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결국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

정명원 기자 2022. 12. 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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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승재 오늘의집 대표
이승재 오늘의집 대표 약력
- 오늘의집 창업자 & CEO
-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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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premium.sbs.co.kr/article/mmw3WHCxwY ]

[목차]

1. '취향 기반' 인테리어 서비스 시장의 개척 계기
2. 대형 업체 중심의 인테리어 시장, 이렇게 공략했다
3. 수익 보릿고개 기간, 오늘의집이 버텼던 방법
4. 콘텐츠 서비스에서 커머스로의 전환
5. 커진 매출만큼 늘어난 영업적자, 오늘의집의 전략은?
6. 해외 진출과 잇단 인수합병의 목표
7. 또다른 개척을 꿈꾸는 분들에게

스브스프리미엄
자기 소개 한번 부탁합니다.

이승재 오늘의집 대표
안녕하세요. 라이프 스타일 서비스 오늘의집을 만들고 있는 버킷플레이스의 제이라고 합니다.

'취향 기반' 인테리어 시장 개척에 나선 계기는

스프
오늘의집이 '취향 기반'이라는 걸 전통 산업인 인테리어에 도입한 부분이 눈길을 끌었어요. 어떤 계기로 개척에 나선 겁니까?

오늘의집
지금도 '모든 건 유저로부터 시작하자' 이런 말들을 많이 하는데요. 결국에는 이 '오늘의집'이라는 아이디어도 유저 경험으로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제가 사실 첫 번째 유저라고 볼 수가 있는데요. 2013년에 우연히 지인의 집에 갔다가 굉장히 깜짝 놀랐던 적이 있어요. 그 집이 그냥 원래는 평범한 오피스텔이었는데 너무 멋졌습니다. 그곳에 살고 계신 그 지인분의 취향 라이프 스타일들이 너무 잘 드러나는 공간이었는데 한국은 대부분 공동주택에서 살고 계시잖아요. 처음에 만들어진 방식대로 살고 있는 경우들이 대부분이고, 저도 그렇게 살고 있었는데 그런 공간이 바뀔 수 있다는 거를 사실 저도 한 번도 생각 못 해 봤어요.

그전까지는 해외에 멋있는 어떤 주택들을 보면서 저기는 주택이라서 좋은 공간에서 다들 살고 있구나 생각을 했는데 딱 그 집에 가고 나니까 우리나라의 공동주택 공간들도 충분히 각자 취향을 담은 공간들로 탄생할 수 있구나 그게 너무 충격이었고 그런 집에 저도 되게 살고 싶다 생각했어요.

오늘의집
"나도 꾸미고 살 수 있다는 것들을 알아서 너무 좋고 그런데 이거를 막상 하려고 하면 하나도 생각나는 게 없더라고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그런 정보들을 알 수 있다면 나도 충분히 따라 해볼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주면 '되게 좋은 어떤 프로덕트가 되겠다'라는 생각들을 유저로서 하게 돼 시작을 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단순히 문제 해결에서 그치는 게 아니고, 우리가 이런 프로덕트를 잘 만들게 되면 결국에는 이 온라인 프로덕트를 넘어서 실제 우리 바깥 세상, 물리적인 공간들을 바꿔 나가게 되고 그 물리적인 공간이 우리 모두가 살고 있는 집이라는 공간이잖아요. 그러면 그 공간에서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삶도 더 낫게 만들 수 있겠다. 그런 가능성들을 생각하고 나니까 에너지, 열망이 막 폭발하더라고요."

스프
"지인 집을 간 것이 아주 중요한 순간이었네요."

오늘의집
"저한테는 굉장히 운명의 날 같은 순간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좋은 공간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러려면 어떤 문제들이 있고, 그걸 어떻게 잘 풀어줄까?'를 계속 저도 유저 입장에서 시작을 하고, 이후에도 계속 유저가 느끼는 문제들을 풀면서 왔고요."

스프
자기 집이 아닌 세입자인데도 그렇게 고칠 수 있었던 건가요?

