있던 선수와 다시 계약한 것이다. 때문에 NC가 당장 투자 대비 효과를 본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그럼에도 NC는 흔들림 없이 2년 연속 화끈하게 투자했다. 오프시즌의 패자라고 해도,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방향성을 지키며 미래에 대비하는 건 인상적이다. 제이슨 마틴이라는 새 외국인타자를 영입했고, 드류 루친스키와는 결별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투수 슬롯 두 자리가 비어 있는 상황. 뉴 페이스 외인투수들을 잘 뽑으면 내년에도 5강 싸움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이번 FA 시장의 대표적 패자는 NC 외에도 KIA와 LG다. LG가 박동원을 영입하긴 했지만, 두 팀은 빠져나간 전력(KIA 포수, LG 1루수)을 자체적으로 메워야 한다. 장기적 차원에서 리빌딩의 순환이 촉진되는 효과를 볼 수는 있다. 반면 NC는 외부 수혈과 내부 장기투자라는 즉각적인 솔루션과 장기 플랜을 동시에 가동한 차이가 있다.
결국 성적으로 말한다. 이번 오프시즌 327억원의 투자 효과는 당장 2023시즌에 확인할 수 없어도, 훗날 NC의 역사를 논할 때 중요한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 나성범과 양의지 없이도 우승하려면, 진통이 따르는 건 어쩔 수 없다. 단, 미리 정해 놓은 길로 가는 건 고무적이다.
[박민우(위), 구창모(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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