오늘의집
그러니까 인테리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큰 공사를 하는 것만 우리가 알고 있었잖아요. 근데 사실 공간이라는 게 그렇게만 바뀔 수 있는 것들은 아니고 얼마든지 작은 소품들을 잘 조화시켰을 때도 굉장히 큰 변화가 일어나요. 그 집에서 제가 그걸 처음으로 느꼈던 것 같습니다.

스프
보통 인테리어 하면 집주인 허가받아서 고치거나 집주인이 해 주는 거나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데. 그런 점에서 보면 오늘의집은 일상적인 과정에서 가치를 창출해냈다는 쪽이 더 가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 과정에 놓인 걸림돌이 많았을 텐데요?

오늘의집
일단은 오늘의집 말고도 많은 전 세계 창업가들을 보다 보면, 오늘의집과 비슷하게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저희도 그 중에 하나인데 개인적인 경험일 때 좋을 수 있는 거는, 실제로 내가 어떤 문제에 대해서 어려움을 느끼고 그걸 유저로서 굉장히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어떻게 풀면 좋을지에 대해서 고민만 잘 하면 되는 부분인 것 같아요.

두 번째로는 창업할 때 많이 나오는 얘기가, 다른 사람들이 아직 모르지만 당신이 알고 있는 진실이 있다면 거기서부터 출발하는 게 좋은 기회가 된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는데, 저 같은 경우에도 그런 좋은 공간들을 우리나라에서도 만들 수 있다는 것들을 운 좋게 더 빨리 알게 된 것 같아요.

대형 업체 중심의 인테리어 시장, 이렇게 공략했다


스프
인테리어 시장이라는 게 당시로 보면 몇몇 대형 업체들이 잡고 있는 시장이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공략을 해야 될까라는 그 공략 포인트를 잡아내는 게 되게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오늘의집
일단은 인테리어 시장을 보면 굉장히 다양한 주체들로 구성된 산업인데 말씀하신 대형 업체도 있고 또 크고 작은 업체분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가구 업체도 있고 또 인테리어 시공 전문가분들도 계시고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 시장이었고 반면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잘 모른다'가 큰 숙제였습니다.

왜냐하면 인테리어라는 게 살면서 몇 번 안 해보게 되잖아요. 그렇게 되다 보니까 갑자기 인테리어를 하는 상황에 놓여지게 되는데 내가 별로 해본 적도 없고 그래서 알고 있는 것도 별로 없어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얼마가 드는지, 무엇을 사야 되는지, 그걸 사려면 어디에 가야 되는지, 이런 것들이 정말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인 시장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한 거는, 첫 번째도 유저, 두 번째도 유저였는데, 좋은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데 그러면 어떤 과정들로 하고 있지? 그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지? 저희도 유저로서 정리를 해보고, 또 여러 유저분들을 만나보고 하면서 계속해서 그 니즈들을 찾았어요.

오늘의집
"심지어 어떨 때는 카페에서 일을 하다가 옆 테이블에 계신 유저분들, 잠재 유저죠. 잠재 유저로 보이는 분들이 계셔서 저희가 찾아가서 잠깐 이야기 나눠봐도 되냐고 여쭤보고 저희가 생각하는 서비스들 보여드리고 피드백도 듣고 이런 과정도 거쳤었는데요.

결국에는 저희가 확인했던 건 가장 처음에 어려움을 부딪치는 부분이 '나는 어떤 공간에서 살고 싶지, 내가 집을 어떻게 바꿔야 하지' 라고 했을 때, 아무도 그걸 미리 생각해 놓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시작이 막히더라고요. 저희가 봤을 때는 이 영역의 가장 처음 순서이기도 하고, 또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고민을 하고 있는 영역이더라고요.

그러면 내가 어떤 공간에서 살고 싶은지, 인테리어를 어떻게 해야 될지를 정하는 이 문제를 잘 풀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하고 콘텐츠를 탐색하는 걸 잘 풀어보자라는 걸로 문제를 좁히게 됐습니다."

오늘의집
처음부터 이렇게 한 번에 잘 방향이 잡히지 않았고요.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사업을 시작할 때 흔히, 저희도 했던 실수인데 그 꿈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굉장한 걸 만들려고 합니다. 저희도 막 엄청난 기획서를 쓰고 '우리는 대단한 서비스를 만들 것이야' 라고 하면서 계획을 하고 있었는데 그 당시에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유저도 만나고 투자자들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요. 당시 한 투자자께서 지금 이 플랜은 너무 이상적이다, 이건 될 수가 없다. 그냥 하나씩 작은 성공을 만들어 가는 게 좋겠다고 말씀을 해 주셨는데요.

실제로 저희도 그 질문을 받고 나서, 여기서 다 할 수 없으니 하나를 먼저 잘 해결하자 그 말이 굉장히 마음에 다가오더라고요. 그날 사무실로 돌아와서 어떤 문제를 풀까 고민을 하다가, 그러면 결국에는 그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서 살지를 고민하는 데 답을 줄 수 있는 그 콘텐츠 문제를 풀어보자고 집중을 했던 게 초기에 콘텐츠에 집중하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스프
그래서 사진을 계속 올리도록 한 거였군요.

오늘의집
다양한 실험들을 했는데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들을 봤을 때 가장 영감을 받고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면서 해외 사례 같은 것들도 있을 거고 또 어떤 인테리어 전문가분들의 사례도 있을 거고 또 나랑 비슷한 일반인들의 사례도 있을 거고 다양한 사례들이 있을 거잖아요. 그런 사례들 속에서 유저들이 가장 도움을 받는다고 느끼는 것들이 무엇일까를 저희는 계속 인터뷰도 하고 테스트도 했었고요.

그래서 얻어진 결론은 우리가 정말 가까이 느끼고, 따라 해볼 수 있는 그런 인테리어 사례들에 사람들이 도움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 느끼시더라고요. 사람들이 어떤 걸 원하는지를 찾아가는 과정들이 있었어요.

스프
그런데 어떻게 사람들의 사진을 올리도록 유도를 하셨어요?

오늘의집
처음에는 당연히 저희가 굉장히 알려지지 않고 작은 서비스였기 때문에 알아서 찾아와서 올려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지 않았고요. 저희가 했던 것은 정말 좋은 공간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이런 좋은 공간을 다른 분들에게도 더 나누고 소개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저희가 만들고 있다. 그런 목적을 말씀드리고 이것을 공유해달라고 요청을 계속 드리는 식으로 시작을 했었고요. 그 과정에서 오늘의집이 여러 가지 SNS 채널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 프로덕트 말고도 외부의 인테리어들을 소개하는 채널들이 있어서, 그런 채널들에서 같이 소개를 해드렸을 때 그분들도 더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어서 그런 프로덕트와 외부 채널들을 묶어서 '좋은 공간들을 소개하자'라는 저희의 목표, 미션을 같이 나누면서 부탁을 많이 드렸었고, 그때 다들 흔쾌히 동참해 주셨고요. 그러면서 계속 꾸준하게 성장을 해왔습니다.

스프
어떻게 보면 초창기는 콘텐츠 회사처럼 접근을 하신 거네요. 뭘 파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 콘텐츠를 알리고 사람들한테 관심을 끌고, 그런데 실제 인테리어 사업을 하려면 그 단계를 넘어야 하잖아요?

오늘의집
사실 그 인테리어라는 영역이, 말은 인테리어라는 영역이지만 굉장히 다양한 상황과 다양한 니즈들이 있어요. 그래서 예를 들면 가구 소품 같은 것들도 결국에 저희가 인테리어라고 칭하는 부분들인데요.

먼저 가구 소품 같은 것들을 봤을 때 원래 이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는 게, 오프라인을 보통 거치게 됩니다. 왜냐하면 가구 소품을 사더라도 굉장히 고민이 많이 되고, 집에 놓아야 되는 고가의 제품이기 때문에 한 번은 가서 보고 싶어하고. 그럼 이제 내가 갈 수 있는 어떤 지역에서 고민하고 정하게 되는데 내가 만약 내 지역에서만 찾게 되면, 멀리 있는 것들은 내가 알기도 어렵고, 만나기도 어렵잖아요.

근데 오늘의집에서는 지역과 상관없이 그냥 다양한 사람들, 그리고 내 취향에 맞는 사람들이 어떤 제품들로 공간을 꾸몄는지를 볼 수 있고 또 볼 수만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정보가 있으니까 구매까지 할 수 있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유저분들이 갖고 계시던 지역적 한계를 넘어서, 정말 내 취향에 맞는 어떤 좋은 제품들이 각자의 주인을 잘 만날 수 있는 그런 역할들을 저희가 해드리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한편 가구 소품 업체 분들 입장에서는 이게 온라인 쇼룸인 거예요. 내가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어도, 지역적으로 한정이 돼 있고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업체들이 굉장히 많이 있거든요. 기존에는 고객을 만나는 게 어려운데 오늘의집에서는 그런 좋은 제품들을 가지고 잘 꾸며진 유저들의 집들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좋은 가구 소품들이 홍보가 될 수 있는, 온라인 쇼룸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가구 소품에서 오프라인의 한계들을 확장하는 방식이고요.

두 번째로는 인테리어 전문가분들도 마찬가지인데요. 기존의 인테리어 시공 영역도 사실은 굉장히 다양하고, 디자인 스타일도 다 다르잖아요. 지역으로만 또 하게 되면 서로 잘 맞는 분들이 만나기 어렵잖아요. 이것을 또 온라인으로 넓히게 되면, 내가 어떤 분야가 필요한지, 어떤 예산대인지, 어떤 디자인의 스타일을 원하는지, 소비자가 원하는 것들이 있을 거고 또 한편 그런 거에 잘 맞는 업체분들이 있을 텐데요. 마찬가지로 내 지역이 가까운 지역이 아니더라도, 좀 더 먼 지역에 있더라도, 나랑 잘 맞을 수 있는 훌륭한 전문가분들을 잘 찾을 수 있는 그런 시스템들을 저희가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스프
"그럼 파트너사를 구할 때 어떤 설득이 제일 잘 먹혔어요?"

오늘의집
"처음부터 저희가 어떤 커머스를 만들어야 해서 업체들을 설득했거나 아니면 인테리어 전문가들 소개시켜주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해서 설득해야 했다면, 저희 팀이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굉장히 어려웠을 것 같아요. 저희가 했던 방식은 먼저 콘텐츠로 접근을 해서, 결국에는 그 인테리어를 해야 하는 유저들을 먼저 어느 정도 모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가구 소품 업체나 인테리어 전문가분들 입장에서도, 그분들이 원하시는 거는 그냥 우리 제품을 좋아할 수 있는 고객들, 그리고 우리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이 있고 그분들이 잘 연결될 수 있다면 당연히 동참하고 싶은 그런 요인이 생기잖아요.

저희는 콘텐츠를 통해서 필요한 유저들을 먼저 어느 정도 모았기 때문에 그걸 가지고 설득을 드리려고 많이 노력을 했었고요. 그럼에도 당연히 쉽지만은 않았었고 팀도 많이 고생을 하고 또 처음 뜻에 동참해 주신 분들이 좋은 성공을 하면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저희도 노력을 하고, 거기서 또 좋은 성공이 됐을 때, 다른 분들도 더 같이 참여해 주시는 그런 선순환 효과를 만들면서 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스프
콘텐츠 중심으로 가다가 커머스로 전환되는 시점에 어느 정도의 볼륨, 우리가 얼마의 회원을 갖고 있다는 게 일이 잘 풀리는 기준이었을 것 같은데 대략 잘 풀리기 시작하던 숫자 규모는 어느 정도예요?

오늘의집
저희가 AB 테스트를 한 게 아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어떤 숫자가 맞는 건지는 저희도 모르겠는데 대략적으로 예를 들면 당시에 저희 원래 방문하는 분들이 10만 명이 넘고, 좀 그래도 유의미한 유저들이 모이고 있다 라는 정도가 됐을 때 설득에 도움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수익 보릿고개에 오늘의집이 버텼던 방법은

스프
쇼룸처럼 보다가 구입을 할 수 있게 하는 커머스 영역으로 진입하는 단계가 되면서 사람들이 '어 이거 관심 있는 거에 눌러보니까 바로 살 수 있네' 이 단계가 되면서 커머스로 연결이 되기 시작했던 거잖아요. 그런데 오늘의집이 수익이나 매출에 큰 도움이 한동안은 드라마틱하게 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어려웠던 시절을 어떻게 버텼어요?

오늘의집
일단 저희 팀이 오늘의집을 시작하면서 처음 가졌던 목표는 정말 우리의 가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들어서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자는 것이었는데요.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그다음에 생각했던 거는 결과적으로 우리가 가치 있는 프로덕트를 만든다면 비즈니스는 따라올 것이다. 이런 어떻게 보면 순수한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초기 팀에 그런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수익 비즈니스가 없거나, 잘 안 되는 과정에서도, 그냥 가치 있는 거를 만들면 된다, 그걸 만들어보자, 이런 일념으로 잘 버텼던 것 같고요.

솔직히 그 당시에 저희 팀이 운 좋게 20대분들이 많이 계셔서 자기 한 몸만 잘 건사하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것 때문에도 좀 운 좋게 더 잘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희 케이스를 좀 더 설명드려보면, 인테리어를 하는 과정이 굉장히 여러 과정이 있는데 제일 먼저 하는 게 어떻게, 어떤 집을 만들까? 이거거든요. 어떤 집을 만들까를 우리가 잘 풀어내면, 결국에 우리의 이 서비스에는 실제로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일들, 여러 가지 상품들을 구매하고, 또 여러 전문가들을 찾아서 공사를 진행하고, 하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일단 이 1단계 문제를 잘 풀면, 결국에 2, 3단계 문제들은 순차적으로 풀어나가면 된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1단계에만 한동안 집중을 했었고요. 그다음에는 이제 2단계, 3단계로 한 단계씩 넘어오면서 오게 됐습니다.

스프
마늘과 쑥을 먹으면서 잘 버티셨군요^^. 그럼 본격적 수익이 막 들어오기 시작하는 시점은 언제부터였나요?

오늘의집
매출이 발생한 시점은 2016년부터입니다. 그때 커머스가 처음 시작됐습니다.

콘텐츠 서비스에서 커머스로의 전환

스프
좋은 콘텐츠를 서비스해서 회원들한테 좋은 정보를 주는 행위와 지갑을 열게 하는 것, 이게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도 있지만 다른 로직일 수 있잖아요. 지갑을 열게 하는 데는 다른 동인이 더 필요하다는 걸 깨달은 순간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오늘의집
일단 뭘 잘 몰라야 할 수 있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희가 잘 몰라서 시도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너무 미지의 영역이라서 테스트를 먼저 해 봤었어요.

본격적으로 커머스 시스템을 도입하기 전에, 다른 외부 솔루션 힘을 빌려서 한 2~3일 정도 소품을 판매하는 테스트를 해봤었는데 그 당시에 1천만 원이 넘는 제품들을 사람들이 구매를 해 주셨어요.

늘 데이터와 숫자를 보니까 계산을 해보면 '이게 잘 되면 어떻게 될 수 있겠구나'가 너무 숫자로 나와버리니까 이 정도면 그냥 '해도 되겠다'라는 확신,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를 해서 시작을 했습니다.

오늘의집
"커머스 시작을 하고 나서 일주일 동안 실제로 판매된 상품이 없었어요. 저희가 생각했던 거랑 너무 다른 반대의 결과가 나왔었고요. 오늘의집에서 원래 하고 있던 것들은 좋은 상품들을, 내가 원하는 상품들을 잘 탐색할 수 있게 하는 걸 도와주고 있었는데요. 이 다음 단계, 내가 어떤 탐색을 하고 나서 사야 되는 상품이 정해졌을 때, 어디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는 구매 과정. 이 두 가지가 사실은 나눠지는 부분이고, 저희는 첫 번째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이 두 가지가 연결되면 그래도 잘 되지 않을까라고 좀 막연하게 쉽게 생각 했던 것 같고요. 실제로 해보면서는, 이 물건을 정말 산다는 과정에서는, 엄청난 커머스의 세계가 있다라는 것들을 그제서야 더 피부로 깨달았습니다."

스프
"그게 어떤 부분들이었죠?"

오늘의집
"일단 저희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되고, 여기서 물건을 내가 사본 적이 없잖아요. 사도 되겠구나 신뢰도 필요하고 가격도 좋은 가격,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제공이 되어야 하고 또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이 없어야 하고, 결제를 한 이후에도 내가 물건을 받기까지, 그리고 받고 나서의 모든 과정들이 다 잘 이루어져야 사람들이 어떤 물건들을 여기서 믿고 살 수 있게 되는 과정인 거잖아요.

그동안 이런 것들은 쌓아오지 않은 관점에서 시작을 했었기 때문에 실제로 오늘의집이 여기에 부딪히고 나서는, 내가 원하는 상품, 취향에 맞는 상품을 발견하더라도 실제로 구매가 이루어지기까지 더 편하게 살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정말 많은 문제들을 저희가 더 잘 풀어야겠구나 라는 것들을 실행을 하면서 깨닫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에 저희가 몇 년간 해왔던 작업들은, 그 탐색 후 구매 과정에서 어떻게 더 편하게 하실 수 있을까? 그래서 실제로 정말 오늘의집에서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보고, 상품도 발견을 하고, 편하게 구매까지 한 번에 다 할 수 있는, 그 경험들을 만들기 위해서 프로덕트도 정말 수백 번 계속 업데이트를 하고, 실험들을 하고, 또 한편 세일즈 팀에서는 더 좋은, 훌륭한 가구, 소품 업체들을 입점시키기 위해서 굉장히 많이 노력을 하고 하는 과정들 속에서 서서히 계속 개선들이 이루어져서 지금의 오늘의집이 나오게 됐습니다."

스프
그러면 구매 단계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뭐예요?

오늘의집
저희 경험에서는 사실 다 중요했어요. 실제로 내가 온라인에서 어떤 물건을 구매를 한다는 거는, 사실 굉장히 많은 고민의 과정과 요소들이 들어가 있어서 뭐라도 하나가 되게 안 좋은 경험이 있으면, 소비가 잘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결국에는 수많은 의사결정 포인트들을 고민 없이, 그 고민을 잘 덜어주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는 답을 찾게 됐고 정말 유저가 고민할 수 있는 모든 포인트들에서 다 개선을 하려고 계속 노력을 했던 것 같습니다.

커진 매출만큼 늘어난 영업적자, 오늘의집의 전략은?

스프
판매액이 늘면서 월 기준으로 지금 1800억 수준까지 간 것 같아요. 누적으로는 지난해 같은 경우는 1조 7천억 이렇게 팔린 걸로 아는데 매출이 늘어난 것에 비해 영업 적자 폭이 크다는 지적도 있는데?

오늘의집
오늘의집의 지난 몇 년은 우리가 더 빠르게 성장을 하고, 더 많은 유저들에게 오늘의집의 밸류를 알려보자는 관점에서, 일정 적자 폭을 감수하고서라도 성장을 해 왔던 그런 시간들이고요.

그런데 결국에 이 IT 프로덕트라는 거는 더 많은 유저들이 사용하게 되고, 또 여러 가지 밸류들이 계속 붙게 되면서 유저 한 명이 만들어내는 그런 라이프 타임 밸류가 계속 더 많아지게 됩니다.

반면에 프로덕트를 만드는 비용들은 그만큼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완성되는 그림에서는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그림이 되는 걸로 저희는 계획을 하고 있고, 지금도 계속해서 오늘의집에 들어오신 유저들이 어떤 문제들을 잘 해결해서 결과적으로는 비즈니스까지 연결되는 종결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계획들을 하나씩 실행을 해 나가고 있고요. 몇 년 안에는 저희가 그런 것들을 더 수익으로 만들어 내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어요.

스프
그 부분 때문인지 오늘의집은 재구매 비율이 높더라고요, 70% 이상 정도 되던데 재구매를 유도하는 전략이 따로 있었던 건지?

오늘의집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 나가면서 제일 중요한 지표 중에 하나가 리텐션이라는 지표인데 사람들이 한 번 쓰고 나서 안 들어올 수도 있고 아니면 그걸 지속적으로 방문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저희는 리텐션을 주요 지표 중에 하나로 보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오늘의집을 방문하고 가치를 느낄 수 있을까 라는 관점에서 굉장히 많은 프로덕트 실험들과 비즈니스 실험들을 계속 진행을 해왔던 것 같아요.

그게 어떤 한 가지의 키 액션으로만 이루어졌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쉽게 설명드리면 이런 것 같아요. 오늘의집에 정말 내가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콘텐츠들이 많아야 되고 계속해서 새로운 것들이 공유가 돼야 죠. 또, 거기서 내가 재미있는, 내 취향에 맞는 상품들을 잘 발견할 수 있어야 할 것 같고 나아가서는 그걸 발견했을 때, 오늘의집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을 하고 있어야 하고, 구매하기도 쉽고 이런 모든 포인트들이 결국에 더 강화됐을 때, 그 하나의 연속된 최고의 경험이 저희는 나온다고 믿고 있습니다.


스프
창업자 입장에서 돌이켜보면 가장 변곡점이 되는 어떤 순간과 사건이 있다면?

오늘의집
저희한테 가장 중요했던 기간은 콘텐츠 서비스에서 다음으로 넘어가는 커머스를 도입하는 기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한테는 첫 번째로는 그게 수익 모델이라는 게 없다가 처음으로 생긴 지점이었는데요. 그게 생기면서 저희한테 일어났던 변화는, 실제로 유저들이 우리 서비스에서 어떤 얼마나 가치를 느끼는지를 사실은 표현하기가 되게 어렵잖아요. 그게 비즈니스라는 걸로 딱 환산이 되니까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가치가 이 정도구나라는 걸 굉장히 현실적으로 숫자를 보고 알 수 있었고 그걸 알 수 있게 되니까 우리가 어떤 개선을 하면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더 밸류를 느끼고 있구나를 데이터로 더 명확하게 계산하고 알 수 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사업과 프로덕트를 발전하는 그 과정 프레임이 아예 좀 바뀌게 된 것 같아요. 그전에는 그냥 좀 더 유저들의 문제를 잘 풀어보자. 결과적으로 만족을 하는지를 보자 이런 관점에서 계속했다면 실제 정말 데이터 기반으로, 숫자로 마케팅에 우리는 얼마나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고 또 유저들이 거기서 느끼는 밸류가 얼마큼이 되고, 또 우리가 얼마큼 개선이 됐고 정말 잘 개선이 되고 있구나 이런 것들을 데이터로 알 수 있게 됐기 때문에 사업부 프로덕트를 소위 더 과학적으로 할 수 있게 된 큰 변화가 저희 팀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게 첫 번째였고.

두 번째로는 그 과정 속에서 콘텐츠, 커뮤니티, 커머스 이런 세 가지가 잘 결합된 독특한 서비스로 오늘의집이 발전하는 시기가 2016년이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실제로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도 이런 영역에서 콘텐츠와 커뮤니티, 커머스가 잘 연결이 돼서 뭔가 독특한 밸류를 만들어낸 서비스들을 찾기가 되게 어렵거든요. 그래서 이런 서비스로 발돋움했던 그 시기가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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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원 기자cooldud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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